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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의 색'을 전혀 못살린 WBC 대표팀

입력 2013-03-06 15:15 수정 2013-03-0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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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장점은 '발야구' '홈런' 조직력'이었다. 한국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이 같은 특유의 색깔을 바탕으로 잇단 호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는 전혀 색깔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한국 야구의 색'을 전혀 못살린 WBC 대표팀


류중일(50) 대표팀 감독은 대회 개막 전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다.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 플레이를 주문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그 동안의 국제대회에서 정근우(31·SK) 이용규(28·KIA) 이종욱(33·두산) 등의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으로 상대 마운드를 흔들었다. 베이징올림픽 미국전에서 정근우의 과감한 홈 쇄도, 일본전에서 상대 포수의 악송구를 유도한 이종욱의 도루, 그리고 지난 대회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도루 시도 중 이용규의 헬멧 부상 투혼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도루 시도는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 5일 대만전 1회 정근우의 도루 성공이 유일했다. 하지만 정근우도 상대 포수의 악송구 때 3루로 가다 아웃됐다. 2일 네덜란드전에선 최정(26·SK)이 1루에서 견제사를 당하는 등 대표팀의 주루 플레이는 크게 미흡했다. 대만 양다이강(26·니혼햄)이 5일 경기에서 대표팀의 수비진의 실책을 틈타 추가점을 올리는 장면이 더 뼈아픈 이유다.

'한국 야구의 색'을 전혀 못살린 WBC 대표팀


역대 최강 타선이라던 대표팀에서 홈런포는 실종된 것과 다름없었다. 강정호(26·넥센)가 5일 대만전에서 6번 타자로 출장해 8회 말 2사에서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지만 1라운드 진출 탈락을 뒤집기에는 너무 늦었다. 홈런은 가장 손쉽게 득점을 올리면서도 단숨에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지난 1회 대회에선 이승엽(37·삼성)이 5개, 2회 대회에선 김태균(31·한화)이 3개로 홈런왕에 올랐다. 이번에는 이대호(31·오릭스)까지 가세해 역대 최고 '거포 군단'을 형성했다. 그 동안의 국제대회에서 중요한 순간 홈런포를 쏘아올린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때려내지 못했다. 특히 지난 1·2회 대회 각각 0.394, 0.404를 기록했던 장타율이 이번에는 0.299로 크게 떨어졌다.

조직력 부재도 1라운드 탈락의 큰 몫을 차지했다. 류 감독이 주루와 함께 가장 강조한 부분이 수비다. 그러나 정작 본선 무대에서 실책에 발목 잡혔다. '복병'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 4개의 실책으로 무릎을 끊은 한국은 5일 대만전에서도 린즈성의 안타 때 중견수 전준우(27·롯데)가 볼을 뒤로 빠트리는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줬다. 예전처럼 상대의 흐름을 끊는 호수비와 과감한 허슬 플레이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패색이 짙어져도 더그아웃에서 파이팅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줬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지난 1회 대회 대표팀 멤버였던 박찬호(40) JTBC 해설위원도 한국전 중계 때 "선수단이 파이팅을 해야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이형석 기자 ops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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