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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이팔성 비망록 정확…정권 실세에게도 인사 청탁"

입력 2018-08-1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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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이팔성 비망록 정확…정권 실세에게도 인사 청탁"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인사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넨 것으로 드러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 전 대통령의 가족뿐 아니라 당대의 정권 실세들에게도 인사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진술조서를 공개했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팔성의 비망록 내용은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정확하다"며 "이팔성이 제게 증권거래소 이사장이나 산업은행장에 임명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얘기했는데, 저 외에도 소위 실세라는 사람들에게 본인 거취에 대해 적극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김 전 실장은 '실세' 인물들로 박영준 당시 기획조정비서관, 한나라당 이춘식 의원, 원세훈 당시 행안부 장관, 김백준 당시 총무비서관 등을 거론했다.

김 전 실장은 "이 사람들이 모두 서울시 인맥이어서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였던 이팔성과 다들 아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이들에게 인사청탁을 했다는 얘기는 이 전 회장이 직접 자신에게 말해줬다고 김 전 실장은 진술했다.

이 전 회장은 애초 산업은행장 자리를 원했다가 여의치 않자 증권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자리 역시 당시 청와대 내 반대 의견으로 무산됐다.

김 전 실장은 "증권거래소 노조가 강성이라 이팔성을 이사장으로 임명하면 서울시 인맥이란 이유로 노조의 반대가 심할 것이란 얘기가 청와대 경제파트에서 나왔다"고 진술했다. 또 "정권 초에 부담스러운 인사를 할 수 없다, 이팔성은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로 들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시 청와대 내에서는 이 전 회장을 증권거래소 이사장뿐 아니라 산업은행장이나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임명하는 것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였다는 게 김 전 실장의 진술이다.

김 전 실장은 조서에서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었고, 역량에 대해서도 금융지주 회장감은 아니라는 비판적인 얘기가 청와대 내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김명식 전 청와대 인사비서관도 검찰에서 "김희중 실장에게서 이팔성이 'VIP의 관심 사안'이란 얘길 들었다"며 "증권거래소 이사장에서 떨어진 뒤 내부에서 '빨리해줘야 할 사람인데 첫판부터 안 돼서 어르신(대통령) 체면이 구겨졌다'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김 전 비서관의 진술에는 이 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지원한 사실을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는 내용도 나온다. 그는 "인사실 어느 행정관이 이팔성은 금융권 중요 CEO를 하기엔 부족하다, '감'이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에게 보고할 때는 완곡하게 '내부 평판이 썩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진술했다.

김 전 비서관은 정권 초기 인사 시스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대선 공로자'로 최소 1천명 정도의 명단이 넘어왔다"며 "인사 추천 대상자를 만들 때 누가 추천했는지, 어느 포럼이나 조직 소속인지도 꼭 적었다"고 말했다.

정권 실세로 알려졌다시피 이상득·이재오 전 의원,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 회장, 박영준 전 차관 등을 추천자 가운데 중요하게 고려했다는 게 김 전 비서관 진술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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