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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마스크 2겹에 방역복…공항버스 기사의 하루

입력 2021-08-23 21:06 수정 2021-08-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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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일 방역복을 입고 버스를 모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해외에서 들어온 승객을, KTX 역까지 태워주는 공항버스 기사들입니다. 아직 백신도 맞지 못하고 감염 우려 때문에, 쉴 때도 버스에서 겨우 쉰다는 이들의 하루를 이희령 기자가 따라가봤습니다.

[기자]

텅 빈 인천공항 버스터미널에 버스가 들어섭니다.

입국자 전용 버스 6770번입니다.

기사 하문영 씨의 하루는 방역복을 입으며 시작합니다.

마스크도 두 장씩 씁니다.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비말마스크, 겉에는 KF94. 많이 답답해도 안전을 위해서는 두 개 낄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조금 전 6770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

해외에서 입국한 승객들을 태우고 광명역으로 출발할 텐데요.

이 버스를 모는 기사님들은 여전히 불안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모습일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승객들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이승권/입국 승객 : 유학생들 한국어학당 와서요. 학생들과 같이 대구로 이동하려고.]

[신소은/입국 승객 : (싱가포르에서) 6년 정도 살았었는데 졸업을 해서 이제 아예 들어오게 됐어요.]

어느새 붐비는 버스 안,

[(27개 좌석이) 거의 만석이 됐어요.]

[23명입니다. (23명?) 네.]

한 승객이 항의를 합니다.

[자리를 비우고 태워야 하더만, 오늘 만석 아니에요? (손님이 많아서 저희가 어쩔 수가 없어요, 그건.)]

[어쩔 수가 없다고 하면 안 되죠.]

기사들도 승객들만큼 불안하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항의를) 수시로 들었어요. '창 쪽만 앉아야 되는 거 아니냐?' 우리는 위에 지시를 받고 운전하는 사람들이라…]

버스가 출발해도,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음식을) 몰래 드신 분들도 많고, 전화하면서 코·턱스크만 하고 통화하시는 분들도 꽤 있었고요.]

지금 저희는 광명역에 도착했습니다.

버스도 인천공항에서 한 시간 반을 달려서 조금 전 이곳에 들어왔는데요.

승객들에게 불편함은 없었을까요? 직접 물어보겠습니다.

문제가 없었다는 승객도 있지만 걱정하는 승객도 적지 않습니다.

[입국 승객 : 많이 걱정했어요. 외국인들도 많고, 분리 같은 그런 게 아무것도 없어서.]

[입국 승객 : 불안하죠. 정부 방침대로 (거리두기) 해야죠.]

잠시 숨을 돌릴 시간이 됐습니다.

벗어둔 방역복은 버스에서 말립니다.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땀이 차서 그걸 말리지 않으면 더 찝찝해서.]

손님들이 다 내린 버스는 텅 비었습니다.

그런데 옆을 보면 창문이 하나도 없고, 맨 뒤쪽에만 있습니다.

운전석에도 가림막이 설치돼 있긴 하지만 옆쪽이 뚫려있어서 사실상 보호가 어렵습니다.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만족스럽지는 않죠. 왔다 갔다 하면 전부 다 노출은 되는 거잖아요?]

공용 휴게실을 가지 않고 차 안에 머뭅니다.

[이상섭/6770번 버스기사 : 운행하고 나면 (휴게실에) 다른 사람들 같이 섞여 있는 것도 꺼림칙하죠. 저희 때문에 피해가 갈까 봐. 요가매트 가지고 깔고서 (버스 통로에) 잠깐 누워 있는 사람도 있고.]

1년 반째 이렇게 지내고 있지만 절반 넘게 아직 백신을 맞지 못했습니다.

[최재찬/6770번 버스기사 : 시내버스(기사들도) 지금 다 맞았는데, 우리는 왜 이렇게 백신도 우선접종 안 해주냐. 이해가 안 가요.]

[하문영/6770번 버스기사 : 나중에는 진짜 뭐 '맞혀 줄 생각이 없나 보다. 그냥 나이대별로 맞아야 하겠다'라는 그 생각밖에 없었어요.]

해외 입국자들이 편안하게 오고갈 수 있었던 건 방역 최전선에 서 있어준 노동자들 덕분입니다.

다른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목소리, 당연한 요구가 아닐까요.

(VJ : 최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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