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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중·대우 조선소, '페인트 분진·기름' 유출 의혹…주민들 "차량 훼손, 물고기 안 잡혀"

입력 2020-09-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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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조선소에서 배에 페인트를 칠할 때 날리는 가루입니다. 이 가루는 곧장 바다로 흘러 들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 결과, 울산의 현대중공업은 페인트 가루와 기름을 유출한 혐의로 올해에만 네 차례 해경에 적발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거제의 대우조선해양 역시 비슷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희연, 여성국 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대중공업 작업장입니다.

노동자 주변으로 선박에 칠하는 페인트 가루가 날립니다.

붉은 가루는 바닥의 물기를 따라 바다로 흘러 들어가거나, 바람에 날려 그대로 바다에 떨어집니다.

[A씨/현대중공업 노동자 : 빨리빨리 작업을 하고 빠지게…도둑작업 비슷하게 하죠]

폐기물을 바다에 흘려보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습니다.

해경은 현대중공업에서 페인트 가루와 기름이 유출된 사례를 올해만 4차례 적발해 해양환경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입니다.

현대중공업은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작업한다"며 "단속을 피하려고 작업을 멈추는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노동자들 얘긴 다릅니다.

[B씨/현대중공업 노동자 : 문제 제기를 하면 작업이 중지가 되고, 얼마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흘러가는 상황이에요.]

이렇게 바다는 조금씩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조선소에서 발생하는 해양오염은 이곳 현대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이곳 거제 옥포항 근처입니다.

이렇게 선박을 건조하는 대우조선해양 조선소가 보입니다.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페인트 가루가 밤하늘 연기처럼 날립니다.

[이상우/대우조선해양 노조 노안부장 : 분진량이 굉장히 어마어마하거든요. 날아가는 양이나 바다로 뿌려지는 양이.]

대우조선은 "먼지가 날리지 않게 가림막을 치고, 바다 위에서 오염 물질을 없애는 배도 운영한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영상에는 가림막 없이 일하는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이상우/대우조선해양 노조 노안부장 : 오염물질들을 다루는 작업들이 도크장(선박 작업장) 내에서 다 이뤄지거든요? 그럼 그 물들이 다 바다로 나간다라는 뜻인데.]

[앵커]

이렇게 조선소에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바다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삶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오염된 찌꺼기를 먹는 갈매기, 세차를 몇 번씩 해도 페인트 가루가 씻기지 않는 자동차도 있습니다.

취재진이 현장에 가서 확인한 내용입니다. 계속해서 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제 뒤로 보이는 곳이 현대중공업입니다.

어민들은 이곳 바다 근처까지 나와서 물고기를 잡는데요.

현대중공업에서 나오는 페인트 가루 등 오염물질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말합니다.

[강신영/울산 주전동 어선어업자율공동체 대표 : 밖에서 조업을 하다 보면 물이 벌겋게…]

양식장을 하는 어민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종경/울산 주전동 어민 : 냄새가 엄청 나요, 냄새가. 저기가 우리 어업구역이거든요. 지금은 더 안 나와요, 고기가.]

취재진이 입수한 영상입니다.

갈매기 수십 마리가 바다에 떠 있는 하얀 페인트 찌꺼기를 쪼아 먹는 듯한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상범/울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대를 이어서 기형동물이 나올 수도 있고, 먹이사슬을 통해서 굉장히 큰 환경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소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주차장입니다.

[울산 전하동 주민 : 꺼칠꺼칠하죠. 세차를 해도 안 벗겨져요.]

주민들은 조선소에서 나오는 페인트 가루가 먼지와 섞여 붙은 거라고 말합니다.

이런 상황은 대우조선 근처도 비슷합니다.

조선소 길 건너엔 이렇게 상점과 아파트 단지가 있습니다.

바람이 불면 분진들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거제 아주동 주민 : 창문으로도 날아오고 안쪽으로도 다 날아오는데. 청소기를 하루에 서너 번씩 돌려야 되니까.]

차에는 딱딱한 가루가 붙어서 다른 지역 차와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조선소에서 쓰는 페인트엔 크실렌 등 유해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크실렌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곤란과 경련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김원/노동환경건강연구소 박사 : (도장 작업은) 발암 위험이 굉장히 높은 직업인데, 대표적인 암의 케이스가 폐암하고 백혈병(입니다.)]

하지만 이런 페인트 먼지가 지역 주민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는 정확하게 조사된 적이 없습니다.

[이모 씨/거제 아주동 주민 : 애 키우는 입장에서는 이런 문제가 당연히 없었으면 좋겠죠.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고 문제가 없다는 거를 (확인)해주는 부분도 중요합니다.]

주민들은 "정부와 지자체가 조선소 오염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VJ : 김동진 / 영상디자인 : 최수진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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