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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봄볕은 해롭고, 가을볕은 이롭다? 검증해보니

입력 2016-10-13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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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 유명한 속담이죠. "봄볕에 그을리면 님도 못 알아본다" 이런 말도 있습니다. 봄볕은 해롭고, 요즘 같은 가을볕은 이롭다는 뜻인데요, 오늘(13일) 팩트체크는 속담을 과학적으로 한 번 검증해보겠습니다.

오대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요새 가을 햇볕이 너무 좋아서 재밌게 보실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기자]

그런데요. 이게 조상님들이 오랫동안 축적해온 지혜잖아요, 속담이. 그래서 속담을 과연 팩트체크 하는 게 맞냐는 고민도 했습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여러 설들이 있고, '이러이러한 게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아니다'라며 여러 수치들이 제시되고 있어서 저희가 확인을 했습니다.

뭐가 정확한지 보시죠. 우선 이 그래픽이 핵심입니다. 1981년부터 2010년까지 일사량을 합한 것의 평균입니다. 일사량은 간단히 말해서 땅에 도달하는 태양의 에너지인데요.

3월부터 5월은 한 달에 460MJ/㎡, 9월부터 11월에서는 330MJ/㎡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게 30년간의 통계죠? 한마디로 봄볕의 양이 더 많다는 건가요?

[기자]

네, 봄볕이 더 따갑다는 얘기고요. 그런 이유가 여러 가지 있는데요.

첫 번째,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을 하잖아요. 그래서 계절마다 태양과 지표면이 이루는 각도, 즉 고도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서 봄의 한가운데였던 올해 4월15일, 서울의 태양 고도는 61도였습니다. 그리고 가을의 한가운데인 오늘 고도는 44도였습니다. 그러니까 무려 17도나 차이가 납니다.

일사량은 태양 고도에 비례합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고도가 낮으니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의 에너지가 작아지는 겁니다.

[앵커]

그림을 보니 학창시절에 많이 봤던 그림인데, 오대영 기자가 갑자기 과학 선생님으로 보이는데요.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과학 얘기를 하나 더 해야 하는데요. 습도입니다.

1981년부터 30년간 서울의 4월 습도는 56.2%였습니다. 반면에 10월 습도는 64.0%로 훨씬 높았습니다.

습도가 높아지면 공기중에 수증기가 많다는 얘기인데, 저렇게 수증기가 햇볕을 반사시킵니다. 그래서 가을에는 일사량이 줄어들게 되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고도와 습도 때문에 가을 햇볕의 양이 봄보다 적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면에 도달한 햇볕의 양도 봐야 하는데 질적인 측면도 봐야합니다.

왜냐면 과연 이게 이롭다, 해롭다를 판단해야 하지 않습니까? 자외선 지수를 보시죠. 기상청 자료입니다. 4월 평균 지수는 6.1이었는데 6.1은 높음에 해당됩니다.

반면에 10월은 5.0으로 보통으로 분류됩니다. 높음은 1~2시간 정도 자외선에 노출되면 '위험하다'는 기준이고, 보통은 2~3시간 정도가 넘으면 '좋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4월과 10월을 단순 비교해봤을 때, 자외선이 덜 했던 10월이 바깥활동을 하기에 훨씬 좋은 것이죠.

[앵커]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실 게 그러면 하루에 얼마나 햇볕을 쬐는 게 좋을까, 이 문제일텐데요.

[기자]

가을에는 피부만 생각한다면 2시간 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영양학적으로는 또 다른 기준이 있는데요, 봄, 여름은 16분, 가을은 24분, 겨울은 37분은 최소한 햇볕을 쬐야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비타민D를 위해서인데요, 2010년부터 5년간 비타민D 결핍 환자가 무려 10배가 넘어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이거 부족하면 여러 문제가 있겠지만, 특히 뼈에 좋지 않다고 합니다. 전문가의 얘기 들어보시죠.

[박민선 교수/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 (비타민D는) 음식에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예요. 음식에 (필요량의) 거의 10%가 될까말까 하는 정도가 있고, 90%가 햇빛이거든요. 일반적으로 (비타민D 합성은) 저희가 교과서적으로 3개월 정도 잡아요.]

박민선 교수가 3개월 얘기를 했는데요, 지금 여러분이 쬐는 햇볕이 체내에서 비타민D가 만들어지기까지 3개월이 걸린다는 겁니다.

[앵커]

가을철에 햇볕을 많이 쬐나야 3개월 지나 겨울에 건강할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네, 그렇지만 무작정 많이 쬔다고 좋은 건 아니고요, 유럽에서는 하루 30분이 넘으면 더이상 비타민D가 생성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네, 그래서 오늘 다룬 속담들은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제 시대도 달라졌으니 '가을볕에 딸을 내보낸다'가 아니라 '며느리, 사위도 내보낸다' 이렇게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

[앵커]

가족분들 많이들 나가셔서 햇볕을 쬐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옛말 틀린 거 하나 없다"는 정말 그러네요. 오대영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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