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정윤회' 조 전 비서관 역공, 청와대 내부 '충돌' 문제로 비화

입력 2014-12-02 18:2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정윤회' 조 전 비서관 역공, 청와대 내부 '충돌' 문제로 비화


이른바 '정윤회 문건'을 계기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폭로까지 불거지면서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던 청와대 내부의 갈등양상이 표출되고 있다.

서로의 주장에서 사실이 어디까지인지를 막론하더라도 일단 청와대 내부 시스템을 바라보는 시각차와 이를 둘러싼 갈등이 존재했음이 분명하고 이것이 이번 문건을 계기로 극명하게 드러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 청와대 내부 불협화음 기정사실화

무엇보다 정권의 핵심인사들에 대한 관리를 담당해온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권력내부의 핵심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을 연 것은 청와대로서 상당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조응천 전 비서관의 주장이 정윤회씨와 엇갈리면서 논란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번 사안이 검찰 수사와 정씨의 인터뷰 보도, 박 대통령의 언급 등으로 이어지면서 청와대가 강력하게 대응하는 분위기였지만 조 전 비서관의 인터뷰가 나오면서 진실공방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조 전 비서관의 주장에는 우선 지난 4월 정씨로부터 전화와 문자가 왔으며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정씨의 전화를 받으라고 당부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당시 정씨가 어떤 경로로든 이 비서관과 접촉을 했으며 따라서 정씨와 지난 10년간 만나지 않았다는 이 비서관의 발언에 대한 신빙성이 크게 낮아진다.

이뿐 아니라 조 전 비서관은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을 둘러싼 의혹도 제기했다. 청와대 근무자 인사를 두고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자신에게 전화를 하는 등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의혹이다.

이 역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이번 논란의 핵심인 외부 인사의 국정개입 및 문건 유출 등의 의혹 외에 비선 라인의 인사개입 의혹으로 번지는 등 파장이 확산될 수밖에 없다.

의혹들은 아직 풀어야 할 과제이지만 일단 조 전 비서관의 인터뷰로 인해 청와대 내부의 불협화음은 기정사실이 돼버린 상황이다.

청와대는 앞서 '정윤회 문건' 논란까지는 언론사의 보도에 대해 대응하는 모양새였지만 이번 인터뷰가 과거 청와대 내부 세력들 간의 충돌양상으로 비쳐지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어느 편의 주장이 진실이든 간에 그동안 권력의 진원지를 두고 청와대 내부 시스템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음이 확인됐다.

조 전 비서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 내부의 권력시스템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게 입증되며 반대로 이재만 총무비서관 등의 주장이 사실일 경우 내부 문건 유출문제 등 청와대의 기강문제 역시 바로잡아야 할 사안이 되는 셈이다.

정씨의 국정개입 논란을 두고서도 만약 사실로 드러나면 '외부인의 국정농단'이라는 엄청난 파장을 불러오고 반대로 사실이 아닐 경우에도 민간인 사찰문제라는 이슈가 남게 된다.

◇ 조 전 비서관 입 연 배경도 관심

더불어 조 전 비서관이 이번 논란에 대해 입을 연 배경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권의 핵심인사였던 그가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도 있을 사안을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복잡한 사연'이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조 전 비서관은 지난 1월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 동향'이라는 제목의 이번 문건이 작성될 당시 해당 업무를 지휘하던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재직했다. 이후 감찰보고서 작성에 간여한 행정관 등이 인사조치를 당한 뒤인 지난 4월 본인도 청와대를 떠났다.

특히 이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는 게 조 전 비서관의 입장이다. 자신의 정씨의 전화를 받지 않은 뒤 다음주에 홍경식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 '그동안 수고했다'며 사퇴를 종용했다는 주장이다.

사실상 해당 문건의 지휘라인에 있는 인물로서 이번 논란이 확대되면서 정씨와 이른바 '십상시'로 지목된 인물들의 대척점에 서있게 됐다. 더욱이 자신을 비롯해 함께 일한 행정관 등이 인사조치를 당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직접 겪은 인물이기도 하다.

◇ 청와대, "조 전 비서관, 검찰서 진실밝혀야" 불쾌한 반응

이와 관련,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조 전 비서관에 대해 상당히 불쾌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조 전 비서관도 바깥에서 언론을 통해 일방적 주장을 펼칠 것이 아니라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는 데 협조하기 바란다"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그동안 외부와 접촉하지 않던 이 비서관도 이날 오후 민 대변인을 통해 "(정씨와) 만남은 없었다"며 통화 정도만 했을 뿐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또 정씨가 이 비서관을 통해 조 전 비서관에게 '자신의 전화를 받아달라'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이 비서관은 "정씨의 말 그대로다"라고만 말했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뉴시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