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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편하자고 지은 '환승센터'…주변은 '교통 지옥'

입력 2018-05-03 21:35 수정 2018-05-0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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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차역과 다른 교통수단을 이어주는 '철도역 환승센터'가 얼마전 수도권에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경기 지역 주민들이 철도를 더 많이 이용하도록 기차역에 시외버스 터미널이나 택시 승강장을 설치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 환승센터 때문에 주변 교통이 더 혼잡해졌습니다.

밀착카메라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지난해 11월 문을 연 오산역 환승센터입니다.

대중교통 간의 연계수송과 빠른 환승시간을 위해서 지어졌는데요.

각종 대중교통을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지만, 지어진지 6개월이 지난 지금 주변 교통은 오히려 더 혼잡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데요.

어떻게 된 사연인지 지금부터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기존 기차역 선로 위에 지어진 2층짜리 환승센터에는 국비와 지자체 예산 500억 원이 넘게 투입됐습니다.

한 곳에서 시외버스와 기차, 수도권 지하철 등 다른 대중교통 시설로 빠르게 갈아탈 수 있습니다.

환승센터 입구에는요, 이렇게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서 택시나 승용차가 내릴 수 있는 하차장이 마련이 돼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진이 이곳에서 30분 정도 지켜봤는데요.

짐이 많거나,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이곳 바로 앞에 있는 출구 대신 저렇게 100m 가량 떨어져있는 반대편 출구를 향해서 걸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환승센터로 올라가는 출입구 두 곳 중 버스 승강장 앞에만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기 때문입니다.

버스로 이동이 어려운 노약자나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에 대한 배려가 아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택시를 타고 버스 승강장 앞에서 내리고 싶어해도 기사들이 난감해 합니다.

환승센터를 빠져나오는 도로가 편도 1차로로 버스 승강장에서는 다른 손님을 태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부 승객들의 요구로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된 승강장 앞에 손님들을 내려주고는 있지만요.

문제는 다른 손님을 태우기 위해서 택시를 돌릴 수 있는 회차공간이 전혀 없다는 겁니다.

실제 환승센터 승강장으로 택시가 다시 돌아오려면 시내 도로를 빙 둘러 돌아와야합니다.

[택시기사 : 빈차로 다시 들어가려면 한 10분 이상 소요되는데 그러니까 안 들어가죠. 처음엔 엄청 싸웠어요 손님들하고. 무거운 짐 들면 계단으로 올라가야 되는데.]

대중교통 환승에 걸리는 시간과 거리는 줄었지만, 주변 교통여건이 나빠졌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인근 상인 : 큰 차가 양쪽으로 오잖아요. 못 나가요 큰 차가. 계속 뒤로 빼줘야하고. 엉망이에요. 편하라고 그랬는데 더 불편해 진짜 솔직히 말해서.]

각종 대중교통 수단들을 한 곳으로 몰아뒀지만, 센터 주변은 수십년 전 조성된 2차선 도로 그대로입니다.

좁은 도로 위에 주정차 차량이 있으면 곧바로 정체로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경기도 광역도시철도과 : 오산역 같은 경우는 역 앞에 자체가 구 도심이거든요. 기존 건물을 다 철거하거나 매입을 해서 도로를 확장해야 하는 상황인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거고요.]

경기도는 2022년까지 철도역을 낀 환승센터 20곳을 추가로 지을 예정입니다.

철도역 환승센터 하나 짓는데 평균 380억 원, 향후 투입될 예산만 7600억 원에 달합니다.

오산시는 택시 승강장을 추가로 설치하고 인근 주차장을 확보해 주변 교통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수도권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시작된 복합 환승센터 사업, 늘어난 교통량에 따른 주변 혼잡해소 등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인턴기자 : 김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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