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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옵티머스 '돈세탁소'…조폭들이 주가조작 정황

입력 2021-02-18 21:52 수정 2021-02-18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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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옵티머스 펀드 사기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수백억 원대의 주가 조작 사건이 드러났습니다. 돈세탁 창구로 지목된 회사를 두고 섭니다. 지난해에 상장이 폐지되면서 만 명이 가진 700억 원대의 주식이 지금 휴지 조각이 될 처지입니다. 저희 취재진이 작전 세력을 추적해봤는데, 폭력조직원들이 가담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스무 명 정도가 연루된 걸로 파악됐습니다.

신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옵티머스자산운용의 관계 회사인 선박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의 '돈 세탁소'로 지목됩니다.

옵티머스 펀드에 들어온 돈들이 해덕을 거치며 돌고 돌았기 때문입니다.

앞서 검찰은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관계사 전현직 임원 3명을 횡령 등으로 재판에 넘기면서, 김 대표가 해덕 돈을 옵티머스 펀드 돌려막기에 쓰고, 해덕 주식거래나 경영권 매각으로 옵티머스 돈을 거둬들이기로 모의했다고 공소장에 적었습니다.

검찰은 여기서 해덕 주가 조작 의혹까지 더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해덕은 2018년 4월과 2019년 2월 두 번 주인이 바뀝니다.

1차 무자본 인수 당시 조직폭력배 자금이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주가 조작 의심 상황이 발생하는데, 조폭이 여기에도 상당수 관여한 정황이 나타난 겁니다.

검찰은 시세 조종에 가담한 걸로 의심되는 40여 명 명단을 추렸고 이 중 절반을 조폭 연관자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광주 콜박스파와 국제PJ파, 전주 월드컵파 등이 거론됩니다.

서울 이태원에서 활동한 인물도 연루돼 있습니다.

조폭과 기업사냥꾼, 사채업자가 결탁한 이른바 '제3세대 조폭' 사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 한국거래소는 해덕 주식에 불공정거래가 의심된다는 취지의 검토보고서도 검찰에 보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해덕 주주들을 불러 조사하고, 연루된 조폭들의 행적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해덕 소액주주 : (옵티머스와 해덕은) 한 몸이죠. 돈이 돌고 돌아서 범죄에 사용된 겁니다. 주가조작에도 사용되고.]

한때 유망 중소기업으로 주목받은 해덕은 지난해 말 상장폐지됐고, 이에 불복해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7천원까지 민다"…주가조작 정황 녹취록도 확보

[앵커]

수법은 이른바 '치고 빠지기'였습니다. 바이오 관련 계약을 했다며 주가를 띄워 돈을 번 뒤에 다시 없던 일로 하는 식입니다. 취재진은 녹취록을 입수했습니다. '주가를 얼마까지 밀려고 한다'는 대화가 담겨 있습니다.

이어서 박지영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강남의 한 사무실.

[건물 관계자 : 옵티머스 그 회사가 여기 있었다, 이 얘기만 들었는데…근데 도망갔다…]

해덕파워웨이 관계자는 이곳에서 주가와 관련된 의사 결정이 이뤄졌다고 말했습니다.

2018년 4월 언론 기사.

선박 부품 제조 업체인데도 "바이오나 제약 관련 사업으로 확장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주가는 출렁였습니다.

이후 회사 사업 목적에 "바이오 의약품 관련 연구 및 개발업" 등이 더해졌습니다.

같은해 10월에는 실제 계약 발표도 나옵니다.

바이오 분야 벤처기업 지분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겁니다.

'봉독', 즉 벌침을 이용해 각종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투자하는 사업입니다.

액면 분할과 함께 주가는 4천 원대까지 또 한 번 요동쳤습니다.

하지만 한 달 뒤 공시 위반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고 계약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취재진은 또 시세조종에 관여한 걸로 의심받는 인물이 지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도 확보했습니다.

'7천 원까지 목표가를 밀려고 한다' '공시를 보면 된다' '금요일날 내자고 했는데 월요일날 낼 것 같다'는 식의 대화가 오갑니다.

[해덕 소액주주 : 가정불화가 생기고, 경제적인 피해를 입어서… 돈 쓰고 싶을 때 못 쓰고, 이사할 돈도 없고…]

수사팀은 불공정거래 의심 행위가 가능했던 배경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오은솔·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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