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앵커브리핑]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

입력 2018-05-03 21:3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우리는 에게 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지난주, 남북정상회담으로 시선이 쏠려있는 사이에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조금 색다른 시상식이 진행되었습니다.

더 아름다운 적폐 페스티벌.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몇몇을 비롯해서 이른바 '보수'임을 자처하는 이들이 모여서 적폐를 논하던 자리였습니다.

그들은 "적폐로 몰릴까 위축되지 않겠다" 고 했습니다.

자신들은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뜨거운 가슴으로 뭉친 적폐이니 결코 움츠러들지 않겠다" 고 말했지요.

그 의지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진행된 적폐 시상식에서는 여러 부문의 적폐 후보가 각축을 벌였고 대상을 거머쥔 수상자는 다름아닌 탄핵된 대통령의 행정관 허현준.

며칠 전 보석으로 풀려난 그는 전경련을 압박해 보수단체에 69억 원을 지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자,

불법 선거운동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는 당사자였습니다.

"현 정권은 자유를 지키는 이들에 대해서 보복을 하고 있다"

남은 재판을 불구속 상태에서 받고 있는 중인 '적폐 대상' 수상자의 수상소감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있어서 적폐라는 켜켜이 쌓여있었던 부패와 악습이 아니라 새로 들어선 정부의 탄압에 맞서 자신들이 지켜내야 할 자유민주주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일까…

"적에게 폐를 끼치는" 그 "용감한 사람들" 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주말이면 고궁 앞에서, 광장에서, 때로는 법원 앞에서.

또 미국 대통령이 나서서 지지를 외치고 있는 남북대화의 길목에서도 바로 그 미국의 성조기를 들고 건재합니다.

논란이 되어 당내에서도 사용을 고민 중이라는 그 선거 문구처럼 나라를 통째로 넘겨버릴 순 없을 것이니…

그렇게 해서라도 지켜내고 싶은 자유대한민국.

"적폐? 우린 아름다운 적폐"

그렇게 해서 '적에게 폐를 끼치는 용감한 사람들'의 페스티벌은 아직도…

또한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은 2018년 대한민국의 우화…

또는 씁쓸한 서사.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