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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4일 '가면' 쓰고 촛불집회…대한항공 '익명방' 개설 직원

입력 2018-05-03 21:51 수정 2018-05-04 01:17

가면 쓰고 집회, "불이익 우려 등 고려…'사측서 채증 준비' 제보도"
"사측, 근본적 사태 해결 노력 없어…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여기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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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쓰고 집회, "불이익 우려 등 고려…'사측서 채증 준비' 제보도"
"사측, 근본적 사태 해결 노력 없어…시간이 해결해주리라 여기는 듯"


■ 인터뷰의 저작권은 JTBC 뉴스에 있습니다. 인용보도 시 출처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20:00~21:20) / 진행 : 손석희

[앵커]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 일가의 그 지위를 이용한 갑질과 범법 정황, 끝이 어딘지 모르게 쌓이고 있죠. 오늘(3일) 1부에서는 해외지점에 보낸 개인 쇼핑목록이 적힌 이메일 등을 전부 지우라, 그러니까 밀수의혹 증거를 없애라고 지시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 내용을 저희들이 전해드렸습니다. 더 이상 못 참겠다, 우리가 직접 바꿔보자 이런 의지로 대한항공 일반 직원들이 하나둘 단체 채팅방으로 모였고 이들이 내일 저녁에는 광화문에 나와서 첫 집회를 열 계획입니다. 온라인에 쌓인 분노와 행동의 열기가 오프라인으로까지 얼마나 연결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죠. 지난주 목요일 이 시간에 대한항공 익명 제보방 개설자인 현 대한항공 직원을 연결해서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 당시에도 무척 조심스럽게 전화 연결을 했었는데 오늘 다시 한번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역시 음성을 변조하고 연결하겠습니다. 나와계시죠?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안녕하세요.]

[앵커]

지난주까지만 해도 1방에 1000명씩 들어가는 단체채팅방 2개를 운영 중이라고 하셨고, 지금 대한항공 전체 직원이 한 2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 시작이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단체 대화방에?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지금 현재 많은 직원분들께서 참여해주고 있습니다. 현재는 오픈채팅방이 4개 있는데요. 조양호 회장 일가의 제보를 받는 채팅방 2개와 그리고 내일 개최하게 될 집회와 관련된 의견을 나누는 촛불집회의 운영 대화방이 2곳이 있고, 거기에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과 그룹사 직원 그리고 타 항공사 직원의 일반인까지 들어와 있습니다. 물론 다수의 기자분들도 있고요. 그리고 오전에는 진에어 단체 대화방도 새로 만들어진 것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익명의 오픈 채팅방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서 앞으로 많은 제보가 더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아직도 나올 게 또 있다는 그런 얘기인데 이렇게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제보의 성격이나 내용, 이런 데서 어떤 변화는 없습니까?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우선은 초기와 비교해서 증거 능력이 있는 비중 있는 제보가 많이 늘었습니다. 특히 오늘 보도된 바와 같이 해외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적극적으로 제보에 참여해 주고 계시는데요. 그리고 또 처음에는 보복 등이 두려워서 제보를 안 하셨던 분들도 용기내서 많은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과 가장 다른 점은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 제보가 주로 주를 이뤘던 반면에, 현재는 밀수나 횡령 등 즉 범죄 혐의를 입증할 수는 있는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난주 저하고 말씀하실 때 '현 노조는 믿을 수가 없다' 이른바 '어용이다', 이렇게 말씀하셨고 또 '우리는 정치권 힘도 원하지 않는다', '일반 직원 스스로 바꿔보고자 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얘기하신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내일 처음으로 바깥으로 나와서, 이른바 오프라인으로 집회를 하시는데 많이들 모이실까요, 어떨까요.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그 부분은 조금 조심스러운 부분인데요. 항공사라는 곳이 24시간의 운영 형태이기 때문에 운항 승무원 또는 객실 승무원, 정비사 등 스케줄 근무로 인해서 해외에 있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직원분들이 참석해 주실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노조'와 '정치권'을 말씀하셨는데요. 현재 대한항공 노조를 직원들이 믿고 의지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따라서 저희 회사의 문제를 외부 노동단체나 정치세력이 참여해 이용당하고 싶은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그리고 이번 촛불집회는 다소 어설프지만, 그야말로 대한항공 직원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참여하는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아마 그래서 시민들도 더 동조하실지도 모르겠는데, '유니폼을 입고 나오고 얼굴은 가면이나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가릴 계획이다', 이렇게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얼굴이 공개되면 여러 가지 불이익을 당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겠죠.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유니폼'은 희망하시는 분들이 입고 나오시는 거고요. '가면'을 쓰는 이유는 저항의 상징도 있지만 얼굴이 공개될 경우에 회사에서 당할 수 있는 불이익이 우려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재 단톡방을 사측에서 모니터링하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고요. 이번 기회에 사측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투입해서 카메라 등으로 '채증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고려한 결과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내일 집회는 그만큼 시민들을 믿고 나오실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내일 집회하는 데 회사 측에서 예를 들면 카메라를 들고 나와서 채증을 한다든가 하면 글쎄요. 좀 뭐랄까 마찰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아무튼 여러 가지로 우려되는 바는 없지 않아 있습니다. 지금 회사 쪽에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게 그러면 회사가 '이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선다'라기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 이런 것보다는 가능하면 '사내 여론을 억누른다', '차단한다' 이런 데만 신경 쓰고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우선 지금 현재 조현아, 조현민 두 자매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는데요. 아직 조양호 회장과 아들 조원태 사장이 남아 있고, 그리고 폭행 동영상이 공개된 이명희 씨도 현재 일우재단이라는 곳의 이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문경영인을 도입한다'고 꺼낸 카드도 조양호 회장 영역 안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는 현재 사측이 근본적인 사태 해결 노력보다는 이번 일 역시 '시간이 해결해 주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그렇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고요. 문제의 근본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는 의지도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필수공유 사업장이라는 잘못된 제도가 현 상황과 같이, 견제장치를 상실케 해서 조양호 회장 일가의 비정상적인 갑질과 방만한 경영을 방조한 원인의 일부가 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내일 시민들 가운데로 들어가는 상황이 됐는데 광화문에서 저녁 7시라고 들었습니다. 혹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까, 짧게라도?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우선 내일 열리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주최하는 조양호 회장과 경영진 퇴진 및 갑질 근절을 위한 촛불집회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고요. 직원들이 직접 구호도 만들고 조양호 회장 일가 퇴진을 위한 피켓이나 현수막 등도 직접 만들고 있습니다. 이 촛불집회는 비단 저희 대한항공 직원뿐 아니라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에 분노를 느끼는 시민 여러분들도 참석하실 수 있습니다. 이 방송을 보고 계시는 시청자 여러분들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요. 퇴근길 집회에 많은 동참을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대한항공 직원들의 단체 대화방의 관리자인 현 직원 한 분을 연결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한항공 익명 게시판 개설자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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