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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사건 재구성, 장난하다 벌어진 사고일까?

입력 2015-10-1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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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 사건 재구성, 장난하다 벌어진 사고일까?


'캣맘' 사건 재구성, 장난하다 벌어진 사고일까?


경기 용인시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집을 만들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숨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초등학생이 지목됐다.

이른바 용인 '캣맘'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16일 브리핑을 통해 "벽돌을 던진 것으로 확인된 초등학생 A(9)군 등 2명의 신병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군은 경찰조사에서 벽돌을 던진 사실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밝힌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A(9)군은 8일 오후 4시께 104동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탔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친구 B(10)군과 몇 차례 마주쳤던 C군과 함께였다. 104동 앞 놀이터에서 만나 놀다가 따분해지자 옥상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A군은 전에도 단지 내 다른 동 옥상에 3차례 정도 올라간 적이 있다. 옥상은 높이 1m 정도의 난간과 안쪽으로 폭 1m 정도의 공간이 있다. 여기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회색 시멘트 벽돌이 쌓여 있었다.

옥상 라인과 라인 사이는 기와 모양의 구조물이 차곡차곡 쌓여 'ㅅ'자 형의 지붕이었다.

이곳은 난간 등 아무런 안전장치가 없어 올라갔다가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곧바로 추락하는 구조다. 지붕 끝쪽에 높이 30㎝ 정도의 턱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지붕 구조물의 표면이 거칠어 잘 미끄러지지 않자 A군 등은 대담하게 라인과 라인 사이를 쉽게 넘나들었다.

10대 초반 남자아이들의 성향상 이 정도 위험은 대수롭지 않았을 것이고, 또 18층 높이에서 아래를 내려다볼 때의 스릴감도 또래 친구에게는 꽤 짜릿한 '놀잇감' 정도였을 것이다.

아이들은 옥상 바닥에 있던 나뭇가지와 돌멩이를 아래로 던지며 놀았다. 그러다 3~4호 라인에서 5~6호 라인으로 넘어갔고, 이때 바닥에 있던 회색 시멘트 1개도 챙겼다.

B군과 C군이 5호 라인 옥상 난간에 기대어 지켜보고, A군이 6호 라인 지붕 환풍기 옆에 앉아 벽돌을 던졌다. 아이들은 앞서 던졌던 돌멩이나 나뭇가지보다 꽤 무게가 있는 1.8㎏의 벽돌의 낙하 시간을 알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일이 잘못되고 말았다. 벽돌을 던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남성이 "벽돌 던지 게 누구야"라고 고함쳤다.

옥상 난간보다 키가 컷던 B군과 C군은 아래를 내려다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B군은 "벽돌에 사람이 맞았다"고 말했다.

놀란 아이들은 부랴부랴 다시 지붕을 타고 3~4호 라인 옥상으로 갔다. 그리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달아났다. 이때가 8일 오후 4시42분께였다. 119에 벽돌에 박모(55·여)씨가 맞아 다쳤다는 신고가 접수된지 3분만이었다.

A군 등은 두려움에 아무에게도 이런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방송 뉴스 등에서는 이른바 '캣맘' 사건이 일주일 내내 보도되고 있는 시점이었다. 두려움은 더욱 커져갔다.

엘리베이터 CC(폐쇄회로)TV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파악한 형사들이 15일 오후 집을 찾았을 때도 이런 두려움에 처음에는 "잘 모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형사와 부모의 설득에 차츰 입을 열기 시작했다. 경찰은 부모와 함께 A군과 B군을 불러 15일 2시간20분 정도 조사했다.

A군 등은 경찰 조사에서 결국 벽돌을 던진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 관계자는 "벽돌을 던졌다는 A군과 B군의 진술을 확보했다. 함께 있었던 C군을 찾아 건물 아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알고 (벽돌을) 던졌는지 등 고의성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라며 "박씨를 친 벽돌이 A군이 던진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벽돌에서 채취한 DNA 분석 결과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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