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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사고 발생 훈련장 '아수라장'…부모·예비군 '분통'

입력 2015-05-13 15:50

훈련장으로 달려온 부모들 "군, 아들 상황 알리지 않아"

오후 입소 예정자들 "내가 저 안에 있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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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으로 달려온 부모들 "군, 아들 상황 알리지 않아"

오후 입소 예정자들 "내가 저 안에 있었더라면…"

총기사고가 발생한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은 현재 아수라장이다. 안에는 예비군들이 여전히 남아있어 입소자 부모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13일오전 10시40분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52사단 예비군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사고로 현재까지 2명이 숨지고 3명이 크게 다쳤다.

사고는 전날 입소한 예비군 최모씨가 영점 사격 훈련 중 K-2 소총을 난사하면서 발생했다.

군 당국은 전날 입소한 한 예비군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부상자들은 국군 수도 병원과 세브란스 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이송됐으며, 이중 한 명은 치료 도중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군 당국은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며 남아있는 예비군들의 상황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입소자 부모들 조차 아들의 안위를 알지 못해 분통을 터뜨리는 실정이다.

오죽하면 사고 소식을 접한 입소자 부모들이 직접 훈련장으로 달려왔을 정도다. 그나마 입소자 부모들은 위병소에서 간단한 신분 조회를 거쳐 내부로 들어갔 수 있었다.

반면 이 곳에서 군 복무 중인 기관병의 부모들은 위병소를 통과하지 못해 군 관계자를 붙잡고 발만 동동 굴렀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내부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아 답답함은 배가 됐다.

입소자의 한 어머니는 "아들이 어제부터 훈련을 받고 있는데 연락이 안 되고, 병무청도 모른다고 해서 답답한 마음에 왔다"고 말했다.

곧이어 훈련장에 들어갔다 나온 어머니는 "아들이 현재 훈련을 안 받고 쉬고 있다고 했다. 다친 데도 없다고 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기관병의 한 아버지는 "아들과 연락이 안되서 1시간 전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다"며 "예비군만 다쳤다곤 하지만 아들이 현장에 있었다면 트라우마가 생겼을 것 같다"고 걱정했다.

이날 오후 1시 입소 예정이던 예비군들은 훈련장 밖에서 몇 시간을 대기해야 했다. 군 당국은 이들에게 훈련 일정 등 아무런 통보를 하지 않았다.

예비군 6년차 박종훈(30)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 동대 예비군에 전화를 걸었더니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해서 왔다"고 말했다.

박씨는 "매년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는데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부모님과 통화하면서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밝혔다.

예비군 5년차 박수창(27)씨도 "군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은 게 없다"며 "나도 오전에 있었다면 피해자 중 한 명이었을 수도 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6년차 예비군 송모(28)씨는 "어제는 다른 곳에서 훈련을 받았다. 오늘은 이 곳에서 오후만 훈련을 받을 예정이었는데 지금까지 군 당국은 문자 등 아무런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오후 입소 예정이던 예비군들은 뒤늦게 군 당국이 지급한 '소집점검 훈련 필증'과 '교통비'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반면 이미 입소한 예비군들은 훈련장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훈련장에 남아있는 예비군들의 향후 훈련 계획이나 귀가 방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립과학수사대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훈련장 내부로 들어가 군 당국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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