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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하루 종일 '씽씽'…고속도로 소음에 주민들 '신음'

입력 2020-10-15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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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5일) 밀착카메라는 고속도로 근처에 사는 주민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밤낮 가리지 않고 씽씽 달리는 차. 그 때문에 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얘기입니다. JTBC가 만난 한 주민은 "문을 열면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고 털어놓았습니다. 고속도로 주변을 둘러보니 방음벽도 없어서 귀를 막는 것 말고는 어떻게 손써볼 수 없는 곳도 많았습니다.

홍지용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서해안고속도로의 중간지점인 충남 홍성군입니다.

도로 양옆으로 주택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도로와 집 사이에 벽이 없습니다.

고속도로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방음벽이 없어서, 차가 지나가는 모습이 선명히 보입니다.

소음이 워낙 커서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주민들을 만나보겠습니다.

5년 전 이 집에 이사 온 주민은 밤낮없이 계속되는 소음에 창문을 열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주민 : TV 소리가 점점점 더 커지고. 사람들 모여 있을 때도 문을 못 열어놓고. 대화할 때 자꾸 내 목소리가 커지는 거예요. 밤에 더 시끄러운 것 같아요.]

해마다 민원을 제기해도 바뀌지 않자 집 뒤편을 개조하려고도 생각했습니다.

[주민 : (도로공사에서) 한 해 한 해 검토해본다고 그러고, 담당자가 바뀌었다고 그러고.]

도로공사 측의 소음 측정 결과, 법적인 소음 한도를 초과했습니다.

한낮에는 70데시벨이 넘어 시끄러운 거리의 소음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침실의 소음 기준은 약 35데시벨 정도입니다.

그 이상이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봤습니다.

집 안에서는 어느 정도인지, 측정해보겠습니다.

닫은 채로 측정해도 세계보건기구의 기준보다 10데시벨이 높습니다.

심지어 방음벽이 놓여있는 길 건너 주민들도 고통을 호소합니다.

[김용환/충남 홍성군 : 보통 심한 게 아냐. 방음벽을 했는데도 아주 안 좋아. 동풍 불면 정신 하나도 없어.]

주택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제 오른편에 보이는 아파트에서도 소음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에서 140미터 정도 떨어진 곳입니다.

주민들은 방음벽을 추가로 설치해달라는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왕복 4차로에서 8차로로 길을 넓힌 뒤, 소음이 한층 심해졌습니다.

아파트 주민들에게 소음이 얼마나 심한지 묻자, 반응이 심상치 않습니다.

[뒷문 열어놓으면 잠 못 자요. 탱크 가는 소리 나요.]

[다른 데 보니까 소음 방지가 다 되어 있던데 여기는 20년 지났는데도 아무리 이야기해도 안 해주고.] 

밤이 되어도 소음이 그치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법적 기준을 초과했습니다.

[김원환/경북 구미시 : 심지어 젊은 친구들은 아파트에서 이사 가는 경우가 많죠. 애들 교육상 문제가 있어서. 솔직히 올해 안 되면 국민청원이라도 넣어볼까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

고속도로에 가까운 방은 사실상 창고로 쓰이고 있었습니다.

[이정해/경북 구미시 : 우리 손녀가 저 방에서 자고 공부하고 해야 되는데 시끄러워서 잠을 못 자니까 소파를 붙여가지고 잠을 자고 여기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고속도로에 대한 방음 조치를 해달라는 민원이 300건가량 발생합니다.

수용되는 경우는 10%도 안 됩니다.

소음이 기준보다 심하다는 점이 명확히 증명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기도 합니다.

방음벽이 마땅히 있어야 하는데 없는 곳도 22군데나 됩니다.

도로공사 측은 예산을 투입해 내년까지 방음 조치를 끝낼 예정이며, 2017년까지 들어온 민원에 대해서는 올해 안에 조치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방음벽이 지어진 구간이 너무 짧아 마을 전체를 보호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주민도 있습니다.

[한명진/경북 경산시 : 이게 방음벽 생기고 (소리가) 갈라지니까 양쪽 (끝)에서 소음이 나는 거예요.]

전문가 사이에서 도로와 타이어 사이의 마찰음을 줄이는 도로 포장공법을 적용하자는 대안도 거론되지만, 내구성이 떨어져 자주 보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예 방음터널을 짓기도 합니다.

대구부산고속도로 중간에 위치한 수성알파시티가 대표적입니다.

29층 신축 아파트 등 주변 고층 건물을 고려해 터널을 만들었습니다.

소음을 줄이는 효과가 큰데, 비쌉니다.

방음벽만 지을 때보다 5배 비싼 390억 원을 썼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의 고속도로 곳곳에서 소음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음 공해는 인간의 정신도 일상도 파괴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특히 고속도로가 만들어지면 수십 년 또는 그 이상 피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건설 전에도 그 이후에도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VJ : 서진형 / 영상디자인 : 최석헌·황수비 / 인턴기자 : 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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