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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션] 1명이 92만 마리 방역…전염병과 '밤샘 전쟁'

입력 2019-04-03 21:17 수정 2019-04-0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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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류 독감이나 구제역을 막기 위해서 방역 작업자 1명이 맡아야 하는 가축은 얼마나 될까요? 무려 '92만 마리'라고 합니다. 그만큼 일손이 모자라다는 것인데, 현장에서는 밤을 새우며 일을 할 정도라고 호소합니다. 정부의 방역 예산은 제대로 쓰이고 있는 것인가.

시청자들의 취재 요청과 제보를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는 뉴스 미션, 오늘(3일)은 최규진 기자가 출동했습니다.

[기자]

저는 지금 충남 예산의 한 하천에 나와 있습니다.

최근 한반도를 찾은 철새 무리에게서 조류 독감이 발견돼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는데요.

제가 이곳에 새벽 4시부터 나와 있었는데 안개가 아주 자욱합니다.

방역 작업자들은 이렇게 밤에 잠도 못 자고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뉴스 미션이 한번 따라가보겠습니다.

방역복을 입고 그물을 땅에 묻습니다.

그물 위에는 새들을 유인하기 위한 먹이를 뿌립니다.

새가 남긴 흔적을 찾아 차가운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철새를 직접 잡아서 조류 독감에 걸렸는지 알아보는 것입니다.

최근 조류 독감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생기면서 매일 같이 이런 작업을 해야 합니다.

[김성재/방역사 (충남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 (아직) 겨울 철새가 완전히 이동했다고 볼 수는 없겠더라고요. 긴장을 늦추면 안 될 거 같아요.]

이번에는 공주의 한 닭 농장에 와있습니다.

오늘 오전에 이곳 농장주로부터 닭들이 조류 독감 증상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왔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울타리 안에는 토종닭과 염소들이 함께 살고있고요.

소독 장비가 없는데다 천장이 뚫려 있어 전염병에는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합니다.

직접 한번 검사해보겠습니다.

달아나는 동물들을 쫓아 방역 작업자들은 넘어지고 구릅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구제역이나 돼지 열병 검사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돼지 한 마리에 두 명이 매달려 안간힘을 쓰지만 쉽지 않습니다.

가장 위험한 것은 800kg이 넘는 소를 상대하는 일입니다.

사고에 대비해 보호복을 입기는 하지만 작업 중 다치거나 심지어 죽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경준현/방역사 (충남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 항상 나갈 준비를 하고 계세요. 밖으로 나갈 준비를. (울타리를 뛰어나가라고요?) 그렇죠. 정말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을 위해 2인 1조로 일해야 하지만 대부분 혼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일손이 모자라기 때문입니다.

방역사는 전국적으로 300여 명 정도입니다.

한 사람당 가축 92만 마리를 담당하는 꼴입니다.

신분도 대부분 계약직입니다.

공무원인 가축 방역관도 매년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취재가 끝난 뒤 방역본부 측은 오는 7월까지 방역사를 165명 더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정부 방역 예산은 예방보다는 주로 살처분에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조류 독감과 구제역으로 죽인 가축은 7200여만 마리.

살처분 보상금으로만 460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방역사와 방역관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남이현/가축방역관 (충남 동물위생연구소) : 생명을 살처분하는 일 자체가 꿈에도 자주 나오고요. 아무리 내 일이지만 제가 수의사이기도 해서 회의감이 들 때가 있고…]

매년 반복되는 전염병을 막기 위해 방역 당국과 농가는 힘든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악의 사태를 막으려면 이제는 예방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한다고 현장에서는 말합니다.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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