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맥주도 허니버터칩을 인질로…품귀현상 어디까지

입력 2014-11-24 07:0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맥주도 허니버터칩을 인질로…품귀현상 어디까지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광풍이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없어서 못 판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면서 품귀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넘어 온라인 오픈마켓으로까지 영향이 미치고 있으며 다른 과자와 묶어 파는 이른바 인질 마케팅도 여러 버전이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고 있다.

요즘 허니버터칩를 집 근처 편의점에서 구하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다. 대형 마트에서도 나왔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있다. 일부 주부 커뮤니티에서는 대형 마트에서의 입고 날짜와 판매 시간과 관련한 정보가 뜨면 순식간에 회원들이 몰려들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구하기 힘들어지자 온라인 마켓으로 소비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괜히 발품 팔면서 헤매지 않아도 제품 구경을 할 수 있어서다. 특히 중고품 직거래 카페인 중고나라에서 거래가 활발하다. 소비자 가격(120g 2500원, 60g 1500원)보다 2배 비싼 가격(5000원, 3000원)에 팔거나 지방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다며 대신 사주겠다는 제안도 올라오고 있다.

오픈마켓이나 소셜커머스을 공략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지만 현재는 물량이 없는 상태다. 일부 소셜커머스의 경우 허니버터칩으로 고객을 유인해 다른 제품과 묶음 판매를 하다가 소비자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온라인 마켓들은 소비자의 발길이 이어지자 물량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옥션의 경우 여러 판매자들이 소량으로 확보한 것을 모아 특가전을 진행할 예정이다. 옥션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물량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 힘들다"며 "판매자들의 물량을 한 데 모아서 이번 주에 특가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량은 1만 봉지가 안되는 것으로 안다"며 "고객 한 명 당 판매 갯수를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맥주도 허니버터칩을 인질로…품귀현상 어디까지


품귀 현상을 이용한 인질 마케팅도 확대되고 있다. 인질 마케팅이란 허니버터칩과 다른 과자를 묶어서 판매하는 것으로 소비자들은 판매자가 허니버터칩을 인질로 잡은 것으로 봤다. 인기가 없는 과자와 묶인 경우에는 '논개 마케팅'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과자가 아닌 맥주 판촉용으로 허니버터칩이 이용되고 있다. 한 대형 마트에서 하이트 맥주의 사은품으로 허니버터칩을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를 끌어모았다. 버터맛과 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진 감자칩인 허니버터칩가 맥주 안주로 좋다는 입소문이 나고 있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허니버터칩을 구입한 소비자와 그렇지 못한 소비자 사이에서도 명암이 갈리고 있다. 주부 이모 씨는 "아이에게 허니버터칩을 사주려고 백방으로 알아봤는데 못 구했다"며 "한 마트에서도 허탕을 쳤는데 서너 봉지를 사가는 아이에게 한 봉지 팔 수 없냐고 했더니 대뜸 얼마 줄거냐고 하더라. 상당히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과자 때문에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같은 품귀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해태제과는 강원도 원주소재 문막공장을 기존 2교대에서 3교대 근무로 전환해 허니버터칩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폭주하는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월 60억원 어치가 최대 생산량인데 9월말부터 풀 가동하고 있다. 언제쯤 제품 유통이 원활해질지 감을 잡을 수 없다. 열풍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공장을 증설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오용·이소은 기자 bandy@joongang.co.kr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