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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자진 사퇴…'억울하다 vs 너무 늦다'

입력 2014-04-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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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자진 사퇴…'억울하다 vs 너무 늦다'


선수 폭행으로 물의를 빚은 박종환(76) 성남FC 감독이 결국 자진 사퇴했다.

성남은 22일 박 감독이 폭행으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대구 사령탑에서 물러난지 8년 만에 현장에 복귀한 박 감독은 이로써 성남 부임 4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1983년 청소년축구 4강 신화를 이끌고, 과거 성남의 전성기를 이끄는 등 지도자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박 감독에게는 치명적인 불명예다.

구타에 대한 반성 있었나

박 감독은 지난 16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균관대와의 연습 경기 도중 성남 미드필더 김성준(26)과 신인 김남건(24)의 안면에 '신체 접촉'을 가해 구단의 조사를 받았다. 구단은 조사기간인 지난 19일 열린 K리그 클래식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경기에서 박 감독을 벤치에 앉지 못하게 했다.

박 감독이 연습 경기에서 선수들을 구타했다는 사실은 17일 구단 홈페이지 게시판에 한 이용자가 폭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17일 박 감독은 "꿀밤을 몇 대 때렸을 뿐"이라며 구타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박 감독은 22일 전화 인터뷰에서도 "너무 억울하다. 나는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내가 모든 책임을 지고 떠나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 같다. 이번 일로 고통 받았을 김성준과 김남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끝까지 징계 안 한 구단

성남은 '구타 논란'이 시작된 17일부터 22일까지 6일이 지나는 동안 박 감독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했다. 17일 이후 성남 구단은 진상 조사와 회의만 거듭했다.

명백하게 '신체적 접촉'이 있었는데도 구단 내부 의견은 엇갈렸다. 신문선(56) 성남 대표는 당초 "21일에는 박 감독에 대한 징계를 확정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았다. 박 감독을 경질하겠다는 성남 구단 일부 직원의 의견과 결정권자인 이재명(49) 성남시장의 의견이 엇갈렸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이 시장이 직접 선임한 박 감독을 시즌 개막 후 두 달 만에 내치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 프로축구 선수는 "선수를 구타한 감독에게 5일이 지나도록 징계를 내리지 않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결국 박 감독이 22일 자진사퇴의 뜻을 전했다. 이 역시 여론의 뭇매를 맞자 떠밀리듯 결정한 것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성남 구단 관계자는 박 감독의 징계 발표가 늦어진 것에 대해 "구단은 선수 폭력에 대한 심각성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지난 5일 동안에는 주말 부산 원정과 훈련일이 포함돼 있었다. 축구에 집중하는 선수들과 감독을 구단으로 불러들여 사실 조사를 진행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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