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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플러스] 장기기증 그 후…유가족-이식인 '특별한 만남'

입력 2018-11-0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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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와 오늘(4일), 눈물과 웃음이 공존하는 조금은 특별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장기기증인들의 유가족과 장기를 이식받은 이식인들이 만남을 가진 것인데요. 기증자와 이식인 당사자를 직접 알리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돼있지만 비슷한 아픔을 가진 이들은 서로를 보듬어주고 또 격려했습니다.

이슈플러스, 오늘은 우리나라 장기 기증 문화의 현주소를 류정화 기자가 짚어봅니다.
 

[기자]

18년 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강석민 군은 갑작스런 뇌출혈로 뇌사상태에 빠졌습니다.  

아들을 그대로 보낼 수 없었던 아버지는 장기기증을 결정했고 8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강호/장기기증인 유가족 : 신체 건강한 아들이기 때문에…다른 사람들한테 줌으로써 제2, 제3의 우리 아들 생명을 이어갈 수 있게…]

하지만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미 죽은 아들을 두번 죽인 거 아니냐는 시선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이들의 희망은 가족의 장기를 받은 이식인의 안부라도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장부순/장기기증인 유가족 : 내 자식을 보내고 잘 살고 있는지 건강하게 소식 한번 못 듣고…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면 유가족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새 생명을 얻은 사람들 역시 감사의 표현이라도 하고 싶습니다.

[송범식/장기이식인 : 이식을 제가 못 받았으면 저는 지금 여기 못 살아있을 거예요.]

국내에서는 양측의 개인정보 공유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금전적 요구나 지나친 감정표현을 주고받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이 때문에 기증인의 가족들과 이식인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비슷한 날짜에 수술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반가움에 목이 메입니다. 

손을 맞잡고 생전 사진을 보며 아픔을 나눕니다.

[조은설/장기이식인 : 감사하고 감사하고 또 감사하죠. 근데 또 이렇게 그분들을 만나서…너무 좋았죠.]

[이규린/장기기증인 유가족 : 아빠가 마지막까지 좋은 일 하고 가셨고 자랑스럽다고 느껴요.]

장기이식 대기자는 해마다 늘고있지만 뇌사장기기증자는 연간 500여명 수준, 이마저도 2016년 이후 감소세입니다.

장기기증 희망자는 142만명, 전 국민의 2.8%에 불과합니다.

장기기증 문화가 활성화되려면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입니다. 

[김동엽/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사무처장 : 기증자 유가족들이 기증하신 다음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소한 안부만이라도 주고받으면 서로에게 위로가 되시고요.]

(영상디자인 : 배장근·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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