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대통령 독대서 돈 반납까지…롯데 사례로 본 '대가성'

입력 2016-11-21 21:4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지금까지 보면 공소장에 가장 구체적인 설명이 나온 게 바로 롯데그룹인데요,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택수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미르재단도 그렇고 K스포츠재단도 모두 사실상 최순실씨가 운영했다고 하는데, 롯데그룹에 75억 원을 요구한 것도 일단은 최씨인가요?

[기자]

시작은 최순실씨였습니다. 지난 2월쯤 최씨가 K스포츠를 통해 경기도 하남 등 전국 5대 거점에 체육시설을 짓고, 관리를 자신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K가 맡는 사업안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정호성 전 비서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했습니다.

공소장을 보면 돈을 직접적으로 요구한 건 박근혜 대통령입니다. 지난 3월 10일에 안종범 전 수석에게 "신동빈 회장과 독대를 할 수 있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는데 날짜까지 3월 14일로 정해줬습니다.

[앵커]

더블루K라는 그나마 명목상으로도 어떤 공익재단이 아니라 완전히 개인의 사기업이기 때문에 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거잖아요. 그럼 신 회장을 만나서 돈을 달라, 이렇게 박 대통령이 요구했다는 건가요?

[기자]

박 대통령은 신 회장과 만난 직후에 안 전 수석에게 "롯데그룹이 75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만 공소장에 나오는데요, 최씨가 사업계획안에 필요한 액수를 썼을 가능성이 높고 그걸 바탕으로 대통령이 이야기를 한 셈입니다.

그런데 이 때가 검찰 내사를 받을 때인데, 롯데그룹측이 WPM이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으로 증거인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앵커]

그만큼 롯데로써는 약한 부분이 있었다는 거잖아요. 돈을 내기로 대통령과 이야기 하고 증거인멸을 했다는 건데, 그 이후에 돈을 돌려 받았죠?

[기자]

공소장을 보면 '요구한 액수가 75억원이니 괜히 욕 먹지 말고 전부 주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롯데 고위 관계자가 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실제로 5월 말에 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6월 초에 K스포츠 재단이 전화를 걸어 돈을 돌려주겠다고 얘기했고, 실제로 6월 9일부터 5일에 걸쳐서 돈을 롯데그룹측에 다시 돌려줍니다.

[앵커]

과정은 정리가 됐는데, 물론 다른 혐의들도 있지만 이 사안을 두고 뇌물 혐의를 적용해야한다, 돌려줬어도 죄는 성립된다는 지적이 나왔죠?

[기자]

네, 중요한 건 시점의 문제인데요, 검찰은 이미 2월부터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면세점 입점과 관련된 내사, 이와 별도로 롯데그룹 비자금에 대한 내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특히 돈을 돌려준 시점이 롯데그룹에 대한 압수수색이 있었던 6월 10일 하루 전날인 9일부터였고요. 또 롯데에 돈을 달라고 접촉한 것도 최순실씨의 개인회사인 더블루K측 관계자들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더블루K는 최순실씨가 개인 돈벌이를 위해서 만든 회사라는 게 이미 확인이 된 상태인데. 그럼 결국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개인 회사 돕는 일을 했다는 얘기가 되는 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더구나 이때는 롯데가 내사를 받고 있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양측 사이에 모종의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어떤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를 밝혀내는 게 뇌물 혐의 적용의 핵심입니다.

검찰은 압수수색 직전에 돈을 돌려준 것도 최순실씨가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대가성이 너무 명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말씀드린대로 돈을 되돌려받았어도 뇌물 혐의는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조택수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관련기사

"정유라 친구 부모 회사, 지난해부터 갑자기 커졌다" 검찰의 최대 과제 '대통령 뇌물 혐의' 수사…전망은? 검찰 "미르·K스포츠 재단, 대통령 기획·최순실 실행" 검찰 "대통령, 최씨 사업 개입…기업에 직접 돈 요구" "국정개입 핵심은 대통령" 검찰 수사 결과 뜯어보니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