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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플러스] 저 바다엔 아직…'진실' 기다리는 세월호 천막

입력 2016-04-04 21:55 수정 2016-04-05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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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름다운 바다와 하늘이 겹쳐진 남녘의 섬, 동거차도입니다. 익숙해진 이름이시죠. 탐사플러스가 오늘(4일) 이 특별한 섬을 찾았습니다. 섬 꼭대기에 서서 겨우내 찬바람을 맞은 천막엔 어느새 봄바람이 와 부딪히고 있습니다. 유족들이 세운 이 천막에선, 세월호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진도 앞 바다가 손에 잡힐 듯 합니다. 곧, 세월호 참사 2주기입니다. 아직 배는 바다 아래 있고, 진실은 다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지난주 청문회는 우리가 알아내야 할 게 아직 많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우리 취재진이 가족들과 함께 동거차도 천막에 간 이유는, 바로 이런 오늘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오늘의 탐사플러스는 그 섬, 가족들의 천막을 3박4일간 다녀왔습니다.

강버들 기자입니다.

[기자]

작은 배에 짐을 싣는 세월호 유가족들.

세월호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안산 단원고 2학년 7반 부모들입니다.

거친 바다를 달려 전라남도 진도군 동거차도에 도착합니다.

산을 오르는 가족들의 지게에는 짐이 가득 실려 있습니다.

노란 리본을 따라 이렇게 가파른 산길을 30분 간 걸어 올라가야 인양 작업을 지켜보는 천막에 다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처음 섬을 찾은 어머니들은 너무나 가깝게 보이는 사고 해역 앞에, 그만 주저앉고 맙니다.

[권남희/고 박성복 군 어머니 : 애들 나가라 했으면 그 건강한 애들 다 나왔을 거 아니에요. 우리는 이렇게 봄 오는 것도 싫고. 사계절은 돌고 도는데, 수학여행 간 애들은 오지 않고.]

눈물을 닦으며 차린 과자 한 상.

2014년 수학여행 직전에 벚나무 앞에서 찍은 아이들 사진과 생전에 좋아한 과자를 나란히 놓아봅니다.

[장순복/고 이준우 군 어머니 : 임배, 성복이, 영석이, 동수, 준우, 선생님… 다 친구들이에요.]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은 마음에 험한 바위를 타고 바다 가까이 내려갑니다.

[오병환/고 오영석 군 아버지 : 저기서부터 배가 기울어져 왔는데, 계속 배가 침몰하고 있다면 선장이 똑똑한 사람이라면 이쪽에 붙여 버리지 안 넘어지게.]

[얘들아, 보고 싶다! 집에 돌아와!]

돌아올 수 없는 아이를 위해서라도 세월호를 건져 사고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가족들은 지난해 9월부터 벌써 8개월 째 이 곳 천막에서 인양 작업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 (우리가 저기 배 안에 들어가면 더 좋잖아요. 생고생도 안 하고.) 안 넣어주잖아.]

세월호에 부착할 부력재 '폰툰'이 나타나자 갑자기 분주해집니다.

[정성욱/고 정동수 군 아버지 : 작업은 하는 것 같은데, 무슨 작업하는지 몰라서 물어보는 겁니다. 바로 연락 좀 주십시오.]

멀리서 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는 그런 하루가 또 저물고, 지금 바지선 모터 소리가 들리는데요. 밤에도 작업이 이어지기 때문에 지켜보는 가족들도 늦게까지 잠들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다시 해가 뜨면 작업 감시도 반복됩니다.

가족들은 인양이 마무리될 때까지 이곳 천막을 떠나지 않을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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