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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60년 드리블…낮은 곳 향해 뛰었던 마라도나

입력 2020-11-26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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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 60년 드리블…낮은 곳 향해 뛰었던 마라도나


[마라도나 : 경기장에서 뛸 땐 삶도 사라져요. 문제도 사라지고, 모든 게 잊히죠.]

[앵커]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선수죠. 마라도나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축구황제 펠레는 언젠가 하늘에서 함께 공을 차게 될 거라며 슬퍼했습니다.

축구에선 가장 높은 곳에 있었지만, 세상의 가장 낮은 곳을 향해 뛰었던 마라도나의 삶을 온누리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 아르헨티나 2:1 잉글랜드|1986 멕시코월드컵 8강 >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 중 하나로 꼽히는 그림 같은 장면.

그러나 바로 4분 전, 축구 역사상 최악의 논쟁을 부른 골도 마라도나가 만들었습니다.

[마라도나/멕시코 월드컵 (1986년) : 마라도나가 한 게 아닙니다. 신이 한 겁니다.]

멕시코 월드컵 8강전처럼 마라도나의 인생은 극과 극을 달리며 때로는 축구 천재로, 때로는 희대의 악동으로 불렸습니다.

약하다 여겨지는 팀들을 이끌고 끝끝내 우승을 이끌어내면서 홀로 월드컵 우승을 일궈낸 유일한 선수라 평가받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의 돌출 행동과 함께 도핑과 마약, 탈세 같은 사건 사고도 따라다녔습니다.

그럼에도, 팬들이 변함없이 마라도나를 사랑한 건 흠결 많은 그의 삶 곳곳에서 묻어나는 감동 때문입니다.

세계의 명문 팀 대신 이탈리아 남부의 가난한 도시, 나폴리에서 축구 인생 전성기를 보냈고, 말미에는 마약과 폭력으로 유명한 멕시코의 소도시, 시날로아의 2부 리그 팀을 맡았습니다.

축구가 소외당하고 위축된 소도시 팬들의 삶을 바꿀 수 있을 거라 믿었기 때문입니다.

[마라도나 : 여기서 우리가 쏟는 노력은 축구와 스포츠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많은 것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죠.]

선수 한 명 한 명을 진심으로 대하면서 꼴찌였던 팀을 2부 리그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리고도,

[안토니오 누녜스/도라도스 회장 : 선수들을 아들처럼 대해요. 본인이 선수시절 그런 대접을 받고 싶었나봐요.]

마라도나는 선수들 덕분에 자신이 치유받았다 말했습니다.

그를 신으로 섬기는 '마라도나교'가 등장했을 만큼 세상을 뒤흔든 축구 천재의 죽음에 맞수였던 펠레나, 제자 메시는 물론 아르헨티나 출신 축구팬인 교황도 "마라도나는 축구의 시인이었다"고 추모했습니다.

늘 조국의 시간을 보려 두 개의 시계를 찼던 마라도나의 죽음에, 아르헨티나는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이 기간 마라도나의 시신은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대통령궁에 안치됩니다.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저작권 관계로 방송 영상은 서비스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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