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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주·이종원, 좌절 딛고 일어선 '재수생'

입력 2012-05-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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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은 사람을 더 단단하게 만든다. 끊임없이 도전해 원하는 걸 이뤘다면 각오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올림픽 축구대표팀 중앙 미드필더 이명주(22 포항 스틸러스)와 이종원(23 부산 아이파크)의 이야기다. 둘은 한 차례 실수로 좌절한 뒤 재기한 '재수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 수능시험 실패한 '진짜 재수생'

이명주에게는 한 순간의 실수로 1년 동안 축구를 쉰 가슴 아픈 이력이 있다. 그는 2008년 겨울 호주머니에 휴대폰을 넣어둔 채 수능시험장으로 들어갔다. 실수였다. 전원은 꺼져있었지만 부정행위자로 몰려 어쩔 수 없이 '재수생'이 됐다. 이명주는 "영남대 입학 예정자로 1년을 보냈다. 매일 훈련만 하고 경기는 하지 못했다. 정말 힘들었다. 몸 관리도 엉망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올 시즌 영남대 2학년을 중퇴하고 프로의 길을 선택했다. 포항 유스팀인 포항제철고를 나와 큰 문제없이 프로팀에 입성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지켜보면 알 것이다. 포항에서 한 자리 꿰찰 수 있는 선수다. 신인왕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명주는 지난해 대학생 신분으로 7차례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된 적이 있다. 하지만 총 15분 출전에 그치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올 시즌 포항에서는 7경기 1도움을 기록하며 중원에서 소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이명주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며 각오를 밝혔다.

◇ 홍명보 1기 발표날 부상으로 태극마크 좌절

이종원은 2009년 3월을 잊지 못한다. 홍명보 감독은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을 맡은 직후 이종원을 중앙 미드필더로 낙점했다. 하지만 명단이 발표된 날 대학 경기에서 발목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해 태극마크는 물거품이 됐다. 당시 이종원이 대표팀에 갔다면 윤빛가람과 박종우 자리에 현재 이종원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종원은 힘겨운 재활 끝에 지난해 부산에 입단했다. 4경기 1골 1도움. 신인왕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하지만 또 다시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그는 올 시즌 부산의 핵심이다. 10경기에 나와 2골을 넣으며 부산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3년 2개월 만에 홍명보 감독 품에 다시 돌아왔다. 이종원은 "한 발 더 뛰는 게 내 장점"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환 기자 hwa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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