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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안 철폐, 행정장관 사퇴"…홍콩 시민들 '검은 물결'

입력 2019-06-16 20:45 수정 2019-06-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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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시는 화면, 멈춘 듯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이 만들어 낸 검은 물결입니다. 150만 명이 모여 홍콩 반환 이후 최대 규모가 된 이번 시위에서 홍콩인들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완전히 거둬들이고, 행정장관은 물러나라고 요구했습니다. 전날 캐리 람 행정장관이 법안 추진을 미루겠다고 발표했지만, 홍콩의 민주주의와 온전한 자치권을 열망하는 시민들의 의지는 사그라들지 않았습니다. 지금 홍콩 현장 연결해볼텐데요.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기 때문에 연결 상태가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어환희 기자, 지금 있는 장소 뒤로 시민들이 보이는 것 같은데 정확히 어느 장소입니까?

[기자]

제가 지금 있는 곳은 홍콩 입법회로 향할 수 있는 지하철 역입니다.

뒤로 보이는 것처럼 홍콩 시민들이 검정색 옷을 입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약 5시간 전부터 시작된 행진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도착 지점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미 시위를 끝내고 집으로 가려는 인파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위에 참여해보려는 인파가 몰리면서 매우 혼잡스러워 졌습니다.

특히 취재진의 휴대폰이나 카메라같은 통신장비가 연결이 되지 않아서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현지 매체는 이곳 행진에 참여한 수가 140~150만 명 수준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지금 화면상으로도 나오고 있는데 눈에 띄는 것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끼고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며칠 전 시위 때와는 다른 모습이군요.

[기자]

지난 10일 대규모 시위 때는 시민들이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렸습니다.

일주일 전에도 마찬가지였고요.

당시 시민들은 얼굴이 공개되면 정부로부터 보복을 받지 않을까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오늘(16일)은 행정장관의 퇴진까지 요구하는 만큼 시민들은 그런 것은 게의치않아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150만 명 정도가 모였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지금 어환희 기자 뒤로도 시위에 참여하는 인파들이 계속 있는 것 같습니다. 이 행진과 시위는 그럼 이른 시간부터 시작이 된 것입니까?

[기자] 

행진과 시위는 오늘 낮 2시 반부터 시작이 됐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계속 지금도 모이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인데요. 그러면 시위가 정확하게 어느 지점에서 열리고 있는 것입니까?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리고 있다고 정부청사 입법회가 있는 곳까지 행진이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향으로 지금 진행이 되고 있는 것입니까?

[기자]

오늘 낮 상황을 조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시위에 비해서 아직까지는 큰 충돌이 없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콩 시민들은 약 5시간 전부터 빅토리아공원에서 정부청사와 입법회가 있는 타마르공원까지 좀 이어갔습니다.

잠시 준비된 화면을 보여드리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행진이 시작하기 1시간 전 홍콩 시민들이 빅토리아공원으로 몰려듭니다.

우산을 든 사람들이 초록색 공원 바닥을 왼쪽으로 금세 채웠습니다.

검은색 옷을 입고 친구, 가족 등 다양한 단위로 모였습니다.

거리로 나가 구호를 외칩니다. 

입법회를 향해서 천천히 걸어나갑니다. 

작은 불씨가 재판을 태울 수 있다는 글귀에서 홍콩 시민들의 의지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앵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어제 범죄인 인도법안 처리를 미루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도 오늘 대규모 시위가 그대로 열리고 있는 것인데 시민들이 구체적으로 오늘 행진에서 원한 것, 바라는 방향은 무엇이었습니까?

[기자]

시위대는 기본적으로 범죄인 인도법안을 완전히 철회하라고 요구해 왔습니다.

행정장관이 유예 연기를 얘기했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경찰의 강경진압에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오늘은 캐리 람 행정장관은 사퇴하라라는 목소리도 컸습니다.

잠시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브라이언/홍콩 시민 (21세) : 경찰은 아무 경고도 없이 폭력을 가했습니다. 매우 화가 납니다.]

[진/홍콩 시민 (40세) : (정부가 어제 법안 연기를 밝혔는데?) 언제든지 법안을 꺼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완전 철회를 원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법안 심의를 미룬 게 오히려 시간 끌기다 이런 의심을 또 드러내고 있는 거군요. 그리고 어젯밤에 이번 시위의 첫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들어왔습니다. 

[기자]

입법회 인근 한 건물에서 범죄인 인도법안 전면 철회 등을 요구하던 남성인데요. 

이 내용은 황예린 기자의 리포트를 보시겠습니다.

[황예린 기자]

"홍콩 경찰은 냉혈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홍콩을 죽였다"

입법회 인근 쇼핑몰 입구에 걸린 노란 우비 위에 적힌 글귀입니다.

현지시간 15일 쇼핑몰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 35살 량링제씨가 입었던 우비를 기리는 것입니다.

량씨는 오후 4시 30분쯤부터 4층 높이의 옥상 위에 올라가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캐리람 홍콩 행정장관이 기자회견에서 송환법 처리를 미루겠다고 밝힌 직후였습니다.

"우리는 폭도가 아니다" "캐리 람 하야"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도 내걸었습니다.

이후 밤 9시쯤 건물에서 추락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량이 바닥에 놓인 에어 매트의 바깥으로 떨어져,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을 거뒀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9일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뒤 첫 희생자인 것입니다.

현지 경찰은 량이 앞날을 부탁한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놨다고 전했습니다.

사고 장소 앞에 시민들은 하얀 꽃들과 촛불을 가지런히 놓았습니다.

한 시민은 량이 떨어진 곳을 올려보다가 두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습니다.

홍콩 정부를 원망하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윙키/홍콩 시민 : 우리는 그가 자살한 게 아니라 정부가 그를 건물에서 떠민 것이라 생각합니다.]

행정장관의 어머니 발언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람유팅/홍콩 시민 : 캐리 람이 누군가의 아들을 죽였습니다. 그녀는 어떻게 아직도 자신을 홍콩 시민들의 어머니라고 주장할 수 있죠?]

JTBC 황예린입니다.

[앵커]

어환희 기자, 당장 월요일인 내일은 대규모 파업이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 것 같습니까?

[기자]

시위를 주도한 홍콩시민단체는 내일 총파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시민인권전선 대표는 칼은 여전히 홍콩의 심장 근처를 겨누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행정장관의 법안 유예 발표가 시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고 했습니다.

캐리 람 장관의 퇴진 여부가 이번 홍콩 시위의 1차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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