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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올림픽 응원 풍속도, 함께 울고 웃는 '축제'

입력 2014-02-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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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올림픽 응원 풍속도, 함께 울고 웃는 '축제'


1인자만 영웅으로 대접받던, 혹은 시상대 맨 위에 서지 못하면 죄인 취급을 받던 시대는 갔다. '금메달 집착증'에 시달리던 한국 스포츠가 성적 지상주의를 떨치고 올림픽을 제대로 즐기기 시작했다.

2014 소치겨울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로 대회 일정은 반환점을 돌았지만, 한국은 금·은·동 각 1개씩을 따내는 데 그쳤다. 금메달 4~5개를 수확해 3개 대회 연속 10위권 이내의 순위에 도전한다던 당초 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16일 현재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국적 선수는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우승한 '빙속 여제' 이상화(25)가 유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 대회와 견줘 메달 레이스를 바라보는 팬들의 시선은 한층 따뜻해졌다. 목표 달성에 실패한 선수들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크게 줄었다. 겨울올림픽 소식을 다루는 온라인 기사 또는 스포츠 게시판에는 모태범(25)·이승훈(26·이상 스피드 스케이팅)·심석희(17·쇼트트랙) 등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 선수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개인 통산 6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은 '빙속 레전드' 이규혁(36), 불모지를 개척 중인 여자 컬링대표팀 등 이른바 '음지의 선수들'도 뜨거운 격려를 받았다.

선수들도 달라졌다. 대회 초반만 하더라도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침울한 표정으로 인터뷰 없이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가는 선수들이 있었지만, 팬들의 변화를 확인한 뒤 마음을 열었다. 13일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 레이스에서 선두를 유지하다 다른 선수들에 걸려 넘어져 동메달을 따낸 박승희(22)는 경기 직후엔 아쉬움에 펑펑 울었지만 믹스트존에서는 미소를 되찾았다. "이 종목에서 한국에 16년 만에 메달을 선사해 뿌듯하다. 나 잘한 거 맞죠?"라며 활짝 웃는 박승희에게 네티즌들은 "금메달 만큼 아름다운 미소였다"며 찬사를 보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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