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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서울시향 콘서트홀·예산지원 확인돼야 재계약

입력 2015-01-19 15:55

"서울시향,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
미국투어, 서울시향 발전위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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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향,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
미국투어, 서울시향 발전위해 필요

정명훈, 서울시향 콘서트홀·예산지원 확인돼야 재계약


정명훈, 서울시향 콘서트홀·예산지원 확인돼야 재계약


정명훈, 서울시향 콘서트홀·예산지원 확인돼야 재계약


정명훈(62)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 예술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향과 "아무 계약이 안 돼 있다"고 밝혔다.

정 예술감독은 "1년 연장한 것은 아닙니다. 계약서를 준비하는 동안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서울시향 전용 콘서트홀 건립과 예산 지원하는 것이 확인돼야 계약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이 개런티(보증이) 안 되면 계약을 안 하겠다고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연봉논란과 관련 "그 사람들(서울시향 경영본부)도 바보가 아니라 그 만큼 일을 할 수 있으니까 계약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박현정(53) 서울시향 전 대표의 막말 의혹이 불거지며 그녀와 반목하던 정 예술감독의 연봉 논란으로 불똥이 튀었다. 정 감독은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임명된 2005년 이후 9년간 서울시향으로부터 140억원을 받았다. 1년에 15억원 가량 가져간 셈이다.

정 감독은 "40년 전에 연주 생활을 시작했을 때 50달러를 받았어요. 연주는 매번 오디션을 통과하는 것과 같습니다. 한번 잘못하면 다시 초대 안 합니다. 그 다음에는 60달러를 주더라고요. 그렇게 수준이 올라가서 오늘 이렇게 된 겁니다" 라며 소회를 밝혔다.

서울시향 발전을 위해 자신이 무임금으로 일하면 도움이 될 것 같냐고 반문하면서 "콘서트홀 지어주고 예산지원 확인해주면 그 자리에서 돈을 받지 않고 일하겠어요. 로마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에 음악감독으로 처음 갔을 때 행정책임을 맡기 싫어 음악감독을 맡되 연주만 할 거라고 했어요. 음악감독 샐러리를 안 받겠다고 했죠. 그 돈으로 파운데이션을 만들어 도움을 줬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서울시향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음악이라는 게 같이 모여 연습하고 연주하다보면 사적인 단체가 돼요. 가족이라고 생각하게되죠. 우리가 답해야 할 것은 음악적으로 잘해왔냐, 못해왔냐 입니다" 라고 밝혔다.

자신은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 있죠. 시향뿐만 아니라 파리에서도 똑같아요. (계약) 조건은 음악 빼고 다른 책임은 주지 말라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음악) 공부를 안 하면 좋은 연주를 할 수 없어요. 그래도 할 수 없이 두 가지는 합니다. 프로그램 만들고 단원들 오디션에 참석하죠. 처음 서울시향 왔을 때 펀딩도 한다고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정 예술감독은 기자회견이나 인터뷰를 싫어한다고 했다. 파리에서 오케스트라를 맡고 15년간 첫 해를 빼곤 기자회견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서울시향은 책임이 다르죠. 외국에서는 음악가들, 친구들끼리 하는데 여기는 가족이기 때문이에요. 특히 올해는 서울시향이 재단법인 10주년이니까요.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라고 했다.

◇"서울시향, 아시아 최고 오케스트라"…전용홀 건립·예산 지원 필요

정 감독은 "아시아에서 서울시향만큼 잘하는 오케스트라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제가 쉽게 칭찬하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10년 동안 단원들이 열심히 하고, 물론 시민들도 많이 후원해주셨죠. 최근 서울시향이 '말러 교향곡 9번'(공연실황) 앨범을 냈는데 아시아에서는 이렇게 하는 데가 없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많이 (지휘를) 해서 이런 말이 쉽게 나와요. 옛날에는 서울시향 티켓을 공짜로 줘도 손님이 오지 않았어요. 이제는 서울시향티켓이 너무 잘 팔려서 공연기획자들이 외국 오케스트라를 초대하는 게 힘들어 죽겠다고 해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목표의 반을 달성했으며 훨씬 더 힘든 숙제가 남아있다고 짚었다. "훌륭한 오케스트라가 돼야 합니다. 훌륭한 수준으로 올라가는 게 이만저만 힘든 것이 아니에요. 오케스트라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개런티(확약) 돼야 하죠. 좋은 음악가를 찾아야 하고, 세계적인 지휘자가 있어야 하고, 뒤에서 지원이 있어야 하죠. 세가지가 합쳐져야 발전을 하게 됩니다."

정 감독은 자신이 서울시향을 맡을 당시 2008년도까지 콘서트홀을 지어주기로 약속받았다며 "그런데 아직 시작도 못했어요. 최근 서울시향이 대구와 대전에 갔는데 대구시향, 대전시향 모두 자기네 콘서트홀에서 연습하고 연주를 하더라고요"라며 부러워했다.

하지만 콘서트홀에 대한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서울시 측에서) 거의 결정이 됐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3년 전부터 시향예산을 계속 깎았어요. 3년 전보다 20% 내려갔습니다. 회사가 발전을 하려면 계속 투자를 해야 하죠. 그것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시향 예술감독 임기가 만료된 그는 아직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12월까지 서울시향 프로그램이 구성된 만큼 음악감독으로서 지휘와 단원들 훈련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정 감독은 "모든 희망(콘서트홀과 예산 지원)이 스러지면 모르지만 일단은 해야하죠.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을 받아내지 못하면 계속 (음악감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요. 제 목표는 딱 한가지예요. 발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가만히 있으면 못 삽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몇달 동안 아무 움직임이 없고 (원하는 것과) 반대쪽으로 나간 것도 있고. 그래서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 시간은 줄 수 있어서 기다리겠다고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임병욱 서울시향 경영본부장은 지난해 말 서울시향 이사회 결과 브리핑에서 정 감독과는 기존 계약 그대로 2014년 기준으로 1년간 연장하되, 기간 내 계약조건을 변경해 재계약할 경우 새로운 계약으로 갈음한다고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투어, 서울시향 발전 위해 반드시 필요

정 예술감독은 이와 함께 예산이 삭감되면서 불투명해진 서울시향의 미국 투어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2011년 서울시의 서울시향 출연금은 131억원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서울시향의 예산 173억원 중 108억원을 지원했고, 올해에는 102억원 지원에 그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4월 예정된 미국 투어 예산도 삭감됐다. 이번 투어는 서울시향이 재단법인 10주년을 맞아 야심차게 진행한 것이다.

"왜 비싼 돈 내고 해외투어를 해야 하냐고요? 운동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 시합을 해야 도전의욕이 생기고 그 다음에 발전하듯이 서울시향에게도 그런 도전이 필요합니다. 발전을 위해 필요해요. 그것이 첫 째죠. 둘 째는 우리 실력을 알리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4월에 미국에 가야 하는데 지금 상태라면 확실치 않아요. 못 가면 (이미 공고가 되고 대관이 된 만큼) 시향은 완전 창피를 당하는 겁니다. 세계 무대에서 잘하는 오케스트라, 잘 되는 오케스트라인 줄 알았는데 펑크가 난 오케스트라가 되는 거죠. 쉽지는 않겠지만 마음을 잡고 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로스앤젤레스(LA) 등 3년 전 북미 투어 때와 연주지역이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제가 1979년 LA필하모닉오케스트라 부지휘자로 시작했을 때 한국 손님이 거의 없었어요. 이제는 많이 달라졌죠. 우리가 LA에 가는 이유는 그곳의 한국 분들을 스폰서 그룹으로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미국 오케스트라는 거의 후원으로 운영되죠. 똑같은 곳에 가는 이유는 10번 정도는 가야 완벽한 인정을 받기 때문입니다. 투어는 오케스트라 발전을 위해서 필요해요. 투자만 잘 하면 오케스트라가 언젠가 돈을 벌어요. 하루 아침에 될 일은 아니죠."

서울시향의 평양 공연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했다. 정 감독은 2012년 3월 파리에서 북의 은하수 관현악단과 프랑스의 라디오프랑스 필 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합동 연주를 지휘했다. 그는 "평양에 두 번 갔다오고 일주일 북한단원들과 같이 지내니 확실히 (같이 연주하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걸 확인했죠. 처음 평양에 갔을 때 놀랄 정도로 환영을 하더라고요" 라고 회고했다.

한편, 정 예술감독과 서울시향은 올해 베토벤과 브람스 연주에 집중한다. 이와 함께 '세계적인 거장과 신예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내세운다. 세계 지휘계에서 전성기를 구가 중인 오스모 벤스케(11월13일)와 마르쿠스 슈텐츠(12월4일)가 베토벤 '교향곡 5번'과 말러 '교향곡 1번'으로 서울시향과 처음 호흡을 맞춘다. 올해 서울시향 정기공연에서 극찬을 받은 거장 유카-페카 사라스테(5월14일)와 엘리아후 인발(8월21일)이 서울시향 무대에 다시 오른다. 서울시향 전 부지휘자인 성시연 경기필하모닉 예술단장(6월25일), 정명훈의 후임으로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수석지휘자에 지명된 미코 프랑크(2월27일)를 비롯해 라하브 샤니(3월14일), 알렉상드르 블로슈(7월17일) 등 실력파 젊은 지휘자들도 함께 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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