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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 딱지 뗀다더니…이번엔 주호영 '세월호 발언'

입력 2020-07-03 18:20 수정 2020-07-03 19:55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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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최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며 '세월호 참사'를 소환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구성과 3차 추경안 심사를 비판한 건데, 이걸 "폭주 기관차의 개문 발차, 세월호가 생각난다"고 표현한 겁니다. 정치권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세월호 유가족들이 주 원내대표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관련 내용을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비호감' 딱지 뗀다더니…미래통합당 '말짱 도루묵'? >

얼마 전 KBS의 장수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종영했습니다. 추억의 캐릭터들이 모두 나와 마지막 방송을 빛냈는데요. 그 가운데 하나가 '왕비호'였습니다. 끝까지 특유의 직설적인 멘트를 날렸는데요. "개콘, 요즘 뭐 만하면 재미없다고 한다"며 "그거 다 얘들이 그런 거다" 후배들에게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역시 '왕비호'입니다.

정치권에도 '왕비호'가 있습니다. 비호감도 69%를 자랑하는 미래통합당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가운데 7명은 통합당이 '그냥' 싫다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여당과의 싸움에서 정치적 과실을 제대로 따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단독으로 구성했습니다. "잘못한 일"이란 평가가 여론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여당이 너무했다, 동정론도 생길만한데 반사이익을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윤희웅/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 지난달 29일) : 연애 대상자에게 '이거 때문에 너무 미운 거 같아'라고 하면 해법을 찾을 수 있는데, '싫어한다' 하면은 해결 방법을 찾기가 참 힘든 것이거든요. 지난번 있었던 탄핵이라던가, 그 이후의 과정에서 단절과 어떤 변화, 쇄신 이런 것들을 아직 충분하게 총선에서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하게 대중들에게 어필하지를 못했던 측면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지난 총선 참패 이후, 통합당은 총선 참패 이유 가운데 하나로 '비호감'을 꼽았습니다. 특히 잇단 막말이 뼈아팠습니다.

[김종인/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4월 22일) : (어떤 순간에 '아, 이번에 틀렸구나, 안 되겠구나' 어떤 순간에 그런 느낌이 좀 확 오셨어요?) 어느 순간이 아니라 들어가서 막말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다음에…]

지난 총선 때 등장했던 막말들, 한 번 살펴볼까요?

[차명진/당시 미래통합당 경기 부천병 후보 (4월 8일) : 혹시 OOO 사건이라고 아세요? OOO 사건. 세월호 자원봉사자와 세월호 유가족이 텐트 안에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문란한 행위를 했다…]

[김대호/당시 미래통합당 서울 관악갑 후보 (4월 7일) : 장애인들은 다양합니다. 1급, 2급, 3급, 4급, 5급, 6급 다양하고요.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됩니다.]

[황교안/당시 미래통합당 대표 (4월 1일) : 호기심 등에 의해서 이 방('n번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까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봐도, 참 주옥같은 멘트들입니다. 통합당도 "그거 다 얘들이 그런 거다" 과거와의 단절을 위해 나름 노력 중이긴 합니다. 유력한 대선주자도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거리를 두면서까지 말입니다.

[오신환/미래통합당 의원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5월 26일) : 특히 홍준표 의원의 경우는 본인이 하고 싶은 말들에 대해서 과감하고 추진력 있어 보일지는 모르지만 국민들이 갖고 있는 비호감도가 굉장히 또 있거든요.]

그런데,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해야 할까요? 또 막말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번엔 당 쇄신을 외쳤던 주호영 원내대표가 주인공입니다. 주 원내대표의 페이스북 글입니다. "폭주 기관차의 개문발차, 세월호가 생각난다"면서 민주당의 단독 원구성과 3차 추경안 심사를 비판한 겁니다. 여당 비판하는 건 좋습니다. 야당의 수장이니까요. 그런데, 꼭 세월호를 예로 들어야 했을까요? 과거 이런 발언을 했던 분이 말입니다.

[주호영/당시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2014년 7월) : 저희들의 기본 입장은 이것이 (세월호 사태가) 기본적으로 사고다. 교통사고다.]

당장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세월호 참사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입혔다는 겁니다. 최근 박상학 자유북한연합 대표를 만난 것도 논란입니다. 주 원내대표가 깔아준 자리에서 박 대표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박상학/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지난 1일) : 주적인 김정은과 김여정의 편에 서서 우리 국민의 입에 재갈을 물려가지고 표현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게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습니까. 난 문재인 대통령을 UN에 이제 고소할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 헌법 파괴자로…]

이전 정부에서도 대북 전단 살포를 막아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 3번, 박근혜 정부 들어선 8차례에 걸쳐 경찰이 전단 살포를 제지했습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박상학 대표의 주장에 동의하는 걸까요? 이게 통합당이 말하는 혁신은 아니리라 믿고 싶습니다. 최근 산사를 돌며 마음을 다스리고 돌아온 주호영 원내대표,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의 노력이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습니다. 본인도 통합당도 말입니다.

< 요즘 입사지원서 "MBTI 제출하세요" >

지금은 아재의 길을 걷고 있지만, 한때는 '바람돌이'로 오해를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제 외모 때문은 물론 아닙니다. 타고난 '혈통' 덕분이라고 할까요, 혈액형이 엄청난 후광효과를 발휘하던 2000년대 초중반 이야기입니다. 당시 이른바 '혈액형 신드롬'이 불었습니다. 혈액형별 독특한 컬러 사랑법, 혈액형 따라 투자수익률도 다르다, '혈액형따라 주스 골라 마셔요. 각종 기사까지 쏟아져 나왔습니다. 이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은 혈액형. B형, 그중에서도 B형 남자였습니다.

▶ 영화 B형 남자친구

이렇게 영화는 물론이고 'B형 남자'라는 노래까지 나왔습니다. B형에도 급이 있었습니다. B형에 왼손잡이 거기다 곱슬 당시 여성들이 꼽은 최악의 '나쁜남자'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 짝이 없지만, 당시엔 혈액형이 연애 뿐 아니라 취업에서도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신촌에 있는 독수리 대학에선 취업담당관이 직접 이런 보고서까지 내놨었습니다. '혈액형과 직업 경력 디자인에 대한 연구'란 제목으로 말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A형은 일을 정확하게 처리한다, 교사나 세일즈맨을, O형은 기획력과 인내심이 강하다, 군인과 경찰을 추천했습니다. 고석승 반장과 최종혁 반장은 지금 하는 일이 적성에 맞는지 고민을 좀 해보시고요. B형은 주변의 변화를 즐긴다며 광고나 영상관련직을 추천했습니다. 저나 신혜원 반장은 비슷한 길로 들어선 듯합니다. 아무튼 당시에 연봉, 직업, 심지어 농구선수 포지션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혈액형 분석이 대세를 이뤘습니다.

요즘은 MBTI가 혈액형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사람을 16개 성격 유형으로 구분한 건데, 일종의 인성검사와 유사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선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골 소재로 떠올랐습니다.

▶ JTBC '팬텀싱어3'

누구나 5분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공짜로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반장들 유형도 비자발적인 협조 아래 조사를 해봤습니다. 최종혁 반장은 ISFJ 용감한 수호자, 고석승 반장은 ESFJ 사교적인 외교관, 저는 ENFP 재기발랄한 활동가였고요. 신혜원 반장은 ENTP 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였습니다. 유형별 궁합을 보자면, 저와 신 반장 그리고 고 반장과 최 반장이 서로 잘 맞았습니다. 반면, 저와 고 반장, 그리고 최 반장은 서로 얼굴을 안 보는 게 좋은 사이입니다. 다정회 가족들이 보시기에 이 분석 결과, 잘 맞는 거 같은가요?

이걸 그냥 재미로 보면 좋은데, 또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곳이 있습니다. 최근에 뜬 한 업체의 채용 안내문입니다. '저희 회사는 MBTI 타입을 중요시하는 회사입니다'라면서 검사 결과를 함께 제출해달라고 돼 있습니다. 회사가 생각하는 인재상이 따로 있을 테니 뭐라 할 일은 아닙니다. 과거 삼성에선 면접장에서 관상까지 봤다고 하니까요. 다만 혈액형도 그렇고 MBTI도 마찬가지지만, 왜 우리 사회는 사람을 구분하고 규정하는 걸 이다지도 좋아하나 싶기도 합니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마음의 여유, 아니 어쩌면 판단 능력이 부족한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요즘 입사지원서 "MBTI 제출하세요" >

(화면캡쳐 : KBS 2TV < 개그콘서트 > / 화면제공 : OBS / 화면출처 : "16Personalities'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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