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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터키도 무역전쟁…터키, 미국산 차·술·담배에 맞불관세

입력 2018-08-15 16:03

리라화 폭락 촉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에는 이'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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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화 폭락 촉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이에는 이' 보복

미국과 통상갈등을 빚는 터키가 미국에서 수입되는 승용차, 주류, 담배 등의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를 2배로 인상했다.

이는 미국이 최근 터키 외환위기를 촉발한 데 대한 보복으로, 미국과 터키가 본격적 무역전쟁으로까지 접어들며 양국의 해묵은 불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터키는 15일 관보를 통해 미국산 자동차에 붙은 관세는 120%, 주류에는 140%, 잎담배에는 60%까지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dpa, AP통신 등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화장품, 쌀, 석탄, 플라스틱, 종이 등 품목에 부과되는 관세율도 마찬가지로 2배까지 끌어올렸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의도적 경제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상호관계 원칙의 틀 내에서 관세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터키는 터키에 장기 구금된 미국인 목사의 석방 문제, 시리아 사태 해법 차이, 이란 제재에 대한 동참 문제 등을 놓고 최근 격한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미국이 자국인 목사 석방 등을 압박하며 지난 10일 터키산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종전 25%와 10%에서 2배 인상하기로 결정, 터키 리라화가 폭락하는 사태를 빚었다.

최근 리라화의 가치는 지난 수주일 사이 최저를 기록했으며 올해 초와 대비할 때 무려 42%나 떨어졌다.

터키 정부가 중앙은행의 지급준비율을 낮추고 유동성을 필요한 대로 공급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현재 리라화는 달러 대비 6.50리라로 비교적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미국에 대한 터키의 고율관세 맞불 조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전날 미국 전자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거론한 데 이은 조치로 주목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친정부 싱크탱크가 연 행사에 참석해 "우리는 우리가 해외에서 사들이는 제품보다 훨씬 낫고 품질 높은 것들을 생산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 전자제품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아이폰이 있다면 우리는 다른 한편에 삼성이 있다"며 "우리에게는 비너스(전자제품 회사 베스텔 엘레크트로니크가 생산하는 스마트폰)와 베스텔(베스텔 엘레크트로니크)이 있다"고 강조했다.

유럽 정가와 지구촌 투자자들은 터키와 미국의 해묵은 갈등이 고율관세를 치고받는 무역전쟁으로까지 비화함에 따라 큰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터키가 1952년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국으로서 유럽의 동쪽 끝에서 방파제 역할을 한 만큼 서방 측의 안보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터키는 미국의 긴장이 고조되자 서방이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하는 러시아와 밀착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저금리에 집착하는 경제정책을 펼치면서 외화 유출, 리라화 가치 폭락, 터키의 외채 상환능력 저하가 노출돼 터키의 부도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날 터키의 맞불 관세에 따라 미국이 추가 조치에 나선다면 터키의 리라화 위기가 더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일부에서는 터키의 외환위기가 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국들로 전이돼 또 다른 글로벌 경제위기를 촉발하는 계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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