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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올림픽 2연패 못 이루고 은반과 작별

입력 2014-02-21 05:13

완벽한 연기에도 낮은 점수…러시아 신예 소트니코바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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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연기에도 낮은 점수…러시아 신예 소트니코바 우승

김연아 올림픽 2연패 못 이루고 은반과 작별


김연아 올림픽 2연패 못 이루고 은반과 작별


'피겨 여왕' 김연아(24)가 이해하기 힘든 심판 판정으로 인해 아쉽게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지 못하고 은반과 작별을 고했다.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2014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획득했다. 기술점수(TES)와 예술점수(PCS)에서 각각 69.69점과 7.50점을 얻었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참가 선수 30명 중 가장 높은 74.92점을 받은 김연아는 합계 219.11점으로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7·러시아·합계 224.59점)에게 뒤진 2위를 차지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지만 홈팀 러시아 선수를 향한 심판들의 '퍼주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전날에 이어 흠 잡을 곳 없는 연기를 펼치고도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 막혔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현역 생활을 끝낸 김연아는 금 1·은 1개로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24명의 선수 중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김연아는 149.68점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만 금메달이 가능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유독 김연아에게만 들이댔던 '현미경 판정'을 고려하면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다행스럽게도 '강심장' 김연아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환호 속에 모습을 드러낸 김연아는 아르헨티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맞춰 빙판 위를 수놓았다. 올림픽을 앞두고 보정된 검은색과 보라색이 섞인 드레스는 마지막 연기에 나선 김연아를 더욱 부각시켰다.

김연아는 기본점수만 10.10점으로 가장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다. 1.60점의 가산점(GOE)까지 챙겼다. 트리플 플립 역시 문제없었다. 기본점수 5.30에 GOE 1.20점이 붙은 흠잡을 곳 없는 연기였다.

김연아는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클린 연기'를 이어갔다.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는 레벨4(포)를 받았지만 GOE는 0.93점에 그쳤다.

트리플 러츠를 수행할 때는 점프의 교과서다웠다. 하지만 심판들의 평가는 후하지 않았다. 기본점수 6.60점에 GOE 1.00점으로 7.60점을 얻는데 그쳤다.

잔잔했던 음악이 활기차게 바뀌자 몸놀림에는 더욱 힘이 실렸다. 점프는 여전히 높고 멀리 나갔다. 우려했던 체력은 후반부에 들어서도 떨어지지 않았다.

점프 3개가 기다리고 있는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에 이어 트리플 살코-더블토루프까지 김연아는 문제없이 소화했다. 코레오 시퀀스에서 잠시 숨을 고른 김연아는 마지막 점프인 더블 악셀에서 안정된 착지로 4.42점을 얻었다.

김연아는 마지막 구성요소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 4를 이끌어낸 뒤 자신만의 피니시 동작으로 예정됐던 연기를 모두 마쳤다.

4분10초간 선보였던 여왕의 몸짓이 끝을 맺자 팬들은 꽃다발을 던져 열렬히 환호했다. 천천히 링크를 돌며 손을 흔들던 김연아는 하얀색 곰인형을 집어든 뒤 키스 앤 크라이 존으로 향했다.

차분히 점수를 기다리던 김연아는 예상밖의 낮은 기록이 전광판에 찍힐 때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당황한 기색없이 자신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여왕의 품위를 유지했다.

홈 관중의 응원과 심판의 도움 등 여러 혜택을 본 소트니코바는 김연아를 밀어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러시아 여자 피겨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이다.

소트니코바는 프리스케이팅에서 무려 149.95점이나 받았다. 4년 전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세운 150.06점의 세계신기록과 큰 차이가 없는 점수였다.

기술점수(TES) 75.54점에 예술점수(PCS) 74.41점이었다. 점프에서 한 차례 삐걱거렸지만 고득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소트니코바는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쏟아내며 기쁨을 만끽했다.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는 총점 216.73점(쇼트프로그램 74.12점·프리스케이팅 142.61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2006년 토리노 대회(9위)와 밴쿠버 대회(16위)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코스트너는 세 번의 도전 끝에 첫 메달을 손에 넣었다.

포스트 김연아를 꿈꾸는 김해진(17·수리고)과 박소연(17·신목고)은 나란히 중하위권으로 첫 올림픽을 마쳤다.

김해진은 총점 149.48점(쇼트프로그램 54.37점·프리스케이팅 95.11점)으로 16위를 차지했고 박소연은 142.97점(쇼트프로그램 49.14점·프리스케이팅 93.83점)으로 21위에 만족해야 했다.

김연아의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4·일본)는 이날 142.71점으로 선전하며 총점 198.22점으로 대회를 마쳤다. 본인의 최고기록을 6점 가까이 상회했다. 하지만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의 부진(55.51점)을 만회하지 못하고 메달권 밖인 6위로 밀려났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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