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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승부조작, 폭력까지…'메달밭'에 감춰진 불편한 진실

입력 2018-12-20 22:09 수정 2018-12-21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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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쇼트트랙의 폭력에 우리가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역설적으로 이 쇼트트랙이 우리에게 선물했던 찬란한 기억들 때문일 것입니다. 쇼트트랙만 하면 TV 앞에서 모두들 환호를 했죠. 올림픽 금메달이 쏟아진 '효자 종목'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쇼트트랙의 역사는 그런 화려함 속에 불편한 기억들을 숨겨 놓았습니다. 폭력뿐만이 아니라 파벌, 승부를 조작하는 짬짜미. 그리고 바로 가장 원초적 인권파괴행위인 폭력 위에 피어난 동계올림픽의 꽃이 쇼트트랙이었습니다.

온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쇼트트랙의 역사는 33년 전인, 1985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위한 대표팀 선발로 시작됐습니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변방이었지만, 쇼트트랙이 1992년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이 되면서 우리 빙상은 갑자기 위상이 달라졌습니다.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쇼트트랙에서는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김기훈부터 김동성, 전이경, 안현수, 진선유 그리고 심석희 최민정까지 스타들이 쏟아졌습니다.

지금껏 금메달만 24개를 만들어냈습니다.

우리가 동계올림픽 역사에서 딴 전체 금메달이 46개인데, 절반 이상을 쇼트트랙에서 일군 것입니다.

스케이팅 선수가 많지 않고, 빙상장도 충분하지 않은 가운데 짧은 기간에 세계 최강이 된 쇼트트랙.

성과만 보면 기적이었습니다.

재능있는 엘리트에 모든 것을 걸고 힘을 쏟아 육성하는 시스템이 낳은 결실이었습니다.

그러나 파열음도 심심찮게 들렸습니다.

파벌과 대표 선발을 위한 짬짜미, 폭력까지.

불편한 갈등들이 터져 나왔지만 4년마다 쏟아지는 금빛 레이스에 감춰지고는 했습니다.

어찌 됐든 금메달이면 된다는 망상이 폭력을 감췄습니다.

그 안에서 고통을 견디는 것은 선수들이었습니다.

[변천사/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 대체 뭘 위해서 코치분들이나 어른들이…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뭘 위해 그렇게 했을까. 저도 이해가 안 가요.]

모든 것을 짜낸 노력의 결과물이라 믿었던 금메달.

어찌 보면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은 선수들의 인권을 짓밟고, 그 위에 피운 슬프고도 아픈 꽃이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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