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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위협'에 호신술까지…119 대원 야간출동 동행해보니

입력 2019-03-14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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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동안 이 소식도 전해졌었죠. 피해 현장에 출동을 하는 소방서 구급대원들이 구급차에서 봉변을 당한 사고들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원들은 호신술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뉴스미션, 연지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저는 서울 영등포소방서에 나와 있습니다.

최근 매 맞는 소방관들이 늘면서 호신술 교육까지 받는 상황인데요.

아니 범인을 잡는 경찰관도 아니고 구급 대원들이 호신술을 배우고 있는 현장을 가보겠습니다.

강사의 구령에 맞춰, 피하고, 넘어뜨립니다.

취재진도 대원들과 호신술 교육에 동참해봤습니다.

배운 대로 하니 상대를 쉽게 뿌리칠 수 있고, 한번 제압 당하면 일어나기 어렵습니다.

[가만히 계세요!]

[권혁신/영등포소방서 구급대원 : 구급차 안에 그런 일이 많거든요. 주먹으로 때린다거나. 방금 배운 동작은 쓸 만할 것 같아요.]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길래, 구급 대원들이 이런 훈련까지 받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틀동안 저희 취재진이 함께 출동해봤습니다.

밤 11시, 노래방에서 취객이 정신을 잃었다는 신고가 들어옵니다.

[(문제 있어?) 문제가 있잖아! 이 XX야.]

술 취해 축 늘어진 사람은 무겁습니다.

밤이 깊을수록 상황은 심각해집니다.

아프다고 해서 출동했더니, 대뜸 시비부터 겁니다.

[당신 눈매가 가만 보니, 말투가 아픈 사람에 호응하는 게 아니야. 나 집안에 수갑도 있어!]

구급차 안에서도 난동은 이어집니다.

[이런 거 XXX로 봅니다. 내가 난동 피운다고? XX 같은 소리 하고 있어]

간신히 응급실로 옮겨주고 몇 시간 뒤, 신고가 들어와 출동해보니 아까 그 남성입니다.

응급실에서도 난동을 부려 경찰서로 왔습니다.

이번에는 집 근처로 데려다 달라고 합니다.

[한 번만 태워다 주세요. (저희가 택시가 아니에요.) 가능하니까!]

소방서로 돌아와 잠깐 쉬려고 하는데

[구급대 출동하세요.]

또 출동입니다.

[(주취자예요?) 찌르고 싸웠나 봐요.]

근처 노래방, 남성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습니다.

술을 마시다 시비가 붙어 싸움이 난 것입니다.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가해자는 당당합니다.

[(주민등록번호 뭐예요?) 아니, 뭔데 이게!]

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다음 날 밤에도 신고는 계속됩니다.

이번에는 술에 취한 노숙인입니다.

[아 XX, 독하게 한 번 살아봐요.]

[아파유? 119 불렀슈?]

불이 나지 않았는데도 출동 때마다 큰 소방차가 따라다녔습니다.

주취자들이 난동을 부리지 못하게 심리적 압박을 주려는 것입니다.

[이종원/영등포소방서 구급대원 : (얼마 전부터) 소방차가 같이 나와요. 위급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해서.]

이틀 밤 동안 구급대원들이 모두 24번 출동했는데, 음주 때문에 나간 출동이 7번으로 3번 중 1번꼴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구해야 하는 구급대원들이 오히려 폭력에 노출된 현실, 술에 취한 사람들의 폭언과 폭력을 강하게 처벌하지 않으면 정말 급한 환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촬영협조 : 영등포경찰서)
(영상디자인 : 김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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