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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민재 "용두용미 위해 노력한 '하이드' 내겐 도전"

입력 2024-05-0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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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이민재(24)가 한 뼘 더 성장했다.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드'를 통해 선배 이보영, 이무생, 이청아 등 사이에서 장르물의 맛을 제대로 본 것. 이전보다 단단해진 모습으로 다음을 기대하게 했다.

지난 4월 28일 종영한 '하이드'는 어느 날 남편이 사라진 후 그의 실종에 얽힌 비밀을 추적하며 감당하기 어려운 큰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여자의 이야기를 작품이다. 극 중 이민재는 수상한 비밀의 키를 쥔 남자 도진우 역을 소화했다.

처음엔 나쁜 사람인지 착한 사람인지 알 수 없는 의문스러운 행보를 보였다. 중후반을 거쳐오며 과거에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이무생(차성재)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이보영(나문영)과 공조, 미스터리 서스펜스 장르물의 묘미를 높였다. 2017년 영화 '살아남은 아이'를 통해 데뷔,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거쳐 tvN '일타 스캔들'(2023)로 안방극장에 확실한 눈도장을 찍은 이민재는 '배우'란 직업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종영 소감은.

"항상 작품을 떠나보낼 때는 아쉬운 마음이 큰 것 같다. 근데 '하이드'는 좀 후련한 것 같기도 하다.(웃음) 내게 어려운 도전이었다. 볼 때마다 조마조마해하면서 봤다. '하이드' 도진우로서 녹아든 것 같아 다행이다 싶다. 공부가 많이 됐다."

-어떤 점에 집중해 연기했나.

"처음에 선인인지 악인인지 구분되지 않으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고자 했다. 헤어스타일적인 부분이나 흉터에도 힘을 주고 연기했던 것 같다."

-베테랑 배우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보영, 이무생, 이청아 선배님과 함께한다니 빨리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만나보고 싶었던 선배님들이다. 근데 순간 대본을 보고 역할 분석을 하면서 부담이 생겼다. 이런 선배님들과 함께할 수 있고,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민폐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하고 전에 해왔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공부도 했다. 선배님들과 감독님께 많은 의지를 하며 촬영했다."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도진우 역을 연기하며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여태까지 내가 잘할 수 있고, 경험해 봤던 자신 있는 연기를 보여줬을 때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도진우라는 캐릭터는 20대 후반 설정이다. 아직 내가 직접 겪어보지 못한 시간이다. 또 사람을 죽인 경험이 있고 그에겐 딸이 있었다. 이런 경험들이 직접적으로 할 수 없지 않나.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있을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고민이 많이 됐다."

-그럼에도 배우는 연기로 표현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에 사로잡히니 안 되겠더라. 그냥 진짜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을까 분석을 많이 하고 내가 이 장면에 안 나오지만 뭘 하고 있을까 등 본질적인 것에 더 많은 생각을 했다. 외형보다는 감정, 처했던 경험들을 더 생각하자고 생각했다."

-딥한 장르물을 경험하고 느낀 점은.

"내가 이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게 있었는데 옷도 그렇고 분장도 그렇게 하니 점점 몰입이 되더라. 조명, 세트, 미술 등 환경이 주는 힘이 컸다. 그때 카메라가 돌아가며 신기한 감정을 느꼈다. 내가 분석한 것과 다른 감정이 느껴지고 뭉클하면서도 씁쓸했다. 오묘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드라마에 담기진 않았지만 내 딸의 사진을 보면서 '예쁘다'라는 말을 속삭였는데 그런 게 하나씩 쌓이며 도진우와 가까워진 것 같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감독님이 늘 현장에서 '드라마가 공개됐을 때 시청률 올리기보다는 장르물이다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좋은 작품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라고 했었다. 용두사미 드라마가 많지 않나. 용두용미를 하고 싶다는 감독님의 의사가 강했다. 작품성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했다."

-'하이드' 촬영 종료 이후 시간을 어떻게 보냈나.

"'하이드' 끝나자마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약한영웅 Class 2' 촬영에 거의 곧바로 들어갔다. 작년 4월부터 10월, 11월까지 '하이드'를 찍고 12월부터 곧바로 들어갔다. 옛날엔 형들이 작품 끝나고 휴식이 중요하다고 그랬는데 그때마다 '무조건 소처럼 일해야지!' 그랬는데 '하이드' 끝나고 나서는 좀 쉬고 싶다 그런 게 있더라. 긴장의 끈을 놓으려는 순간 진짜 형들이 말한 것처럼 운동도 안 했는데 알이 베기더라. 형들에게 신기하다고 하니 '성장했다는 증거가 온 것 같다'라고 하더라. 극에 몰입했으니 쉬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요즘은 ('약한 영웅' 촬영도 끝나) 휴식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진짜 꿀잠을 자고 있다."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어떤 휴식을 취하고 있나.

"촬영 끝난 직후 인터뷰를 돌고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나고 준비하느라 잘 못 자겠다고 생각했는데 꿀잠을 자서 너무 좋다. 잘 쉬는 방법이 뭘까 고민하고 다른 배우 형, 누님들은 어떻게 쉬고 있을까, 연기 외적으로 다른 것에 집중할 수 있는 뭐가 있을까 고민 중이다. 아직 내겐 그런 게 없어서 아쉽다. 빨리 찾아서 힐링하고 싶다."

-어떻게 배우의 꿈을 꾸게 됐나.

"어렸을 때 운동을 계속해왔다. 태권도를 오래도록 하다가 그만둔 이유는 매일 학교 갔다가 체육관 가고 그러는 게 똑같아서 흥미가 떨어졌다. 다른 운동들도 많이 접해봤는데 운동 자체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 것 같더라. 중학교 3학년까지 고민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미 반 친구들은 진로가 명확하게 있는 걸 보면서 위기감을 느끼던 때 할머니랑 TV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보며 '나도 운동 특기 살려 군인 될까?' 했는데 할머니가 배우가 되라고 하더라. 그때부터 배우에 대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 2016년 고등학교 1학년 때 포털사이트에 쳐서 나온 방송연기학원에 다녔다. 근데 계속 잘한다, 잘한다만하니 의심이 생기더라. 그래서 6개월 만에 관뒀다. 계속 배우며 든 생각이 '연기란 학문 자체가 누군가에게 배워서 하기보다 깨닫는 지점이 많은 거구나!'란 걸 느껴 혼자 했던 것 같다. 혼자 연기 연습하고 프로필 사진 찍어서 돌리고 그랬다. 그렇게 1, 2년 했던 것 같은데 학원 다닐 때 날 예뻐한 캐스팅 디렉터님들이 있었는데 연락을 자주 줘 기회들이 생겼던 것 같다."

-주변에서 이민재 배우에 대한 이야기들을 진짜 많이 하더라.

"운이 좋은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것들이 지금 돌이켜서 생각해 보면 '정말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구나!'란 생각이 든다. 연기를 하다 만난 형 중에 평소 많이 의지하는 형이 있는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 좋아' 그랬더니 '네가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생기는 거야'라고 해주더라. 큰 감동을 받았다."

-'일타 스캔들' 때부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 같다.

"'사실 처음엔 대학교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 수시, 정시를 봤는데 다 안 되어서 오기가 생겼다. 재수 때 방송연기를 아예 하지 않고 입시 전문학원에 가서 입시 전문으로 준비했다. 수시에 붙고 나서 11월부터 3월까지 시간이 아깝지 않나. 아까워서 이 시간 동안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프로필 돌리자란 생각이 들어 다시금 캐스팅 디렉터님들께 인사를 하러 갔다. 그때 오디션 봐서 딱 하나 붙었는데 바로 '트레인'이었다. 분량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많아서 그때부터 회사를 또 알아보기 시작했다."

-그때 지금의 회사(이끌엔터테인먼트)와 만난 것인가.

"맞다. 나의 첫 회사다. 회사 들어가고 나서는 당연히 잘 풀릴 줄 알았다. 오디션 기회가 많아졌는데 1년에서 1년 반 정도 내가 못 살렸다. 보는 오디션마다 다 떨어졌다. 내가 픽이 되려면 뭐가 더 필요할까, 드라마에서 뭘 보여줘야 할까 고민됐다. 그때가 나의 성장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멧돼지 사냥'이라는 작품을 통해 물꼬가 트이면서 그 이후로부터는 오디션 보는 것도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송연화 감독님이 잘 봐줘 감사하다. '치얼업'이라는 작품을 같이 했던 한태섭 감독님과도 자주 연락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나오는 역할은 이 작품이 처음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없었는데 날 너무 좋게 봐줘 감사할 따름이다."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민재, 이끌엔터테인먼트 제공


-역할이 점점 커져서 이젠 주연급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역할이 작다 보니 대본에 쓰인 것들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형식적인 연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근데 지금은 역할도 역할이고 어느 정도 부담을 가지고 가야 하는 위치라고 생각한다. 그럴수록 내가 이해가 되고, 시청자분들께서 이해가 될 수 있을까 고민하는 지점이 많다. 나만의 분석을 가지고 나만의 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크게 든다."

-'애어른'이란 말을 자주 들을 것 같다.

"예전엔 조숙하다는 말까지 들어봤다. 좋은 의미로 받아들였는데 '하이드'라는 작품을 하면서 느낀 게 많다. 김국희 선배님, 김상호 선배님이 현장에서 주는 에너지와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감독님께서 선배님들에 대한 디렉팅을 별로 안 하는데 믿음이 있으니 즉흥적인 디렉션을 주는 것이다. 그걸 또 선배님들이 유연하게 표현하더라. 저런 부분을 배워야겠다 싶었다. 나도 망가질 때 망가지고 좀 더 장난도 치고 친근하게 다가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좀 아쉬운 것 같다. 다양한 경험을 하며 많이 유연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롤모델이 있나.

"좋아하는 배우는 많은데, 내 갈 길은 내가 만들어야지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근데 이준호 선배님은 꼭 만나고 싶다. 주변에서 날 보고 닮았다면서 2PM의 '우리집' 포인트 안무를 춰 달라고 한다. 춤을 춰 본 적이 없으니 실력은 형편이 없는데.. 그래도 이준호 선배님은 꼭 만나보고 싶다."

-하반기 계획은.

"어떠한 작품이 오든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역할이 크든 작든 상관없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노력하고 싶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배우'라는 타이틀 자체가 아직은 너무 부족한 게 많아서 내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다. 연기하는 사람이라고는 하는데 배우란 말은 아직.(웃음) 그러면서 동시에 많은 사람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매력을 갖춰야 할 것 같다. 놀랄 만한 얼굴을 스크린으로도 많이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내 가족, 내 친구들, 내 주변 사람들이 걱정 없이 살길 바란다. 그게 최고의 행복인 것 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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