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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다주·산드라 오…'동조자' 박찬욱 감독의 '픽'

입력 2024-05-03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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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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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독점 HBO 오리지널 리미티드 시리즈 '동조자'가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작품 속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은 캐릭터들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보는 순간 빠져든다. 독특한 매력의 파란 눈의 베트남인

박찬욱 감독의 신작 '동조자'를 이끄는 건 단연 주인공 대위(호아 쉬안데)다. 작품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대위는 프랑스·베트남 혼혈의 남 베트남 비밀경찰이자 CIA 비밀 요원, 그리고 공산주의 북 베트남의 간첩으로 외모부터 정체성, 임무까지 끊임없는 이중적 갈등에 처하며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한다.

태생부터 반반의 정체성을 가진 대위는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극심했던 1970년대 베트남전 당시 양 진영 모두에도 속할 수 있지만 어디에도 속할 수 없던 존재다. CIA 비밀 요원으로 공산당 간첩을 색출하는가 하면 공산당 스파이로 남 베트남의 비밀 정보를 빼돌리기도 하는 두더지 역할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인물. 절체절명의 선택마다 알 수 없는 대위의 미소는 박찬욱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아이러니와 패러독스를 대변한다. 특히 3화에서 암살을 시도하며 대위가 겪는 혼란과 갈등을 블랙코미디적으로 그려낸 신은 '동조자' 최고의 명장면이다.

#유쾌한 로다주, 파격적인 로다주, 그 옆에 또 새로운 로다주

'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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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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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다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매 등장만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화의 CIA 요원 클로드, 2화의 동양학 교수 해머, 3화의 하원 의원과 작가주의 감독 등 충격적인 비주얼과 각 캐릭터의 강한 개성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혼신의 연기 쇼로 탄생했다.

특히 4명의 로다주가 한 번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박찬욱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돋보인다. 대위를 가운데 놓고 그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압박해오는 4명의 로다주는 미국이라는 소재를 표현하는 박찬욱 감독의 천재적인 아이디어의 대표 장면이다. “성공한 백인 남성들은 곧 미국의 자본주의를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일 뿐, 결국 하나의 존재라고 느꼈고 이 점을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었다”라고 밝힌 박찬욱 감독의 로다주 활용법은 4화 이후 이야기 전개에 더욱 강렬함을 더할 예정이다.

#박찬욱의 최애 캐릭터, 왕관을 쓴 광대 장군

'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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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이 제일 애착을 가진 캐릭터로 꼽은 장군(또안 레)은 패망한 남 베트남의 비밀경찰의 수장이다. 맹목적인 자긍심에서 오는 허영의 이상주의는 박찬욱이 표현하고 싶던 패러독스를 가장 유쾌하게 대변한다. 패전 후 난민 생활을 하면서도 장군으로서의 권위를 지키려는 모습이나 가장 미국적인 삶을 살면서도 끝없이 베트남 난민 커뮤니티의 두더지를 색출하기 위해 집착하는 그의 모습은 대위의 이중적 갈등만큼이나 아이러니하다. 우스꽝스러운 광대 같으면서도 대위에게 암살 명령을 내리는 냉혈한 그의 모습은 '동조자'가 선사하는 블랙코미디의 큰 축을 담당한다.

#'대위에게 동조된 소피아 모리
'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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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머 교수의 동양학 연구실 소속의 소피아 모리(산드라 오)는 대위의 보스이자 연인이다. 아시아계 여성이지만 대위와는 달리 뼛속까지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진 인물이다. 대위와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며 순수하고 솔직한 그의 모습에 동조되기 시작하고 대위는 그를 전적으로 믿고 의지한다. 하지만 대위와는 달리 미국인 특유의 쿨하고 독립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이후 대위와의 어떤 관계를 형성해 나갈지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한다.

#적인가 친구인가, 대위의 의형제 본
'동조자'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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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위의 의형제 중 한 명인 본(프레드 응우옌 칸)은 미국 망명 중 북 베트남 공습에 아내와 아이를 잃고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장군의 소령 암살 지시를 도우며 자신이 수십 명의 북 베트남 공산당을 죽인 작전의 요원이었음을 털어놓아 대위에게 충격을 던졌다. 북 베트남의 만과 남 베트남의 본 그리고 북과 남에 모두 걸쳐있는 대위 까지, 피의 우정을 나눈 세 사람이 과연 진짜 친구일지 적일지 '동조자'에 담긴 부조리의 아이러니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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