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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 바꿔도 '자녀 되찾기'는 별따기…"얼마나 기다려야"

입력 2024-04-30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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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인 아내가 자녀들을 데리고 사라졌다면서 서울 강남역에서 러닝머신 위를 뛰며 시위를 벌인 미국인 남성이 있습니다. 이 미국인 남성이 4년 만에 아이들을 되찾았습니다. 최근 관련 법이 바뀐 덕인데, 아직 이 혜택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모래사장에서, 집채만 한 나무 위에서 아이들은 웃습니다.

[시치 존 빈센트/아동 탈취 피해자 : 산에 가고 바다에도 갑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어요. 꿈만 같아요. ]

이 미국인, 한때 '런닝머신 아빠'로 알려졌던 존 시치입니다.

한국 법원과 경찰서 앞에서 '러닝머신'을 뛰며 아이들을 찾고 싶다고 시위했습니다.

아이들과 헤어진 건 2019년 11월입니다.

한국인 부인은 '친정에 간다'며 데려갔고 연락이 끊겼습니다.

국제적 협약으로 범죄로 규정한 이른바 '아동 탈취'입니다.

미국과 한국 양쪽에서 양육권, 아동 반환 소송을 이겼지만 현실에선 소용없었습니다.

아이를 데려오는 건 법원 집행관, 서류 송달과 영장 집행 등을 하는 공무원이지 아동 전문가가 아닙니다.

보호하는 부모 영향력 아래 있는 아이들은 집행관 따라나서기를 거부하기 마련이었습니다.

이 '거부'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지적이 쏟아졌고 지난 1월 집행 예규에서 이 규정이 삭제됐습니다.

그리고 지난 15일, 존은 4년 만에 아이들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시치 존 빈센트/아동 탈취 피해자 : 믿기지 않아서 달려가 껴안아 보곤 합니다. 그러곤 '아 진짜구나' 하지요. 이제야 완성된 느낌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아이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비슷한 사연으로 아들 준이를 못 본 지 5년 넘은 성재혁 씨, 어제(29일) 집행관과 미국 대사관 직원 등이 아이를 찾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를 데리고 잠적했습니다.

[송미강/부모따돌림방지협회 대표 (집행 동행) : 학교에 연락을 했더니 이미 지난 주말부터 병결을 내서 학교에도 없다고…]

법원이 양육할 자격이 있는 부모가 누군지 판단했지만 사사롭게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영문 모르고 엄마 따라 도망 다녀야 합니다.

일종의 학대입니다.

[성재혁/아동 탈취 피해자 : 아이가 눈앞에 거의 보이는 것 같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또 기다려야 아이가 올지…]

성씨가 다시 좌절을 겪은 이날 미국 국무부는 3년 연속 우리나라를 '아동 탈취 협약' 미이행 국가로 지정했습니다.

[화면제공 영화 'Do you remember d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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