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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동창' 정재호 대사, 갑질 논란 이후 연이어 일정 취소

입력 2024-04-01 17:10 수정 2024-04-01 17:11

대사관 측 “대사님은 오전 반가 내신 걸로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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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관 측 “대사님은 오전 반가 내신 걸로 알아”

정재호 주중대사. 주중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정재호 주중대사. 주중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대사관 직원을 상대로 폭언 등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외교부 본부 차원에서 조사에 들어간 정재호 주중국 한국대사가 언론 보도 이후 예정된 일정을 연이어 취소하거나 연기했습니다.


매월 한 차례 베이징 특파원단과 브리핑을 열어온 정 대사는 '갑질' 의혹이 보도되자 브리핑 예정일 사흘 전 갑작스럽게 '일신상의 사유'를 들어 참석 불가 입장을 공지했습니다. 오늘 열린 브리핑엔 정 대사를 대신해 하급자인 공사참사관들이 자리했습니다.

정 대사는 베이징 특파원단과 엠바고 파기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지난 2022년 11월 첫 주에도 특별한 사유 없이 대사 브리핑을 취소하고 이번처럼 공사참사관급 브리핑으로 바꾼 적이 있습니다.

매주 월요일 오전 정 대사가 주재하는 내부 전체회의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주중대사관 관계자는 “내부회의는 취소된 것이 아니라 관례에 따라 하루 연기한 것”이라며 “대사의 일정이나 여타 사유가 있을 경우 상황에 따라 연기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예정된 일정에 연달아 나타나지 않은 것은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으로 인한 부담감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미 외교부가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언론을 직접 대면하거나 다수의 대사관 직원을 만나는 자리는 꺼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입니다. 대사관 측은 오늘 오후 “오전 반가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재호 주중 대사가 28일 '갑질' 논란 보도 이후 주중국대사관에서 개최한 2024년 한중 우호수호천사단 발대식에 참석했다. 주중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정재호 주중 대사가 28일 '갑질' 논란 보도 이후 주중국대사관에서 개최한 2024년 한중 우호수호천사단 발대식에 참석했다. 주중한국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앞서 이달 초 외교부에는 정 대사가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한 주재관에게 폭언 등 갑질을 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8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사안이 인지되면 철저히 조사한 후 원칙에 따라 한 점 의혹 없이 처리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동일한 원칙에 따라서 철저히 조사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 대사는 논란 이후 '갑질 신고 언론 보도 관련 입장'이라는 짧은 입장문을 내고 언론 보도 내용은 일방의 주장만을 기초로 했고 사실관계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 현 단계에서 구체적 언급을 삼가고자 하며 관련자의 명예가 걸려 있어 추측 보도를 자제해달라고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 첫 주중대사로 임명된 정 대사는 윤 대통령과는 충암고등학교 동기 동창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중국 정치경제 전문가로서 서울대 정치외교학부에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에 정책 자문을 했고 대선 직후인 2022년 6월 주중대사에 내정돼 두 달 뒤 제14대 대사로 정식 취임했습니다.

이도성 베이징특파원 lee.dos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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