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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떨어진 구호품 건지려다 12명 익사"…가자 주민의 비극

입력 2024-03-27 11:48 수정 2024-03-2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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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에서 투하된 구호품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극심한 식량난에 주민들은 구호품을 받으려 달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공중에서 투하된 구호품들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떨어지고 있다. 극심한 식량난에 주민들은 구호품을 받으려 달려가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에서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려다 최소 12명이 익사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6개월 가까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은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로이터통신이 보도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 해변에 공중에서 구호품이 투하됐습니다.
 
떨어지는 구호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영상=로이터통신〉

떨어지는 구호품을 향해 달려가는 사람들. 〈영상=로이터통신〉

사람들은 구호품을 차지하기 위해 앞다퉈 달렸고, 바다로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기도 했습니다.

한 젊은 남성은 그 과정에서 몸이 축 늘어진 채 해변으로 끌려 나왔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 남성을 살리려 흉부 압박을 시도했지만 포기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남성은 "아이들에게 줄 식량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들었다가 순교했다"며 "구호품은 육로를 통해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전달된 구호품은 미국이 투하한 것으로, 80개 묶음 중 3개가 바다에 떨어진 것으로 미국 측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육로를 통한 구호품 전달이 원활하지 않자, 항공기로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투하하거나 선박을 이용해 대규모 물자를 해안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구호 단체들은 이렇게 전달되는 구호품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공중에서 낙하한 구호품들이 바다로 떨어지자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사진=로이터통신〉

공중에서 낙하한 구호품들이 바다로 떨어지자 사람들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사진=로이터통신〉

구호품을 받으려다 사망하는 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이번 구호품 전달 과정에서 최소 12명이 익사했고, 6명은 땅에 떨어진 구호품을 향해 여러 사람이 달리는 과정에서 사망했다고 하마스 측이 밝혔습니다.

또 이달 초에는 공중에서 투하한 구호품의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주민 5명이 이에 맞아 숨지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하마스는 성명을 내고 "구호품 공중 투하를 즉각 중단해 달라"며 "육상 국경검문소를 열어 인도적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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