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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코로나 책임론' 확산…탄핵 움직임 고조|아침& 세계

입력 2021-01-21 09:38 수정 2021-01-2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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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우리 시간으로 오늘(21일) 새벽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46대 대통령으로 취임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브라질 내에서는 탄핵 가능성까지 다시 제기되고 있습니다.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아파트 주민들이 집안에서 한꺼번에 냄비를 두드립니다. 지난 15일부터 지금까지 주요 도시에서 이처럼 냄비 등으로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에 대한 안이한 인식과 대응을 비난하기 위한 겁니다. 시위 참가자의 말,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시위 참여자 : 대통령은 사망자가 그만 나와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해요. 브라질은 이미 사망자가 많은데, 그는 매일 더 많이 원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너무나 지쳤습니다.]

브라질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습니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도 21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 17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외곽 지역은 공공 의료체계 자체가 붕괴된 상황입니다. 북부 지역에서는 치료 도중 산소 부족으로 최소 14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아마조나스주에서는 코로나19 환자의 가족들이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서 산소통을 들고 줄을 서고 있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책임론이 커지면서, 시민단체들과 야권을 중심으로 탄핵 움직임이 다시 시작되고 있습니다. 하원 의장에게 제출된 탄핵 요구서만 6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대한 안이한 인식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화이자 백신을 맞고 악어로 변할 수도 있다는 황당한 발언을 해서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당시 문제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브라질 대통령 (지난 해 12월) : 화이자 (백신)와의 계약은 분명합니다. '어떠한 부작용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만약 (백신을 맞고) 악어가 된다면 그것은 당신 책임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본인과 가족들은 물론이고 최측근으로 꼽히는 기업인과 모우랑 부통령, 그리고 상원의장과 하원의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줄줄이 코로나19에 감염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임수진 대구가톨릭대 중남미학부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 브라질 내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추진론이 다시 힘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탄핵될 가능성 얼마나 된다고 보세요?

    지금 브라질 국민들은 우리에게는 산소도 없고 백신도 없고 정부도 없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도 탄핵절차 개시 권한이 있는 하원의장은 탄핵 요구안을 모두 거부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대통령 탄핵 논의는 불가피하겠지만 지금은 재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에 집중할 때이고 그러니까 본인 임기 중에는 탄핵을 개시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탄핵안 발의를 주장하는 야당들이 시민사회에 동참을 호소하는 것도 이처럼 하원의장의 막강한 권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에 하원의장이 바뀌는데요. 보우소나루 대통령 소속 정당은 없지만 측근이 선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민적 저항이 따르지 않는다면 탄핵안이 하원에 상정될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치적, 이념적으로 꽤 가까웠습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 보우소나루 대통령 입장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굉장히 압박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십니까?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강화를 외교 목표로 삼고 또 다자외교를 지향하면서 미국과는 협력 파트너 역할을 해 왔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정책 기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의 부정선거 주장과 미국 의회의 난입사태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죠. 그만큼 두 정상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시각 차이가 큽니다. 아마존개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친환경 정책을 앞세운 바이든 행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수혜를 봤던 브라질의 통상 압박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고요. 또 OECD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로서는 미국의 지지를 얻는 것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향후 미국과 브라질의 관계에 난항이 예상됩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를 향해 '미국의 귀환'을 선포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끝내고 '다자주의' 복원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노선을 같이 하면서 '자국 우선주의'를 외쳤던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외교적 고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신들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려온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재는 매우 뼈 아픈 상황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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