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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괴한에 또…'비룽가 국립공원' 경비대원들 피살|아침& 세계

입력 2021-01-13 10:01 수정 2021-01-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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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아침&'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아침& 진행 : 이정헌


멸종위기에 처한 산악고릴라의 주요 서식처로 유명한 곳이죠.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경비대원 여섯 명이 괴한들의 공격을 받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1일 민주 콩고 북동부에 위치한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무장을 한 괴한들에게 피살된 경비대원들의 장례식이 열렸습니다. 가족과 동료들은 숨진 경비대원들을 추모하면서 고인들은 불법 밀렵을 단속하고 산악고릴라 등 멸종위기의 동물들을 지키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피해 경비대원의 형 : 우리 가족은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그는 많은 일을 주도하고 챙겼습니다. 좋은 조언자이자 일꾼이었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을 즐겼습니다. 우리는 그의 죽음으로 큰 슬픔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의 배후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무장 반군의 소행일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에도 경비대원 12명과 민간인 5명이 피살됐는데, 르완다 해방 민주 세력이라는 반 르완다 정부 성향의 후투족 무장단체가 배후로 지목됐습니다. 민주 콩고는 오랜 내전으로 치안이 불안한 데다, 비룽가 국립공원은 780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광활한 지역에 밀림이 우거져 있어 반군단체와 밀렵꾼들의 공격이 더욱 잦은 상황입니다. 192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지금까지 200명 넘는 경비대원이 피살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4월 피살 사건은 경비대원과 산악고릴라들이 함께 찍은 이 사진이 공개되고 불과 며칠 후에 발생했습니다. 두 발로 선 채 뒷짐까지 지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고릴라들과 경비대원의 친밀함이 느껴지는 사진이라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냅니다. 비룽가 국립공원 경비대원들은 반복되는 피살 사건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힘든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산악고릴라와 숲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비룽가 국립공원 관리자 : 물론 우리는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모든 직원들이 이러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란 확신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비룽가 국립공원에서 경비대원 피살사건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는지 전문가와 좀 더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먼저 민주콩고에 위치하고 있는 비룽가 국립공원이 과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죠.

    이곳은 1979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정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여기는 열대우림 그리고 이제 건기와 우기가 분명한 사바나지역 그리고 이제 산악지역이 고루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지가 되고 있는데요. 서울의 한 13배, 충청북도보다 조금 큰 지역에 산악고릴라, 코끼리, 사자, 악어 등 다양한 멸종위기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물 다양성을 지키는 지구의 보루인데요. 이 때문에 인류 차원에서 이를 보호해야 할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94년에 르완다 내전으로 난민들이 대거 유입하면서 생태계가 많이 파괴됐거든요. 그래서 유네스코로부터 멸종위험에 처한 세계유산으로 지정됐는데요. 굉장히 세계적인 관심이 필요하고 왜냐하면 지구 자연을 우리가 지켜야지 서로 이제 이 지구가 계속 유지되지 않겠습니까?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관심을 가져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쥬라기공원의 작가인 마이클 클라이튼이 쓴 콩고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그 배경이 된 지역이기도 합니다. 전 세계가 이런 작품에 관심이 있고 이 지역의 보존, 치안에는 관심이 없다는 건 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 그렇게 가치가 높은 지역인데도 비룽가 국립공원은 치안이 매우 불안합니다. 그래서 경비대원들이 잇따라 피살되고 있는데 특별한 배경이 있을까요?

    이건 민주콩고라는 나라 자체가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한반도의 10배가 넘는 넓은 영토에 8900만이 살고 부족이 600개가 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서로 이제 갈등하고 싸우고 있는데요. 나라는 1인당 GDP가 500달러에 지나지 않는 아주 가난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는 독재, 부패, 인권유린 등의 문제가 지적돼서 어떤 지방까지 제대로 손이 미치지 않는 지역입니다. 이곳은 수도에서 수백 킬로미터, 굉장히 이제 멀리 떨어진 지역이고요. 동쪽으로는 우간다, 동남쪽으로는 르완다를 접경하고 있는 국경지역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 자리 잡은 후투족은 중앙정부와 긴장관계가 있습니다. 그리고 반군도 다양한데요. 반군은 중앙정부군과는 물론이고 다른 반군과도 싸웁니다. 그래서 이제 어떤 정부에서 조직하고 운영하는 그리고 외국의 관심이 많은 이런 국립공원에 대해서 공격하고 경비대원을 피살하는 이런 만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입니다.


 
  • 그렇다면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비룽가 국립공원의 경비대원들을 돕고 멸종위기에 처한 산악고릴라를 보호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뭐가 있을까요?

    가장 많이 할 수 있는 건 국제적인 관심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기부를 하는 겁니다. 이를 통해서 자연을 지키고 치안을 확보하면서 동식물,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지구라는 이 별을 함께 공유하는 작업이 될 수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온 여러 자료를 보면 8달러를 기부하면 경비대원들이 이 밀림을 다닐 수 있는 새 부츠를 살 수 있고 32달러를 기부하면 경비대원 1명과 가족이 생활비를 충당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니까요. 수많은 전 세계의 기부가 앞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유네스코는 지난 1994년, 비룽가 국립공원을 '위기에 처한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했습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비룽가 국립공원은 불법 밀렵과 무장단체들의 습격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경비대원들의 사명감과 희생만으로는 비룽가 국립공원을 지켜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반복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전 세계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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