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갑자기 많이 온 눈 때문에 며칠, 힘들지만 작은 즐거움을 찾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눈사람을 귀엽게 만드는 건데요. 눈으로 만든 오리가 유독 인기가 많습니다. 만드는 도구는 없어서 못 팔고 서너 배 웃돈을 얹어서 중고 거래를 할 정돕니다.
이희령 기자가 직접 만들어봤습니다.
[기자]
올겨울엔 눈사람보다 눈오리가 인깁니다.
실시간 검색어에도 올랐습니다.
제가 직접 눈오리를 한 번 만들어보겠습니다.
손바닥 높이 만큼 눈을 모은 다음에, 집게 사이에 눈을 넣고 꽉 눌러주면요.
금방 눈오리 한 마리가 됩니다.
이런 눈 집게로 예쁜 하트와, 작은 공 모양.
모자 쓴 눈사람도 만듭니다.
눈 집게 판매는 1년 전보다 서른 배 넘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구하기가 힘듭니다.
중고도 서너 배 웃돈을 줘야 합니다.
눈오리 만들기가 뜻밖의 선물이 되기도 합니다.
카페 사장님은 가게 앞에서 눈오리 가족을 발견했습니다.
[김다아/카페 운영 : (문 열고 나왔는데) 오리가 좌르륵 진열된 거 보고선 깜짝 놀라서…저도 카페에서 손님을 못 받는 입장이고 자칫하면 우울할 수 있는 상태였는데 정말 선물 같은 하루였어요.]
고마운 마음을 소셜미디어에 올렸습니다.
만든 사람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한동네에 사는 대학생이었습니다.
[김예림/대학생 : 우연히 마침 눈이 와서, 생일 겸으로 너무 기뻐서 나가서 만들게 됐는데 사장님도 좋아하시고, 저도 뿌듯하고…]
[김규민/김예림 씨 동생 : 집 앞에서부터 난간마다 오리들이 다다다다 있고…길마다, 손바닥 한 뼘 되는 거리마다 오리가 있었으니까 한 수백 개 만들지 않았을까 싶어요.]
이렇게 태어난 눈오리들, 지금도 동네 곳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리를 집에 데려가는 이웃도 있습니다.
[이웃 주민 : (이렇게 가져가면) 한 쌍이 되겠네요. 우선은 꽁꽁 얼렸다가. 또 꺼내 놓고. 재밌잖아요.]
차가운 눈이 선물한 따뜻한 마음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