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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기부 약속 지킨 '대구 키다리 아저씨'의 마지막 선물

입력 2020-12-23 21:06 수정 2020-12-24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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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이맘때쯤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한 남성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꼬박 10년 동안 10억 원 넘게 기부한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입니다. '그동안 즐겁고 행복했다'면서 마지막 선물을 남겼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키다리 아저씨가 대구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처음 찾아간 건 2012년 1월입니다.

이름을 밝히지 않고 1억 원을 내놓고 사라졌습니다.

같은 해 12월에도 1억 2천여만 원을 냈고 그다음 해에도, 또 그다음 해에도 어김없이 매년 12월이면 모금회를 찾았습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도와달라는 말도 잊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2300여만 원을 내며 금액이 적어 미안하다고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그가 건넨 봉투엔 5천만 원짜리 수표와 손편지가 있었습니다.

'스스로와 약속인 10년 기부를 마지막으로 기부를 마무리한다'며 지난 10년간 나누면서 즐겁고 행복했다고 적었습니다.

[이희정/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기부를) 포기할 수가 없었고, 매달 적금을 부어가며 1년, 1년을 기부를…]

대구에서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키다리 아저씨는 늘 수익의 3분의 1을 소외된 이웃에게 나눠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끼고 모아 번 돈으로 모두 10억 3500만 원이 넘는 기부금을 냈습니다.

올해 마지막 기부를 마치면서는 그는 앞으로 더 많은 키다리들이 나와 나눔에 참여해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키다리 아저씨는 마지막까지 얼굴과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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