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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손실 보상금도 지급 안 돼…복지부-상급종합병원 신뢰관계 형성 아직"

입력 2020-12-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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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환자의학회 코로나19 TF 홍보이사'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 소셜라이브 이브닝 출연

민간병원 병실, 안 내주는 것인가 못 내주는 것인가?
"16일 복지부-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 간담회…큰 진척 없어"
정부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에 대한 손실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약속에도 신뢰 못 하는 병원들…왜?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 손실 보상금 670억…정부, 법원 판단 나와도 지급하지 않아"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전담 병원 역할 한 대구동산병원 보상금도 제대로 지급 안 돼"

"현재 운영중인 일반 중환자 병상을 코로나 중환자 병상으로 전환시 병상 규모 20% 수준으로 줄어"
"일반 중환자 대비 인력과 장비 등 3~4배 투입되기 때문"
"상급병원서 2~3병상씩 병상 확보하는 것보다 거점전담병원 둬야"

"상급종합병원 전문의들, 이미 본업 제쳐두고 공공의료원 파견 가서 코로나와 사투중"
"서울시 임시선별진료소에도 민간병원 의료진들 적극 자진해 동참중"
"손실보상 외에도 비 코로나 중환자에 대한 대책 등 종합적으로 논의해야"
"복지부와 갈등의 골 여전하나 당연히 유례없는 감염병 대유행에 함께 노력할 것"

정부의 '코로나 준중환자실' 운영 방침은?
"지금이라도 이런 개념을 분리시킨 건 바람직"
"하지만 중환자실-준중환자실, 서로 다른 병원에 산발적으로 만들어선 안 돼"
"준중환자실 병원서 중환자실 병원으로 이송하는 데에 위험"
"준중환자실-중환자실, 한 기관에 있을 때 환자 인계에 안전"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한국중환자의학회 코로나19 TF 홍보이사)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오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1,014명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423명의 확진자가 서울 한곳에서만 발생하면서 처음으로 지역의 일 확진자 수가 400명대를 넘어서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서울시는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시나리오를 마련하는 등 대책마련에 굉장히 분주한 모습인데, 정작 가장 중요한 병상 확보에는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일반 병상뿐만 아니라 당장 집중 치료가 필요한 ‘중증환자’의 병상역시 턱없이 부족해지면서 오늘 병상 배정을 기다리던 60대 환자가 숨지는 안타까운 일마저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공공병원들의 환자 수용 능력이 한계치를 넘어서면서 이제 호텔이나, 기숙사, 교회까지 등등 정부가 곳곳에서 병상을 확충해보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확진자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특히나 중증 환자들을 위한 병원을 확보하려면 결국엔 국공립대학병원이나 큰 민간병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인데 쉽지가 않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죠.

그래서 오늘 소셜라이브 이브닝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서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대책은 과연 무엇일지 알아보겠습니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교수와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홍석경 교수: 네, 안녕하세요.

◆박상욱 앵커: 오늘 확진자 추이부터 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틀 연속 천 명대 확진자가 추가됐는데… 사망자도 하루에 22명, 역대 최대로 이렇게 나오게 됐습니다.

이제 또 문제가 인공호흡기나 산소치료가 필요한 위중증 환자의 비중이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는 이런 부분일 텐데 특히 그 중에서도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의 환자가 많다는 점, 참 우려스러운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홍석경 교수: 우려스럽다기보다는 이미 위기 상황으로 접어들었다고 저희는 보고 있고요. 확진자가 증가되면 거기에 따른 위중증 환자가 증가되는 것은 국내에서 제1차, 제2차 대 유행 그리고 세계의 각국의 데이터를 보면 예견이 되는 부분입니다. 이미 400명, 500명 이상의 환자가 있을 때부터 그 발생 이후부터 한 열흘, 그다음 보름이 지나면 위중증 환자는 일정 비율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고요.

지금 최근에는 3차 대유행이, 처음에는 젊은 연령으로 시작됐으나 지금 고령 연령이 점점 증가되고 있고. 뉴스에서 보시다시피 요양병원이나 집단 시설 단위로 지금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서 아마 위중증 환자는 더 진행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때까지 데이터를 보시면, 고령 환자에서 수치상으로는 굉장히 높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데이터는 확진자 중에 사망하는 그런 치사율이 1%내외가 되는데, 그래프에서 보시다시피 60세부터 1.1%로 증가가 돼서 80세 이상이 되면 15%이상이 됩니다. 그러면 10명이 확진되면 그 중에 한 명 이상이 사망한다는 의미가 되고요.

1차 대유행 때는 대구, 경북 병원 지역으로 원래 고령부터 시작되지 않았습니까? 제1차 대유행 때의 치사율은 80세 이상은 35%에 가깝습니다. (위험도가) 굉장히 높은 환자들이기 때문에 지금 있는 위중증 환자는 점점 더 증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박상욱 앵커: 그러다 보니까, 위중증 환자를 위한 병상 부족 문제.. 더욱이나 더 집중해서 우려와 걱정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인데, 사실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확산세는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예견이 가능했었던 일이고. 그런데 그런 우려가 일찍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병상 부족사태가 어쩌다 이렇게 현실이 됐을까요? 왜 미리 대비를 하지 못했을까요?

◇홍석경 교수: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는 제1차 대유행이 지나고 가을, 겨울 이후에 대유행이 한 번 더 올 것이다(이런 식으로) 몇 차례 정부에 대안을 제시한 바가 있었는데 사실 이것들은 이미 의학적으로 예견돼있었지만 준비가 미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희가 단계별로, 1단계는 저희가 하고 있는 대로 공공의료 위주의, 그리고 일부는 상급종합병원에 3병상씩, 5병상씩 이렇게 십시일반 하듯이 하던 것들이 1단계고. 2단계는 조금 더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서 거점전담병원을 제의를 했었고, 3단계는 컨벤션 센터 단위의, 큰 단위로 저희가 제의한 바 있는데…

사실 준비가 그런 부분에서 좀 미진했고 지금 닥치고 나서야 각 병원 별로 병상을 구하는 좀 안타까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아무래도 그런 미진한 준비의 결과가 결국에 현재 부족한 병상 수로 드러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살펴보면 서울이 한 개, 경기가 두 개, 인천 한 개. 이렇게 해서 전국에 41개의 병상만 남아 있는 상태죠.

그렇다 보니까 방역당국이 최근 들어서 부쩍 적극적으로 위중 환자들을 위한 병상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방역 당국의 브리핑 내용 듣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윤태호 /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16일)]
“위중증 환자를 위한 중환자 치료 병상도 확충 계획에 따라 신속히 확보할 수 있도록 중점적으로 노력 하고 있습니다.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 준중환자 병상을 지정, 운영하고 있으며 15개 병원 59개 병상을 현재 지정하여 운영중입니다.”

“저희가 위중증 환자를 5에서 7등급으로 나누어서 (관리)하는데 특히 5등급 고유량 산소요법을 할 수 있는 환자들 같은 경우는 중환자실이 아니라 하더라도 관리가 잘되는 병상에 입원을 해서 치료가 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런 환자들을 위한 준중증환자 치료병상이 새로 범주에 추가되어서 중환자실의 회전율 그리고 병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저희가 준비를 했다는 말씀 드립니다.”

◆박상욱 앵커: 네, 꼭 중환자실이 아니더라도 준중증환자 치료 병상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추가해서 관리하겠다, 그러니까 중환자실 자체가 부족하다 보니까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서 대응하겠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홍석경 교수: 준증환자실이라는 건 사실 우리나라 수가 제도에 들어와 있지 않은 개념입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의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이라면, 수가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병원 안전 문제에서 저희 준중환자실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코로나 위중증환자로 중환자실에 재원하고 있는 환자들을 직접 들여다봤더니, 실제로 인공호흡기를 투여하고 있지 않은 환자들이 50~60%해당되기 때문에 이 환자들을 스텝다운 할 수 있는 준중환자실을 만들겠다는 게 정부 방침입니다. 그래서 이런 준중환자실은 사실 개념적으로 이걸 도입했던 건 저희는 바람직하다고, 지금이라도 이런 개념을 분리시킨 건 바람직하다고 생각이 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중환자실과 준중화실은 유기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인공호흡기 넣기 직전의 환자들은 이제 급격히 악화 시점에 있기 때문에 준중환자실에 있던 환자들이 언제든지 중환자실에 들어가게 되고 그 크리티컬한 포인트, 그 시점을 놓치게 되면 그래서 치료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부분이 있죠.

그런데 지금 나오고 있는 정책은 준중환자실을 위한 병원을 따로 만들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거기서 상태가 점점 나빠지는 굉장히 중요한 시점에 환자를 이송해야 하는 부분이 생기게 되는데 1차 대유행 때부터 저희가 말씀드렸던 건 우리나라의 환자이송시스템이 중환자를 옮기기에 그렇게 안전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지금 최근에 있는 코로나19는 폐렴 환자이기 때문에 환자가 이동 중에 고농도 산소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그렇게 장착된 엠뷸런스가 극히 제한적이고. 그렇게 갑자기 나빠지는 시점에 환자 이송 중에 인공호흡기를 다시 달아야 하는 그런 술기가 필요하다든지, 혈압이 떨어지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을 오히려 술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그래서 준중환자실은 중환자실과 한 공간에서 한 기관에 있을 때 서로 환자를 주고받고 이런 게 안전하다는 게 담보로 되는데 준중환자실의 개념은 있지만 산술적으로 환자를 넣을 수 있는 공간 확보에만 (집중)되어있지, 진료의 그런 연속성과 체계성에서는 문제가 있지 않은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이제 정부가 병상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서 대학교 기숙사, 생활치료센터 등 여러 대안들도 있지만 민간병원에도 많은 지원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일단 현재까지 병상을 제공한 곳 평택에 있는 박애병원 한 곳인데 뭐랄까요, 그러다보니까 ‘왜 민간병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 않느냐’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단도직입적으로 여쭤보면, 안 하는 건가요, 못 하는 건가요?

◇홍석경 교수: 그 부분을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안 그래도 언론과 정부에서 상급종합병원이 움직여야 한다는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아웃브레이크가 더 심해지면 어느 정도 필요는 하겠죠.

어제 아마 뉴스에서 보셨을 겁니다. 산모가 응급실을 결국 전전긍긍하다가 사산을 했다는 얘기가 나오듯이, 상급종합병원의 주요 기능은 중증과 급성기 환자 치료에 있습니다. 사실은 상급종합병원 특히 서울 수도권에 있는 경우는 1,000병상이 넘죠.

1,000병상인데 그 중에 왜 중환자실을 하다못해 10병상이나 20병상도 채 못 만드느냐고 이야기하시겠지만 그건 완전히 산술적인 부분이 되겠습니다. 중환자실은 각 병원별로 전체 병상의 적으면 5%, 많으면 1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000병상 계산하면 50병상에서 100병상 가지고 있다, 운영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고요.

코로나19는 감염병 환자기 때문에 같은 중증도라도 코로나 감염 환자 한 명의 중환자를 보기 위해서는 일반 중환자 간호사가 세 배에서 네 배정도 들어가게 됩니다. 그래서 중환자실을 만약에 5병상을 코로나 환자를 받는다고 하면 그럼 15배드를 죽여야 이 환자를 받을 수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식으로, 산술적으로 하면, 중환자실 100병상 중에서 (코로나 병상) 5병상을 만드는 건 20병상을 죽이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됩니다. 그런 산술적인 부분도 있고.

기능적으로 봤을 때 중환자실에 중증 환자가 아닌 경우가 많다는 보도도 제가 봤습니다. 중환자실은 물론 지금 당장 폐렴이나 패혈증 등으로 중증도가 아주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경우도 있지만 외과계열인 경우에는 암수술이라든지 이식 수술 후에 그런 환자들의 개두술을 한다든지, 개흉술, 개복수술 같은 굉장히 전문적이고 고난이도의 수술한 환자들의 수술 후 모니터링 공간입니다.

왜냐면 그 후에도 인공호흡기를 계속 가지게 되고 또 이런 고난이도 수술인 경우에 재수술의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런 모니터링의 목적이 있기 때문에 만약에 중환자실을 100병상에서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5병상만 놓아도 축소 운영을 20%를 하게 되는데… 그럼 중환자실 축소만 하는 게 아니라 수술 규모도 줄여야 하는 부분이 있죠.

그래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환자를)받는다고 하면, 코로나 외의 비코로나 환자의 진료 축소는 불가피합니다. 왜냐면 수술과 시술들 그것과 중환자실이 직접적으로 연관이 돼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해외에서도 거점전담병원을 했던 것들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코로나환자를 받기 시작하면 비코로나 환자의 수술과 이런 것은 모두 연기가 되고 취소가 되는 사례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도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말씀을 좀 되짚어보자면 산술적으로 봤을 때 일반 상급종합병원, 민간대형병원들에서 중환자실이 병상이 베드가 100개가 있다고 했을 때, 실제 그 100개의 베드를 다 활용할 수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말씀이신 거죠?

◇홍석경 교수: 그렇다면 비코로나 환자들이라고 중증환자가 아닌 건 아니거든요. 그럼 치료는 완전 마비가 되는 거죠. 그래서 이런 것들은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도 학계에서는 단계에 따라 몇 번 제의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1단계에 머물러서 상급종합병원으로부터 두 병상, 세 병상씩 조금씩 확보하는 이런 측면에서는 큰 틀을 바꿔야 된다…

하나의 중환자실이 보통 15~20병상 정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지금 확진자 수는, 위중증 환자는 하루에 15~20명 정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환자실 하나씩을 계속 늘려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박상욱 앵커: 네, 이제 이틀 전에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께서 소셜라이브에 함께 해주셨었습니다.

당시 참 어려움을 호소하시긴 했었습니다. 선발대가 다 지쳐가고 정말 모든 자원이 소진이 됐는데 후발대가 언제 오느냐, 기다리고 있다, 이런 말씀 해주셨는데. 그러면서 또 한편으로 강조해주셨던 것이 민간 병원과 정부 사이의 신뢰 회복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또 강조해주셨거든요.

정부가 그러다보니까 감염병 전담병원 운영에 대한 손실을 최대한 보장하겠다, 이런 이야기도 했고 약속을 했음에도, 이에 대해서 신뢰관계가 여전이 형성되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홍석경 교수: 제가 알기로는 어제 각 병원 서울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장과 아마 복지부와 서로 간담회가 있던 걸로 알고 있고 아직까지 거기서 큰 진척은 보이지 않는 걸로 거기서도 여전히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던 걸로 제가 전해들은 바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굉장히 오래 전 기억이지만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 사태 이후에 손실보상금 670억이 재판에서 판결나지 않았습니까? 아직까지도 거기에 대해서 지급이 되지 않고 있고 1차 대유행, 대구동산병원에서도 코로나 환자만으로 받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손실보상금도 제대로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까 앞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런 코로나 환자를 적극적으로 받는 경우에 생기는 비코로나 환자의 진료 차질 문제 그리고 직접적으로 받게 되면 병상 당 보상은 될지 모르겠지만 그걸로 인해서 추가적인 병상 폐쇄라든지 이런 손실보상금도 아직은 아마 병원과 국가 간에 손실보전금에 대한 눈높이 차이는 아직도 있는 걸로 파단이 됩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이런 신뢰 외에도 또 사실 올해에 의료계와 정부와의 신뢰에 금이 가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의료)파업문제도 그렇고 국시 문제도 그랬었고 또 얼마 전에 전공의 투입 문제로도 갈등이 빚어졌고. 지금 이렇게 지켜보시기에 신뢰가 조금이라도 회복이 되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시는지 아니면 여전히 갈등의 골이 깊은 상태인건지.

◇홍석경 교수: 아직 갈등의 골은 남아있겠죠. 물론 그때는 코로나가 아주 대유행은 아니었지만 대유행이 있을 수 있는 잠재적인 요소를 깔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 갑자기 정책 문제가 불거지면서 아픈 기억이죠. 그때 국민들이 받은 상처, 의료계, 정부 다들 상처만 남은 기억으로 남은 의사 파업이 있습니다.

그리고 본과 4학년 학생들의 국시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병원과 국가 간에 굉장히 많은 이해관계가 있는데 이제 의료계에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갈등은 남아 있지만 이 위기는 어떻게든지 극복이 되어야 하고 그중에 큰 축은 의료계이기 때문에 의료계 동참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것에 대해서 조금 더 체계적이고 사전에 논의되면서 시작되는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저도 문자를 받았는데, 의사협회에서 이제 임시선별소를 개설하고 있지 않습니까? 서울 시청이 하고 있는데 지원자를 뽑는다는 문자가 와서 사실 제가 전화를 했었거든요. 문자를 받고 2시간 만에 전화를 했는데 이미 다 찼다, 한 시간 만에 다 찼다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박상욱 앵커: 아, 그렇게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홍석경 교수: 네, 이 위기는 그런 갈등을 떠나서 극복해야 한다는 생각은 명확히 있고 지금 국가고시 같은 경우에도 이탈리아 같은 경우 처음 대 유행을 겪었을 때는 본과 4학년 학생이 기말고사조차 치지 않았는데 그것을 배제한 상황에서 바로 의사 면허증을 내준 예도 있고. 지금은 사실은 자원자만으로도 부족하기 때문에 지금은 인력을 최대한 서로 이전의 갈등을 넘어서 화합이 필요한 상황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상급종합병원하고 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 자리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당시 혹시 쟁점이 됐었던 부분들도 있을까요?

◇홍석경 교수: 그때 제가 그 자리에 있지는 않았지만 전해들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주로 했던 게 당장 할 수 있는 손실보상금 이야기가 있었고. 두 번째는 비코로나의 중증환자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 이런 것들을 최소화하려고 하는 대책이 무엇이냐 했지만 주로 병상 얘기에 대한 이야기가 논의가 됐던 걸로 알고 있고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런 부분들을 너무 정치적이나 이런 걸로 끌고 나가지 말고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상급종합병원 병원장 선생님들께서 요청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어떻게 보면 그 이야기만 듣자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은 분들께서 이제 지금 상황이 전에 없던 규모로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갈등은 조금 접어둬야 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하시거든요. 혹시 그런 목소리들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이신지..

◇홍석경 교수: 그건 당연한 일입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분명히 있지만, 지금 유례없는 감염병 대유행에 있고 의료계가 나서지 않으면 이 대유행은 해결될 수가 없습니다.

지금 1차, 2차 있지만 3차 대유행의 파도가 훨씬 크고 기간도 한동안 지속이 된다면 아마 올 겨울에 이 위기가 백신과 치료제 이야기들이 조금씩 현실화 되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고비가 될 텐데. 여기에서 적극적인 협조는 필요하지만, 지금 당장 급한 것들을 하나하나 해결해가는 그런 부분들이 아니라 전체적인 틀에서 나머지 부분들, 이로 인해서 파생될 수 있는 다른 문제들을 같이 협의하면서 진행하는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

비코로나 환자의 중환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거든요. 지금처럼 상급종합병원에 몇 병상씩 확대를 한다면 그 부분은 또 이후의 사회적 문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거기에 대한 논의는 전혀 이슈화되지 않고 있거든요.

◆박상욱 앵커: 그런가하면 또 이렇게 코로나 병상으로 활용하도록 하겠다고 서로가 약속을 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환자를 받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주일에서 길게는 2~3주까지도 이런 저런 준비할 게 많으니까요.

그런데 그렇다면 나중에, 혹여나,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와 대형 민간병원 그리고 대학병원들이 동참한다고 했을 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2~3주의 공백 기간 어떻게 메울 것인가도 좀 걱정입니다. 오늘 당장 서울에서 숨진 사례도 나왔잖아요? 어떻게 하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요?

◇홍석경 교수: 말씀드린 대로 지금 위중증환자는 15~20명씩 증가하고 있고 저희 학회에서 봤을 때는 하루의 위중증 환자의 증가는 더 가파를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럼 하루에 중환자실 하나씩 뚝딱뚝딱 만들어내야 되는 건데 당연히 못 쫓아갈 거라고 지금 생각이 되고 대규모의 계획이 있지 않고서는 지금의 병상 증가 속도와 위중증 속도가, 위중증 환자의 발생 숫자를 아마 따라가지 못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러면 말씀하신대로 오늘 당장 중환자가 20명이 발생했는데 병상은 5개밖에 없다, 사실 누구도 바라지 않고 굉장히 불행한 상황이 됐는데 이건 전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뉴욕에서 처음에 대유행이 발생했을 때와 이탈리아에서 그 대유행을 겪고 나서 만들어진 공감대는 불행하게도 제한된 중환자실 병상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두자라는 게 공감대고 지금 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정착화 돼서 논문도 발표되고 그것을 실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지난 1차 대유행을 겪고 나서 지금 입실 기준 외에도 같은 중증도로 입실이 필요하지만 어떤 환자에게 그 병상을 줄 것인지. 지금은 선착순이거든요. 되는 순서대로 병상 나는 대로 배치를 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저희 학회에서는 그 프라이어리티에 대해서 외국의 기준보다 약간은 완화된, 1단계, 2단계, 3단계, 4단계로 환자 군을 나눴습니다.

거기에 따라,  그런 상황은 발생하지 말아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예견이 된다면 미리 준비를 해놔야 현장에서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우선순위를 만들었고. 그 기준에 대해서는 사실 의학적인 부분이라서 아주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누구든지 고령 환자들이 치료에 있어서 같은 의료 자원을 투자했을 때 생존율이 높은 환자들에게 먼저 병상을 제공하자 이런 개념이 되겠고.

사실 가장 우려되는 건 고령이죠. 의학적으로나 통계적으로 아까 보여드렸다시피 고령의 환자들이 치사율이 높은 건 맞습니다. 하지만 어느 학계에서도 어떤 나라에서도 고령 (나이) 자체를 기준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그 기준으로 들어가는 것은 일상행활 가능 정도. 보시면 일반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자들 아니면 간신히 그냥 집에서 활동이 가능한 환자들, 아니면 대부분을 병상에서 지내는 환자들. 그런 기준이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기저질환입니다. 기저질환은 유무도 있지만 기저질환의 정도에 따라서 환자군을 나눠서 불행하게도 같은 중증도라고 하더라도 병상을 어떤 환자들에게 우선시해서 줄지를 기준을 학회에서 마련을 하였고 지금 대한의료윤리학회에게 저희가 검증을 받은 상태고요.

그걸 이제 대한의학회와 의협에서 최종 승인을 갖고 있는데, 사실 이 기준은 의학적으로 해결할 부분은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야 하고 국민들이 여기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동의는 필요한 상황입니다. 의학계에서 물론 초안은 만들었지만 이런 부분에 대해서 공감대 형성을 저희가 중대본에 요청을 해놓은 상태입니다.

◆박상욱 앵커: 어느덧 시간이 오후 6시 16분을 지나고 있는데요, 이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오늘 불과 몇 시간 전쯤에 소식이 전해진 서울에서의 사망자 소식 때문에...

사실 "경기도가 더 열악합니다" 임 원장님께서 이틀 전에 이렇게 말씀해주셨는데, 그럼에도 다행히 "아직까지 경기도 내에서는 (우려했던 사망자 발생 등의 일이) 벌어지지 않았었습니다"라고 말씀해주셨는데…

그런 우려했었던 안타까운 일, 병상을 기다리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오늘 서울에서 발생하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경기도에서 박애병원이 이렇게 나온 것처럼 서울에서도 이런 민간병원, 조만간 나올 수 있을까요?

◇홍석경 교수: 그걸 제가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저희가 그럴 때 병원, 중환자거점전담병원은 분명 필요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각 병원에 중환자를 산재시키는 시스템으로는 중환자 확장수를 저희가 쫓아가기는 힘들 걸로 생각이 되고.

지금 공공의료원들도 얘기를 하고 있지만, 저희가 자꾸 언론이나 이런데서 공공병원과 민간 병원을 이분화시키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되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희가 말하는 거점병원이라고 하면 공공의료원에서는 공간을, 그다음에 전문의료인력은 그 공공의료원 내에 있는 전문 의료인과 상급 종합병원에서 의료인을 파견을 하는 겁니다.

지금 있는 공공의료 선생님들이 이미 본인의, 본업에 했던 전문 업무를 다 버리고 코로나 환자에만 각종 전문 의사 선생님들이 참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 그렇게 해서는 절대 장기화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상급종합병원이 어떤 병원이 되든지 공간을, 특히 감염병의 질환 특성 상 환자를 한 군데로 모으고 각 병원에서 전문 인력들이 가서 투입되어서 진료를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박상욱 앵커: 네, 지금까지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외상의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박상욱 기자, 이화원 인턴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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