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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증상에 "살이나 빼라"…여성 97% 병원서 '불쾌감'

입력 2020-12-07 20:41 수정 2020-12-08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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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몸이 아파서 병원을 찾은 여성에게 "아이를 낳거나 결혼을 하면 병이 낫는다"고 말하고, 감기에 걸려서 찾아갔더니 "살이나 빼라"고 얘기한 의사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여성 330명을 상대로 조사를 했더니, 96% 넘게 병원에서 불쾌함을 느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태형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 수원시에 살고 있는 40대 여성 A씨.

올해 초 병원을 찾았다 불쾌한 일을 당했습니다.

[A씨 : '열이 많이 난다'라고 하니까. 마지막으로 성관계한 게 언제냐. 이러시더라고요. 말하기가 당황스러워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당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A씨 : 가슴 쪽이 좀 많이 아파서 허리 밑에 사타구니 있는 데 그쪽도 봐야 된다고 손을 넣으셨거든요.]

A씨처럼 폭력적인 상황을 경험한 여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여성민우회가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여성 330명을 상대로 의료 경험에 대해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여성 응답자 중 96.7%가 불쾌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무례한 언행'이 1위, '의료진의 진지하지 않은 태도'가 2위, '불필요한 질문'이 3위, '불쾌한 신체접촉' 순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론 환자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와 성차별적 발언이 많습니다.

감기에 걸려 찾아갔더니 "살이나 빼라"고 하거나, 생리가 멈춘 환자에게 "살찐 게 원인"이라며 검사를 해주지 않는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줌마'라고 부르거나, "오빠가 약을 처방해 주겠다"며 희롱하는 듯한 말을 들었다고 합니다.

"애를 낳거나 결혼을 하면 병이 낫는다"고 하는 등의 차별적 발언도 있었다고 합니다.

[영지/한국여성민우회 활동가 : 의사들이 여성들의 목소리를 듣고 성평등한 진료문화를 위해 성인지 감수성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높고…]

(영상디자인 : 배장근·최석헌 /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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