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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향한 중국의 과도한 공세 "한국문화에 대한 질투에 미중 갈등의 파편 맞은 셈"

입력 2020-11-20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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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 출연

"중국 내 한류 유행 이후 반한류, 혐한류 기류 항상 존재…특정 이슈 발생시 크게 돌출"
"중국, '항미원조전쟁' 70년 맞이 대내 결속중…BTS 사건, 미중 갈등 속 중국 파편 맞은 셈"
"중국내 BTS 영향력 커 한국전쟁 발언이 인민 영향 미칠까 우려한다는 분석도"

'손흥민 선조는 중국인', '한복의 원조는 한푸' 황당 주장 이어가는 중 네티즌
"최근 중 젊은층 사이 한푸 입기 유행…전통의상 관심이 착각으로 이어져"
"한국 비롯 동아시아 문화가 중국서 기원했다는 고약한 생각"
"그리스 로마 기원 갖는 프랑스 문화, 독일 문화 등 유럽 각국 문화는? '한국 문화 볼 것 없다. 중국이 제일' 고약한 의도"

"한국 네티즌의 '반격'도 방법이지만 품위있는 대응도 고려해야"
"자칫 국내에 혐오 정서 등 부정적인 것들 남길 수도"

"BTS, 블랙핑크 등 필두로 한 한국 소프트 파워 세계적 영향"
"연예인뿐 아니라 다각도의 소프트 파워 잘 활용해야"


■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소셜라이브 이브닝 / 진행 : 박상욱


◆박상욱 앵커, ◇이욱연 교수

◆박상욱 앵커: 퇴근길에 만나는 뉴스 소셜라이브 이브닝 박상욱입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오늘(19일)도 300명대를 기록했습니다. 지도로 지역별로 살펴볼 텐데요, 서울 107, 경기 59, 인천 11명. 수도권에서만 177명의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또한 강원에서 20명, 전남 27명, 경남 28명 등 비수도권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이렇게 속출했는데 정말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곳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퇴근길 미스크 착용, 귀가 후 손 씻기 꼭 지켜주시고요. 그리고 연말이 다가오고 있지만 정말 급하지 않은 약속이라면 미루시고 방역수칙을 최대한 준수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간략하게 여러분의 안전한 퇴근길을 위한 코로나19 소식 살펴봤고요.

오늘 소셜라이브 이브닝에선 BTS와 블랙핑크의 공통점에 주목을 해보려고 합니다. 힌트를 좀 더 드리자면 손흥민, 이효리 그리고 한복 정도를 꼽을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눈치가 빠른 분들께서는 이미 알아차리셨겠지만 모두 중국 네티즌들의 과도한 관심을 받았다는 겁니다. 엄청난 비난을 쏟아 내는가 하면 사실과 반대로 우리가 원조다 이렇게 소유권을 주장하는 일들이 최근 들어서 부쩍 연달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 누리꾼들이 한국 문화에 공세를 퍼붓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또 여기에 우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오늘 소셜라이브 이브닝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중국 문화 전문가시죠, 이욱연 서강대 중국문화학과 교수와 함께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욱연 교수: 네, 안녕하세요.

◆박상욱 앵커: 자 최근 들어서 중국 네티즌들의 한국 연예인을 향한 비난, 뉴스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는데 최근 들어서 그렇다면 이런 분위기가 팽배해있다고 볼 수 있는 걸까요?

◇이욱연 교수: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처럼 그 정도로 아주 극단적으로 팽배해있는 건 아닌데 늘 이런 분위기는 있습니다.

한류가 중국에서 유행한 게 1990년대 중반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반한류, 혐한류, 그러니까 한류 연예인들에 대해서 비판적인 흐름은 늘 있어왔죠. 그것이 특정 이슈가 생기면 돌출되는 거죠.

◆박상욱 앵커: 그럼 최근에 논란이 됐었던 사례들을 사례별로 살펴보면 좋을 것 같은데요, 최근에 이제 이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 게임에 한복이 등장했는데 이제 중국에서 한푸 그러니까 원래 명나라의 복식이다… 이렇게 중국 네티즌들이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그전에는 아리랑에도 그렇고 판소리도 그렇고 원래 ‘중국이 원조다, 중국의 전통문화다.’라고 주장했는데 왜 이런 주장들이 반복되는 걸까요?

◇이욱연 교수: 그러니까 ‘(일부 중국 네티즌들이)한복도, 중국 한푸하고 한복이 똑같고, 같은 기원을 가지고 우리가 수입했고 아리랑도 중국 문화의 일부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두 가지 주장이 조금 다 중국 거라고 주장하는 건 똑같지만 조금 다른 점도 있습니다.

아리랑은 세계문화유산에 유네스코에 등재하려고 했었거든요? 그때 논리는 이게 조선족의 문화다, 그리고 조선족은 중국의 소수민족의 하나고 소수민족의 문화는 중국 문화고 그래서 중국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에 등재하겠다고 했던 것이고.

한푸 같은 경우는 그러니까 한나라의 ‘한’자를 쓰는 중국의 전통복장은 요즘 들어서 중국 청소년들, 그다음에 젊은 청년들 사이에 중국 전통복장이라고 하는 한푸를 입는 유행이 굉장히 크게 일어나고 있어요. 한 삼 년쯤 됐는데, 전통복장을 입는 거죠.

이러면서 자기, 옛날 청나라 복장은 이제 우리나라 전통 복장이, 중국 전통 복장이 아니고 순수 한족의 복장이 중국 전통복장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면서 사실 청나라 복장은 우리 것하고 너무 다르잖아요. 우리가 황비홍 영화를 보고 나면 (의복이)너무 다른 거죠.

그런데 명나라 이전에 한족들이 입던 옷은 ‘어떻게 보면 한국의 한복하고 비슷한데’ 이렇게 생각하면서 ‘저거 다 우리나라에서 기원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겁니다.

◆박상욱 앵커: 그렇군요.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에 대해서도 선조가 중국인이라는 이런 주장까지도 중국 네티즌들이 하고 있는데 이게 앞서 설명하신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봐야 할까요, 어떨까요?

◇이욱연 교수: 그렇죠. 이제 이렇게 보자면 사실 저는 완전히 중국인입니다. 당나라를 세운 사람 이름이 당나라 고조 이름이 이연이거든요? 저하고 한 글자만 다릅니다.

◆박상욱 앵커: 아 그렇게 되시는군요(웃음).

◇이욱연 교수: 그렇게 되면 저는 당연히 중국인이에요. 손흥민이 중국 혈통이라고 치면 저는 당연히 그렇게 되는 건데.

이건 이제 뭐냐면, 아주 고약한 생각인데, 한국 문화의 거의 대부분, 그리고 동아시아 문화의 대부분은 중국에서 기원했고 한국이나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은 그걸 수입해서 중국의 것을 받아들였다, 그러니까 자기의 오리지널 한국 문화는 없다는 생각인 거죠.

그런데 이건 말이 안 되는 거죠. 이렇게 따지면 독일 문화, 프랑스 문화 이런 건 다 의미가 없어요. 다 그리스 로마 기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독일 문화니 프랑스 문화니 미국 문화니 이런 건 다 의미가 없게 되는 거죠.

문화는 그렇게 보면 안 되는 거죠. 어디에서 기원을 하더라도 그리고 고대는 다 뒤섞여 있잖아요. 그래서 이걸 오리지널, 기원을 찾기가 굉장히 어렵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떻게 각 나라에 가서 독자적인 색깔을 가지고서 독자적으로 개성을 갖느냐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그러니까 이건 문화의 발전 논리로 보거나 이론적, 학술적으로 보더라도 의미가 없는 것인데 이렇게 주장하는 의도가 고약해요. 왜 그러냐면 ‘한국 문화는 볼 게 없다, 그러니까 한국 문화를 추종하지 마라 그리고 중국 문화가 제일이다.’라는 이런 민족적인 자부심, 이런 의도가 뒤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위험한 논리가 되는 것이죠.

◆박상욱 앵커: 그런가 하면 제가 오프닝에서 예시로, 힌트로 드렸던 사례. 우리나라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도 있습니다. 최근 지난달부터 BTS가 집중적으로, 방탄소년단이 마치 타게팅 되어서 공격을 당하고 있는데…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이 비롯된 건, 방탄 멤버 RM의 발언이었는데, 사실 이 발언을 보면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사실 중국을 비난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욱연 교수: 그렇죠. 우리 입장에선 당연히 해야 할 말인 거죠. 그리고 한국전쟁을 기억할 때 늘 그렇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게 이제 중국 네티즌들이 과잉반응하게 된 거죠.

이 사안은 앞의 여러 가지 한류 스타들이 겪었던 것하고 조금 다른 지점이 있어요. 뭐냐면 이 BTS 사건은 미중 갈등이 지금 굉장히 심해지고 있지 않습니까? 미중 갈등의 파편을 맞은 셈입니다.

올해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 7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하고 있어요. 근데 예년보다 조금 세게 해요. 중국에서는 한국 전쟁을 항미원조전쟁, 그러니까 미국에 저항하고 조선을 도왔던 전쟁. 미국에 맞서 싸웠던 걸 더 강조하는 겁니다, 앞에 두고. 한국 전쟁은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과 싸웠던 전쟁이라고 보는 거죠.

그런데 이게, BTS가 수상소감에서 한국과 미국이 희생당한 것만 기억하겠다고 얘기하고 그렇다면 ‘우리의 존엄은 어디에 있나, 우리를 무시한 거냐.’ 이렇게 말하자면 중국 네티즌들이 과잉반응한 거죠.

이 BTS 사건은 어찌 보면 반한류, 한류 연예인에 대한 반감도 있지만 중국 정부와 중국 인민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기억. 이것을 우리들도 그렇게 기억해야 하나, 이렇게 돼버린 거죠.

◆박상욱 앵커: 네 많은 분들께서 의견과 질문 보내주고 계신데요, 한 번 살펴보고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유튜브에서 ID 종이컵 님 ‘문화에 대한 반감의 원인은 한국이 중국의 속국이라는 중국의 뿌리 깊은 착각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ID 지나가던법사 님 ’최근의 사건들은 중국이 낄 데를 모른다 싶었습니다만, 내막을 알아볼수록 전방위적인 동북 공정 같습니다.‘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James Ad님 ’세상에 BTS 무역제재라니.' ID Boe7592 님 ‘차이나치라고... ’ 여러 의견들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또 에이드리안 헐 님 께서는 ‘질투하는 거죠.’이런 의견도 있었습니다.

BTS외에도 이효리 씨도 그렇고 블랙 핑크도 그렇고 지금 계속해서 타깃이 되고 있네요?

◇이욱연 교수: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제가 반한류 이런 게 잠복되어 있다고 했는데 사실 그래요. 아까 의견 중에 질투하는 거다. 그런데 중국이 지금 한국에 제일 뒤떨어졌다고 생각하고, 제일 모방하고 싶고 제일 베끼고 싶은 것은 한국 문화입니다. 특히 대중문화.

이제 사실, 중국이 많이 따라오려고 해도 안 되는 거죠. 문화라는 게 정치적인 자유, 사고의 자유와 연결되어 있는 거기 때문에 안 되는 건데. 그런 차원에서 이제 아주 폭넓게 반 한류, 한류 중심 스타에 대한 반감 이런 것들이 있는 거죠.

그것들이 사소한 사건으로 이효리 사건은 사실 말도 안 되는 거죠. 그 마오라는 성을 썼다고 해서 마오 주석을 폄하했다, 이건 말이 안 되는 건데 그런 일로 꼬투리가 계속해서 나오는 거죠.

◆박상욱 앵커: 앞서 설명해 주실 때 미중 간 무역 갈등에서 비롯된 강한 갈등이 유탄을 맞은 것도 있다고 설명해 주셨는데 조금 더 좀 부연해주신다면…

◇이욱연 교수: 그러니까 지금 중국이 이 11월이 굉장히 예민한 건데 마오의 아들이 참전했다가 죽지 않습니까? 그게 날짜가 곧 다가오는데 11월이거든요. 그리고 올해 유난히 중국 정부가 중국이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것을 기념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했어요.

그러니까 중국은, 중국정부가 앞장을 서서 중국인들을 하나로 모아서 애국주의를 강조하고 우리가 미국에서 대항해서 50년에 그렇게 싸웠듯이 지금의 이 상황은 그렇게 결전을 해야 될 상황이 온다, 이렇게 본 거죠.

그래서 제가 아는 중국 친구가 이렇게 해석해요. 그걸 만약에 중국 정부나 언론이 놔뒀으면, BTS 팬이 너무 많이요, 중국에. 그래서 그것이, 그 (친구의) 표현에 따르면, 인민 교육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우려를 한 거 아니겠는가, 이렇게 해석하는데, 그러니까 올해가 한국 전쟁 70년인데 미중 갈등이 굉장히 고조되고 있는 점. 이 점이 BTS 파동의 한 배경으로, 큰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에서 지금 일단 대내 결속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인데, 그래서 한국전쟁 같은 경우도 중국의 참전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 이 시국에 그런 와중에 팬들이 굉장히 많은 BTS가 이런 발언을 했으니까. 그래서 더 이렇게 집중적으로 공격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 내에서 우리나라 연예인에 대한 비난을 주도하는 사람들을 이렇게도 부른다고요, ‘소분홍’. 이게 무슨 뜻인가요?

◇이욱연 교수: 이게 작을 소자를 쓰거든요? 이들이 굉장히 처음에 폐쇄적인 애국주의를 주장할 때 사이트 화면이 분홍색이었어요. 그래서 거기서 분홍이 왔고, 분홍 꼬마 애들 이런 뜻이죠. 작은 꼬마 애들 이런 뜻인데. 이게 중국에서도 좋은 뜻이 아니에요. ‘너 소분홍이지?’ 그러면 안 좋은 뜻입니다. 그래서 비판하고 ‘쟤 이렇대, 이런 애래.’ 이렇게 비판하는 뜻으로 이 소분홍이라는 말을 쓰죠.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이 소분홍의 활동 양상 같은 게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이욱연 교수: 이들이 굉장히 자발적이에요. 그리고 이제 인터넷이, 핸드폰이 중국은 굉장히 발달돼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이렇게 쫙 신호를 해서 모이기도 하고 흩어지기도 하고 특정 이슈가 나타나면 그 이슈를 공유해서 아주 전파력이 굉장히 빠릅니다.

2010년에 슈주, 슈퍼주니어 홈피가 공격당했을 때도 이들예요. 그런데 그때는 중국 수능이 끝날 때였거든요? 그랬을 때 그때가 여름에 대개 중국 수능이 끝나고 고등학교 입시도 끝날 때 일시에 다 모인 겁니다. 그래가지고 공격하면서 슈퍼주니어 홈페이지가 마비됐죠.

◆박상욱 앵커: 네, 그런가 하면 앞서서도 간략하게 그런 뉘앙스를 설명해주셨지만, BTS와 관련해서 정부 연관설까지 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예를 들면 저희가 보도도 해드렸습니다만 'BTS 관련된 상품의 택배를 배송하지 않겠다.’ 이렇게 택배 회사가 나서고 있었고. 또 이제 해관총서, 우리나라 관세청 같은 곳에서는 왜 그랬냐고 물어보니까 기다 아니다 말은 안 하고 관련 규정에 어긋나는 것은 원래 안 한다는 그런 원칙론적인 답변만 해 줬는데…

이게 그렇다면 좀 뭐랄까요. 단순히 팬심이나 일반 시민 개개인의 움직임이 아니라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이욱연 교수: 이게 여론이 악화되니까, 여론이 BTS관한 여론이 악화되고 퍼져가고 그다음에 이게 환구시보, 글로벌 타임스라고 우리가 합니다만, 언론에서 이제 굉장히 확대를 시킨 거죠.

중국에서 극단적인 편협한 애국주의나 네티즌 민족주의가 일어나는 경로는 네티즌들이 시작해서 극단적인 언론이 받는 경우, 또 언론이 터뜨려서 네티즌 사이에 확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두 개가 지금 겹친 거였어요. 그러니까 중국 언론은 다 관방 언론이니까 그런 상호작용 속에서 훨씬 더 부각이 돼 버린 거죠.

그러니까 이렇게 보자면 큰 범위에서는 중국 관방(언론)에 들어갔는데 근데 이것을 이런 흐름을 제어하고 브레이크를 건 것도 중국 정부였습니다. 이게 너무 확산되니까 외교 관가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그래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나서서 일정 정도 제한을, 발동을 좀 제한했죠.

◆박상욱 앵커: 그런가 하면 중국 내에서 중국 내 한 대학에 계시는 한국인 교수에게 강의 중 BTS를 언급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이런 인터뷰도 최근에 많이 논란이 됐었거든요?

◇이욱연 교수: 네, 중국은 우리하고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어서. 우리는 민주적인 시스템이어서 국가가 뭐 어떻게 한다고 해서 우리를 강제할 수 없지만, 중국은 국가가 이런 흐름을 크게 잡으면 나머지가 다 따라가는 그런 흐름이죠. 특히 이제 대학이라든가 어떤 기관이라든가 이런 데는 그런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그리고 우리하고 다르게 대학 안에서도 다 당 조직이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흐름들이 전체적으로 어떻게 가는데 국가의 방향은 어떻게 가느냐, 여기에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죠. 그것이 이런 제한으로 나타난 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상욱 앵커: 그… 정아름 교수인데요, 저희가 CG로도 준비해서 보여드렸는데 다시 한 번 설명을 드리면, ‘BTS와 K팝의 인기를 특강 주제로 대학과 사전에 협의했는데 수상 소감 논란이 생긴 뒤 BTS는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K팝 인기로 특강을 하는데 BTS는 언급하지 말아달라...

◇이욱연 교수: 그렇죠, 이제 BTS가 가장 역사 기억하고 관련해서, 한국 전쟁에 관한 역사 기억하고 관련해서 중국 정부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한국 전쟁을 강조하면서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는 게. 요즘 여름부터 시작해서 중국 TV라든가 언론 매체들에서 이 부분을 계속 내보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BTS가 그 점에서 말하자면 기피의 대상, 금기의 대상이 된 것이죠.

◆박상욱 앵커: 그렇다면 앞서 말씀하셨던 그 11월의 그날까지는 이런 추세가 계속될까요? 혹은 그보다 더 오래갈까요?

◇이욱연 교수: 기본적으로 한국 전쟁을 미국과 싸웠던 전쟁이라고 보는 역사 기억은 앞으로도 계속 갑니다. 그래서 한국 연예인들이 만약에 그 부분을 계속 제기한다거나 그러면 이런 식의 제재라든가 이런 식의 반감은 여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역사 기억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박상욱 앵커: 아 그렇군요.. 정말 대응 방안이, 현명한 대응 방안이 필요해 보이는 그런 순간인데, 일단 현지에서 BTS 논란이 터졌을 때 삼성이나 현대차 같은 경우는 바로 현지 내에서 BTS가 등장하는 광고는 내렸습니다. 이런 대처를 두고도 또 여러 말들이 좀 있었는데...

◇이욱연 교수: 국내에서 많은 비판적 여론이 있었죠. 너무 좀 민감하게 반응한 거 아니냐… 그런데 우리나라 기업 입장에서는 저는 이해될 수 있는 부분도 있다고 봅니다.

왜냐면 사드 때 우리 기업들이 워낙 혼났어요. 그래서 사드 문제가 사실 외교의 문제고, 정치적인 문제, 안보적인 차원의 문제인데 이게 경제로 튀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굉장히 몇 달 동안 손실을 받고, 아직 회복이 되지 않죠.

그래서 이제 기업들이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저는 민감하게 반응할 때도 어느 정도 기준선이 있어야 된다고 봐요. 그래서 저는 이런 사태에 대해서 중국 정부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것을 잘 봐야 합니다. 아니면 일시적으로 흘러갈 네티즌들 사이의 돌발적인 이슈인지. 그것을 잘 판단하고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고.

만약에 중국 정부까지. 관방 언론까지 합세해서 계속 흐름이 확대된다, 그러면 중국에 진출해있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방어적인 조치를 할 필요도 있다고 봐요. 왜냐면 기업 이윤의 차원에서.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빨랐던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박상욱 앵커: 사실 이런 네티즌의 공격, 해외 네티즌의 공격이 있었을 때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 바로 우리나라 네티즌의 반격입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중국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는 댓글 맞공격이 있었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욱연 교수: 우리나라 지금 반중국, 중국이 싫다 이렇게 생각하는 여론이 70% 정도 됩니다.

◆박상욱 앵커: 높네요.

◇이욱연 교수: 이건 전 세계적으로 봐도 굉장히 높아요. 그러니까 우리 사회에, 국민들 마음속에, 한국인들의 마음속에 중국이 싫다, 이런 감정이 계속 높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포털사이트나 이런 데에 중국을 비난하는 또는 중국의 어두운 측면들? 또는 중국이 우리에게 잘못한 측면들이 나오면 클릭 수가 굉장히 올라가죠. 그리고 여론도 고조될 수밖에 없죠.

그런데 이런 생각을 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우리가 길을 가다가 어떤 사람들이 시비를 건다든가 전혀 불합리한 어떤, 우리에게 예를 들어서 폭행을 한다든가 이럴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것인가.

물론 불합리한 일을 당하면 맞서 싸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게 이제 우리 네티즌들이 민주주의 해시태그 달기 운동을 합니다. 댓글 달 때, 민주주의. ‘너희는 민주주의 없지 않느냐.’ 그러면서 이제 그렇게 공격하는 건데, 그것도 방법이긴 해요. 그런데 수적으로 안 됩니다. 그게 안돼요.

그래서 우리가 좀 더 품위를 가지고 대응할 수 있는 방법도 있다. 왜냐면 길을 가다가 전혀 불합리한 상황에 내가 욕을 먹기도 하고 그런 상황을 마주했을 때 계속 싸울 것인가. 다툼을 하다 보면 나도 화가 나고 나도 다칩니다. 그리고 내 안에 나쁜 감정도 일어납니다. 저쪽의 극단적인 민족주의가 일어나고 편협한 애국주의가 일어나서 대응을 하다 보면 우리 쪽에도 또 이렇게 상승하는 겁니다. 우리 쪽의 민족주의라든가 편협적인 생각들이 같이 동반 상승하는 일이 벌어지거든요.

이건 중국을 향하긴 하지만 우리 사회에 부정적인 것이죠. 우리 사회의 상처로 남을 수 있고 어떤 인종혐오라든가 특정 국가의 사람들에 대한 혐오의 감정 이것이 계속 상승할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런 차원에서 종합적인 대응방법을 좀 생각을 해야 한다고 보는 거죠.

◆박상욱 앵커: 그런가 하면 이 문제가 단순히 양국의 네티즌들 사이에서만 언급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졌었는데, 민주당 신동근 의원의 이야기, 발언을 듣고 나서 이야기 이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지난달 14일, 당 최고위원회의)]
"특히 대중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이들의 발언이 그 나라의 민족적 자부심이나 역사의 상처를 건드리면 큰 사회적 문제로 비화하고는 했습니다. 이번 BTS 말고도 앞선 여러 사례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각 나라 시민사회의 자정과 억제에 맡겨놓거나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면 조용한 외교로 대처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국민의힘 김현아 비대위원이 이번 BTS사건에 대해 청와대를 거명하며 “BTS랑 친한척하더니 곤란한 상황에 처하니 침묵한다”며 비판을 했습니다. 이를 접하고 참 당혹스러웠습니다. 정부가 어떻게 했어야 한다는 말입니까. 정부가 나서서 더 갈등을 더 키워야한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입니까"

◆박상욱 앵커: 네, BTS와 친한 척하더니 이런 상황이 찾아오니까 침묵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를 접하고 당혹스러웠다 이런 발언이었습니다.

어떨까요, 이 정치권 같은 경우, 예를 들면 지금 앞서 말씀하신 대로라면 현재 바이든 당선인도 이제는 우리나라와의 이런 연대를 과시하는 그런 것들을 요구할 것이고 그런 가운데 중국 같은 경우도 우리나라한테 확인하고 싶은 것이 있을 것이고.

◇이욱연 교수: 사실 우리가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죠. 그리고 이런 어려운 상황은 단기간에 해결이 안 됩니다. 그리고 한 30년, 50년. 길게 보면 한 세기 정도는 미중 갈등 속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힘든 때죠.

그런데 대중국 전략에서 어떤 경우는 정부가 나설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는 시민사회라는 민간이 담당해야 될 역할들이 있습니다. 사실 과거 정부도 그랬고 우리나라 정부가 그렇게 대응을 해왔습니다. 모든 사안에 대해서 정부가 외교적으로 개입하고 외교적으로 코멘트하고 이렇진 않습니다. 그게 우리나라의 국익을 위해서도 효과적인 역할분담인 것이죠.

물론 영원히 끝까지 침묵하는 것은 안 되는 것이고, 어느 수준까지를 정해 놓고 이 수준까지는 민간, 또는 자율적인 시민사회의 대응이 필요하다. 그다음에 국가적인 레벨에서 대응할 수 있는 그런 기준과 순위를, 수위를 정해놓는 것은 중요하다고 봅니다.

◆박상욱 앵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바꿔서 생각을 해보면 이렇게 BTS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이런 우리의 연예인들이 뭐랄까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대로 보여주는 사례일 수도 있는데.

그렇다면 앞으로 미국, 중국 그 사이에서 우리가 이런 영향력을 뭐랄까요, 소프트파워라고 표현해야 할지, 스마트 파워라고 표현해야 할지, 그렇게 활용을 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이욱연 교수: 한국이 소프트파워가 굉장히 강해졌죠. 특히 대중문화 영역에서 소프트파워는 세계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제 위험한 것은 그런 경우도 있습니다.

대중문화 속의 연예인들을 배라고 그러면 밑에 있는 팬들은 일종의 배를 떠받치는 물이란 말이에요. 그런데 이 물은 배를 떠받들기도 하지만 어느 때는 전복시키기도 합니다.

우리의 외교가 또는 우리나라의 소프트파워 선전 전략이 연예인들을 앞장세워서 굉장히 많은 도움도 받고 있지만, 또 한편으로 어떤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너무 연예인 위주의 소프트파워. 한국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도움도 되지만 한 편으로는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는 것이죠.

◆박상욱 앵커: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욱연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이욱연 교수: 네, 고맙습니다.

(박상욱 기자, 이화원 인턴 park.lepremier@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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