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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입력 2020-11-19 12:05 수정 2020-11-1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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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김해신공항에 대한 검증 결과 발표가 있었던 지난 17일, 김수삼 위원장의 발표에 시선이 쏠렸습니다. 결론은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거였습니다. 즉시 정치권, 특히 여권에선 김해공항 확장안의 대안으로 '가덕도 신공항' 추진론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발표를 마친 뒤, 기자들이 다가가 건네는 명함을 받으며 김 위원장은 "인터뷰는 안 할 것"이라며 여러 차례 손사래를 치기도 했습니다. 예상되는 파장에 부담이 컸던 탓일까요?

■ 김수삼 검증위원장의 '가덕도 유감'

 
[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가덕도 신공항을 전제로 모든 얘기가 흘러가는데, 정말로 원치 않은 방향입니다."

그로부터 하루 뒤, 기자의 전화를 받은 김 위원장이 한 말입니다. 여권에서 말 그대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덕도 추진론'에 대해선 "크게 유감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1년에 걸친 검증위 발표가 결국 가덕도를 위한 게 아니었느냐는 비판에 대한 반론이기도 합니다.

검증위 발표 뒤 더불어민주당은 추진단을 꾸리고 당장 다음주 가덕도 특별법도 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2030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빨리 필요하다며, 예비타당성 조사같은 절차까지 과감하게 생략하고 밀어붙일 기세입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17일 여러 차례 '김해 재검토=가덕도'는 아니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날 내놓은 결과가, 대안으로서의 가덕도를 포함해 검토한 거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저희 위원회는 가덕도를 단 한 번도, (가덕도의) 단 한 단어도 이야기를 나눈 적 없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판단은 정부의 몫"이라며 "김해공항을 보완해서 갈 수도, 다른 공항으로 갈 수도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좀 허무한 말이 됐고, 이것이 김 위원장이 유감을 표한 이유입니다.

■ '과학기술적 평가' 강조했지만…

 
[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검증위가 김해 신공항의 백지화, 나아가 가덕도를 전제하고 결과를 내놓은 이른바 '답정너' 아니었느냐는 비판에도 김 위원장은 반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JTBC와의 통화에서 "김해공항 평가를 객관화하는 것, 정부에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했습니다. 과학적 검증을 했다는 것이지요. 지난 17일 발표 때에도 "저희들은 전문가, 과학자, 기술자로서 과학기술적으로 답변드렸다"고 김 위원장은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검증위가 판단을 내린 건 총리실과 부산, 울산, 경남, 그리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요청받은 안전과 소음, 시설·운영, 환경 등 4개 분야 22개 항목에 대해섭니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이 22개 항목만 가지고는 '김해공항 백지화'라는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공항을 쓸 수 있느냐, 없느냐 판단하는 데 22개 이외 많은 요소가 있다는 것을 저도 인정합니다. 이걸 검토할 권한이 없는 상황에서 '써라', '말아라' 또는 '폐기 수순으로 가야 한다' 이렇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주어진 문제, 숙제에 충실했던 것"이라며 "거기서 나타난 수정·보완점을 지적해주는 게 저희의 역할이었다"고 했습니다.

국책사업에서 반드시 따져야 하는 '경제성'에 대한 판단, 검증위에 주어진 22개 숙제에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수조 원 세금을 들여 공항 만들겠다면 당연히 따져야 하는 것인데, 애초에 의뢰받지 않은 항목입니다. 김 위원장 말대로, 이걸 따질 수 없었고 그래서 단정적인 결론도 낼 수 없었다는 것이 검증위가 갖고 있는 명확한 한계입니다.

 
[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그러나 여권은 이런 결론을 곧장 폐기로 해석했습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검증위가 '폐기'가 아닌 '검토'란 말을 쓴 건 그간 사업을 준비해 온 국토부 등 부처들에 대한 배려 차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검증위의 한 검증위원은 "백지화는 (검증) 그 이후의 행위라 우리가 판단할 것이 아니"라면서도 "우리의 결론은 김해 신공항이 관문공항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에둘러 불만을 표했습니다.

■ '사회적·정치적 압박'의 정체는?

다시 17일 기자회견장으로 돌아가 볼까요? 김 위원장은 현장을 떠나며 기자들에게 이런 말도 했습니다. 카메라가 꺼진 뒤라 뉴스에 방송되지는 않았습니다.

"지역에서 여러 가지 사회적·정치적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이 말을 어떻게 보면 좋을지 물었더니, 한 검증위원은 JTBC에 "부울경에서 검증위 결과를 두고, 왜곡에 가까운 보도들이 줄곧 이어졌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위원들이 정신적 부담을 굉장히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취재설명서] 김해공항 재검토 발표에 마음 복잡했던 검증위원장

그도 그럴 것이, TK와 PK 두 쪽으로 나뉜 영남권의 '공항 대전'은 4년 전, 박근혜 정부에서 김해를 신공항 부지로 발표할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대구가 웃고 부산이 울었습니다. 이번엔 부산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대구경북에선 "천인공노할 일"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제 신공항 문제는 검증위의 손을 떠났습니다. 결정도 비판도 정부가 감당할 몫입니다. 분명한 건 부지 결정의 근거가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치권은 '보궐선거용', 1년 넘게 중차대한 사안을 검토해온 검증위는 '답정너'란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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