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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파서" 말린 생선 훔친 또 다른 '대구 장발장' 사연

입력 2020-10-18 19:35 수정 2020-10-18 21:30

검찰 '선처'하고 경찰은 자립 도와…'다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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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선처'하고 경찰은 자립 도와…'다른 결말'


[앵커]

구운달걀 18개를 훔쳐 '코로나 장발장'으로 불렸던 40대가 최근 징역 1년을 선고받았습니다. 현행법으로 줄 수 있는 가장 낮은 형량을 내렸다고 하지만 온라인에선 지은 죄에 비해 처벌이 무겁다는 반응이 잇따랐는데요. 저희가 취재한 또다른 장발장 이야기를 새로 또 전해드리겠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말린 생선을 훔쳐 먹은 50대인데, 두 사람의 사연은 비슷하지만, 그 끝은 많이 달랐습니다.

고승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신천지 발 코로나19 사투가 한창이었던 대구.

한 시장 생선가게에 말린 삼치 한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배진용/생선가게 사장 : 생선을 여기에다가 늘어 놓고 우리 실장은 여기서 고기를 구웠어요. 와서 슬며시 한 마리 들고 가는 거야.]

CCTV에 등장한 범인은 50대 남성 A씨.

지난 설 연휴 때 가자미 18마리를 훔쳤고 이날 삼치를 또 훔쳤다가 붙잡혔습니다.

A씨는 배가 너무 고팠다고 말했습니다.

[임재성/대구강북경찰서 형사 : 식사라든지 이런 걸 잘 못해서그런지 얼굴도 좀 많이 많이 야위셨고 무릎부터 발목까지 철심을 박고 큰 수술을 하셨더라고요.]

9년 전 크게 다쳐 일자리를 잃고 생계가 막막해지자 물건을 훔쳤습니다.

이런 사연을 듣고 생선가게 주인부터 선처를 부탁했습니다.

[배진용/생선가게 사장 : 막상 잡고 보니까…참 안됐더라. 안돼가지고… 형사님, 뭐…참 법대로 처리하면 뭐합니까. 그분도 살기 힘이 드니까 별거 아닌 거 가지고 그랬는데 용서해주세요. 내가 문자도 보냈고 고생했다 하고 그래했습니다.]

절도 전과가 3번이 넘는 A씨는 원칙대로라면 수원 달걀 장발장처럼 징역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검찰은 여러 사정을 감안해 A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담당 형사는 A씨를 조사한 뒤 주민센터로 데려갔습니다.

[임재성/대구강북경찰서 형사 : 기초생활수급이라는 그 제도 자체를 잘 모르시고 계시더라고요. 라면하고 물하고 이런 게 좀 있었어요. 그걸 이제 같이 드리고…]

50대인 A씨는 처음 기초생활수급자가 됐습니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 : 경찰이 모시고 오셔서 저희도 알게 됐고 자활 참여하신다고 해서 그쪽으로 안내드리고…]

일자리를 얻은 A씨는 더 이상 굶지 않게 됐습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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