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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주검을 찾아서" 대전형무소 유해발굴 현장

입력 2020-09-26 19:55 수정 2020-09-26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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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전쟁 당시 국가가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사실은 이제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중에서도 대전에는 구덩이 길이가 200미터나 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라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형무소에 수감된 민간인 재소자 등 수천 명이 집단 학살을 당한 곳인데 2000년 들어 두 번이나 중단됐던 유해 발굴 사업이 5년 만에 다시 시작됐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반평생 헤매어 찾아왔건만 자욱을 뗄 수가 없네. 산천아 말해 다오 내 아버님 묻힌 곳을]

한국 전쟁 때 헤어진 아버지의 흔적을 20년 전에야 찾은 전숙자 씨.

[전숙자/희생자 유가족 : 한 20년 전에 여기서 돌아가셨다는 확인을 하고 얼마나 기가 막힌지…사흘을 정신을 놓고 앓았어요.]

전씨 아버지는 좌익 활동으로 도피하던 삼촌에게 도민증과 차비를 내준 혐의로 형무소로 끌려갔습니다.

1950년 6~7월, 대전형무소에는 전씨 아버지 등 민간인 재소자와 보도연맹원들이 수감돼 있었습니다.

헌병대와 경찰은 이들이 북한군에 협조할 수 있다며 총살했습니다.

전씨의 아버지는 살아있던 동네 사람을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희생됐습니다.

추정 희생자만 1800명에서 7천 명.

이렇게 억울한 죽음이 묻힌 골령골은 70년 전 비극적인 모습 그대로입니다.

구덩이 하나가 200미터, 유해가 몇 겹씩 쌓인 채 발견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란 별칭까지 붙었습니다.

유해가 훼손될까, 놓치지 않을까 조사단원들은 하나하나 수작업을 거칩니다.

[안경호/4·9 통일평화재단 사무국장 : 표토층을 걷다가 (유해가) 노출 된 건데. 수습을 해 보면 관통상을 입어서 구멍이 뚫려 있는 유해를 수습할 수 있고.]

유가족들은 이제 유해라도 수습해 편히 모시고 싶은 마음 간절합니다.

전씨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쓴 일기는 한 권의 시집이 됐습니다.

[기막힌 현실 앞에 힘없이 주저 앉네 하늘이여 땅이여 거기 누구 내 아버지 가실 적에 본 사람 없소]

(화면출처: 미국 국립문서보관청(NARA), 대전광역시)
(영상그래픽 : 이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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