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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윤석열 가족 의혹' 고발인 조사…수사 탄력받나?

입력 2020-09-25 18:49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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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가족을 직권남용과 사기 혐의로 고발한 사업가 정대택 씨가 조금 전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정씨는 "윤 총장의 가족 때문에 누명을 쓰고 복역까지 했다"고 주장하며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윤석열 총장 장모 측은 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관련 내용, 조익신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 '윤석열 가족' 고발인 조사…수사 탄력받나? >

"돈도, 가족도 잃고 남은 건 한(恨)밖에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 가족을 직무유기와 소송사기로 고발했죠. 정대택 씨가 오늘(25일) 검찰에 출석했습니다. 고발인 조사를 받기 위해서입니다.

[정대택/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고발인 : 저 정대택도 피고소인 윤석열과 처, 모녀의 송사가 언제 끝날진 모르겠으나 지나온 17년 송사를 계속 이어가는 동안 3년간은 징역살이하였고 인고의 세월이 있었으며 여기까지 지내오며 때로는 몇 억원 주겠다고 합의를 요구할 때 몇 억원 더 달라고 애원하며 멈추었으면 하였던 생각도 있었으나…]

모든 일은 정씨와 윤 총장의 장모죠. 최모 씨 사이의 악연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 2003년, 한 건물에 공동으로 투자를 한 게 화근이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은 배당금을 나누기로 약정서까지 썼지만, 돈은커녕 강요죄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협박과 강요 때문에 약정서를 억지로 썼다며 최씨가 정씨를 고소한 겁니다. 당시 최씨에겐 백기사가 있었습니다. 약정서 작성에 관여했던 법무사 백모 씨입니다. "협박이 있었다"며 최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백씨가 항소심에서 마음을 바꿉니다. 자신이 위증을 했다, 재판부에 증언을 한 겁니다. 갑자기 입장을 바꾼 이유, 문제는 역시 돈이었습니다. 백씨의 고백에 따르면 위증의 대가로 13억 원을 받기로 했답니다. 실제로 최씨는 현금 2억 원과 3억 원가량의 아파트를 백씨에게 넘겼다고 하는데요. 이때 백씨가 받은 아파트,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씨 소유였습니다. 두 사람 간에 돈거래가 있었던 정황은 뉴스룸이 확보한 녹취 파일에서도 확인이 됩니다.

[최OO/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JTBC '뉴스룸' / 지난 22일) : 이 XX를(법무사) 무혐의로 빼놓고 나니 둘이 짜버리면 내가 곤란한 거야. (백모 법무사와 정대택을 교도소에) 같이 집어넣었으면 두 놈이 짜거나 말거나 똑같은 얘긴데… 그래서 이 XX(법무사) 입 틀어막느라고 1억5천, 5천… 그러니까 또 정대택이하고 그럴까 봐 1억 줄게 (약속)했거든.]

그런데 최씨가 약속을 어겼다고 합니다. 13억 원이 아닌 5억 원으로 거래를 마무리하려 했다는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양심에 가책을 느끼고 있었던 백씨, 최씨의 행태를 보고 마음을 돌린 겁니다. 이 법무사 백씨, 결국 실형 2년 형을 선고받아 철창신세를 졌습니다. 위증죄 때문이냐고요? 아닙니다. 검찰은 변호사법 위반으로 백씨를 기소했습니다. 최씨가 백씨에게 준 돈을 법률자문비용이라고 해석한 겁니다. 변호사도 아닌 법무사에게 수억 원을 주고 법률자문을 구한다라, 더욱이 당시 검찰은 위증죄에 대해선 아예 기소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정씨의 항소심 결과도 최씨의 승소였습니다.

정씨는 당시 사건이 최씨의 소송사기라는 입장입니다. 최씨가 백씨에게 준 아파트도 딸 김건희 씨 소유였고, 그만큼 김씨도 공범이라면서 말입니다.

[정대택/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고발인 : 최OO 모녀에게 약 6억원 상당의 현금과 아파트를 대가로 받고 약정서 작성을 부인하는 등 모의 중인 범죄를 자수하였고 또 각고의 노력 끝에 새로운 증거들을 발견하여 최OO 모녀와 양OO 등을 고소하였으나 모두 불기소 처분되어…]

윤석열 검찰총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대택/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고발인 (JTBC '뉴스룸' / 지난 22일)  : 직접 편지도 보내고 요청서도 보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 됐을 때도 보내고 법무·검찰 징계위원회에 징계도 (요청) 하고 해결이 안 되니까 (직무유기죄로) 고발을 하는 거죠.]

최씨 측은 정씨의 이번 고발에 대해 이미 강요죄와 무고로 대법원 판단까지 다 끝난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씨 외에도 윤 총장 가족 문제로 검찰을 찾은 사람, 또 있습니다. 열린민주당 황희석 최고위원입니다. 황 최고위원은 앞서 윤 총장의 장모 최씨와 부인 김건희 씨를 도이치모터스가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최씨 측은 아직 도이치모터스의 주가조작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판단은 검찰의 몫이겠죠. 어떤 결론을 내릴지 지켜볼 일입니다.

< 사과 한마디 없이 "국시 보겠다"…당·정 "치기 어린 응석" >

전국 40개 의대와 의전원의 본과 4학년 대표들이 성명서를 냈습니다. 4문장으로 된 짧은 글인데요. 핵심은 첫 문장에 있었습니다. "국가시험에 응시하겠다"는 겁니다. 의대생들은 영어 원문을 많이 보죠. 두괄식으로 문단을 작성했나 싶어 글을 끝까지 읽어봤습니다. 학생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겠다, 국민 여러분의 지지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정부를 향해선 올바른 의료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당부의 말까지 담았습니다. 그런데 뭐가 빠졌습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양해를 구하거나 사과의 표현은 없습니다. 의사 국시, 국가가 짠 계획대로 이미 시험이 진행 중입니다. 뒤늦게 시험을 보겠다고 나서면서 파워당당입니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아마 이 문장에 힌트가 있는 듯싶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국민 건강권이 위협받고 의료인력 수급 문제가 대두되는 현시점에서"라고 써 놨습니다. 그 부족한 의료인력, 본인들이 채워주겠다는 겁니다. 하긴 이런 말도 서슴지 않았던 의대생들입니다.

[김기덕/의대협 부회장 (유튜브 'K-헬스로그' 9월 11일 / 음성대역) : 저희도 사실 지금 상황에서는 크게 볼 생각도 없는데, 오히려 우리를 시험 보게 하려면 본인들이 사과를 하셔야 우리가 시험을 보는 게 아닌가 그런 의견이 많았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이 성명이 흡족했나 봅니다. 정부에 화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말도 덧붙였습니다. "학생들이 의학도로서 자존심과 소신을 지키며 배움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입니다. 양해를 구하고 사과를 하는 일이 의대생들의 자존심과 소신을 버리는 일이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최대집 의사협회장, 후배들의 자존심과 소신을 지키기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 의정 협의서를 함께 만든 인연이 있죠.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찾았습니다. 최 회장은 "정부가 재량적 조치를 취해 달라" 요청했습니다. 한 정책위의장은 "국민들이 바라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형평성과 공정성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겁니다. 민주당 지도부도 같은 생각입니다.

[양향자/더불어민주당 의원 : 어제 발표한 의대생들의 성명서는 아쉬움을 넘어 답답합니다. 치기 어린 응석만 담겼습니다. 행동에 대한 책임은 없었습니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시는 국민 마음도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식으로는 어렵습니다. 의료계는 정부에 공이 넘어갔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여전히 공은 의대생들에게 놓여있습니다.]

정부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말을 매번 반복했었죠.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지난 13일) : 정부 입장은 이미 밝혀드린 바와 동일합니다.]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지난 14일) : 사실 거의 1주간 반복해서 동일한 말씀을 드리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는 아예 문자로 갈음을 했었는데요. 기자들이 또다시 질문을 하자, 문자 내용을 사실상 그대로 읽었습니다.

[손영래/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 : 국시 응시 표명만으로 추가 국가시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아닙니다. 추가적인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다른 국가시험과의 형평성과 공정성의 논란이 있으며, 많은 국민들이 이를 불공정한 특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국민적인 양해와 수용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추가시험을 검토하기는 어렵습니다.]

지난 23일, 청원이 마감됐죠. 의대생들의 국시 구제를 반대한다. 57만 명이 넘게 동의를 했습니다.

국민들이 보는 눈이 어떻든 의사 사회의 생각은 좀 다른 듯합니다. 의정합의서 서명과 수련의 복귀, 그리고 의사 국시 응시까지 내부 불만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진료 거부를 주도했죠. 젊은 의사들과 의대생들이 그 중심이라고 하는데요.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를 이끌었던 박지현 씨가 사퇴한 데 이어서, 최대집 의사협회장과 조승현 의대협회장이 나란히 탄핵 위기에 몰렸습니다. 이유는 비슷합니다. 독단적 의사결정과 리더십 부족입니다. 다시 말해 누구 맘대로 투쟁 노선을 접었느냐는 겁니다. 두 사람의 탄핵 여부는 오는 27일 결정되는데요. 결과에 따라선 의정합의서가 무효화되는 거 아니냐는 우려 섞인 분석도 나옵니다.

의료계에 '골든타임'이란 말이 있습니다. 환자의 생과 사를 가르는 시간을 말하는데요. 의대생들이 이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의사들이 내리는 그 사망 선고, 지금은 국민들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윤석열 가족' 고발인 조사…수사 탄력받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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