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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틀어막느라" 윤 총장 장모 육성…고발인 소환 주목

입력 2020-09-2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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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가족을 수사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윤 총장의 장모에게 '소송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옛 동업자를 오는 금요일에 조사할 예정입니다. 고발장을 낸 지 6개월 만입니다. JTBC는 윤 총장 장모의 육성이 담긴 2008년 녹음 파일을 입수했는데요. 당초 장모 최씨에게 유리한 진술을 해왔던 법무사가 법정에서 '소송사기'가 맞다는 취지로 진술을 뒤집자, 불리해진 최씨가 지인들과 대책 회의를 한 걸로 보입니다.

먼저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2008년 녹음된 2시간짜리 음성파일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모 씨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최씨는 이야기 내내 화가 나있는 듯합니다.

[최모 씨/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 재판이라는 게 판사 입만 찾아보고 앉았어. 이놈의 판사가 내가 원하는 말을 해주면 되는데 원하는 말을 안 해주고. '어쨌어요. 저쨌어요' 하면 오장육부가…]

자신의 측근에게 법무사 백모 씨 이야기를 꺼냅니다.

백씨는 2005년 법정에서 '소송 사기가 맞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인물입니다.

애초에 최씨에게 유리하게 진술했다가, 재판 과정에서 증언을 바꿨습니다.

[최모 씨/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 (우리 변호사가) 백OO이를 절대 가까이하지 말라는 거야.]

백씨에 대해 거친 말도 쏟아냅니다.

[최모 씨/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 이 XX를(법무사) 무혐의로 빼놓고 나니 둘이 짜버리면 내가 곤란한 거야. (백모 법무사와 정대택을 교도소에) 같이 집어넣었으면 두 놈이 짜거나 말거나 똑같은 건데…]

백씨를 회유하기 위해 돈을 준 걸로 추정되는 정황도 나옵니다.

[최모 씨/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 그래서 이 XX(법무사) 입 틀어막느라고 1억5천, 5천… 그러니까 또 정대택이하고 그럴까 봐 1억 주겠다고 (약속)했거든.]

김건희 씨의 본명도 언급됩니다.

당시엔 윤석열 총장과 결혼하기 전입니다.

김씨가 백씨를 찾아갔는데, 일이 잘 안 풀렸다는 취지로 들립니다.

[최모 씨/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 이 XX(법무사) 싹 그거 해버리더니 나중에 OO이가(윤 총장 부인) 가서 또…]

이 음성파일은 2005년 법무사가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한 뒤 3년쯤 지난 2008년 녹음됐습니다.

당시는 최씨에게 불리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던 때였습니다.

■ 17년간 이어진 분쟁…녹음파일 의미는?

[앵커]

들으신대로 녹음 파일에서 장모 최씨는 '입을 틀어막느라고'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 대상은 '소송사기'가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럼 이 녹음 파일이 어떤 의미인지 17년간 이어진 분쟁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신아람 기자입니다.

[기자]

2003년, 최씨와 정대택 씨는 약정서를 씁니다.

서울 송파구 A스포츠센터 건물의 채권을 함께 사들이고, 수익이 나면 똑같이 나누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정씨가 투자 정보를 주고 최씨는 계약금 10억 원을 내, 채권 100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수익은 52억 원이 났습니다.

하지만 52억 원은 최씨에게로만 돌아갔고, 정씨는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최씨가 '정씨로부터 강요를 받고 약정서를 썼다'면서 돈을 줄 수 없다고 한 겁니다.

정씨를 강요죄로 검찰에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정씨는 1심에서 강요 혐의를 인정받아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약정서 작성에 관여한 법무사 백모 씨가 정씨가 강요했다고 증언한 것이 영향을 줬습니다.

그런데 2심에서 백씨의 증언이 뒤바뀌었습니다.

2005년 9월 항소심 재판에서 "약정서는 내 입회 아래 자발적인 동의로 작성됐다"며 "그 전엔 위증을 했다"고 증언한 겁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며 정씨를 법정 구속했습니다.

정씨는 복역했습니다.

증언을 바꾼 백씨는 2008년 8월 수사기관에 자수도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건으로 백씨를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정씨는 2011년 재심을 신청했지만 이듬해 기각됐습니다.

오히려 정씨는 다시 구속됐습니다.

2017년엔 최씨를 무고한 혐의가 인정돼 1년간 복역했습니다.

JTBC가 입수한 최씨의 육성 녹음 파일에는 위증을 고백한 백씨를 최씨가 달래거나 회유하려는 정황이 나타납니다.

이른바 '소송사기'의 전말을 밝히는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가 맡고 있습니다.

윤 총장의 부인인 김건희 씨가 고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같은 부에서 수사합니다.

■ 윤석열 장모 측 "끝난 일"…고발인 소환 주목

[앵커]

이 의혹에 대해 윤석열 총장의 장모인 최씨 측은"이미 끝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동업자였던 정씨의 무고와 강요로 결론이 났다는 겁니다. 검찰은 오는 금요일에 고발인인 정대택 씨를 소환합니다.

계속해서 박진규 기자입니다.

[기자]

정대택 씨는 2004년 최모 씨와 소송 도중 검찰이 최씨에게 불리한 정황은 덮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대택/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고발인 : (경찰에서 최씨에 대해) 구속 의견을 올렸는데, 위증 혐의 인정되고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그런데 검사가 그것을 캐비닛에 넣어 버려요.]

2003년 수익금 배분을 놓고 시작돼 17년째 진정, 수사, 소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씨는 윤석열 검찰총장도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함께 고발했습니다.

[정대택/윤석열 검찰총장 가족 고발인 : 직접 편지도 보내고 요청서도 보내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중앙지검장 됐을 때도 보내고 법무·검찰 징계위원회에 징계도 (요청)하고 해결이 안 되니까 고발을 하는 거죠.]

반면 최씨 측은 정씨와 수익금을 절반씩 나누는 것이 정황상 맞지 않다고 반박합니다.

또 이미 다 끝난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로 정씨의 무고죄, 강요죄 등으로 결론이 난 상황이라는 설명입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개입 의혹 역시 주가 조작이 사실인지 여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개입 여부를 따질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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