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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실수 기회 삼지 않고…결승선 앞 한 발 늦춘 선수

입력 2020-09-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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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보다 빨리 도착해야 할 결승선 앞에서 오히려 걸음을 늦춘 선수가 있습니다. 경기 내내 자신을 앞서던 선수가 길을 잘못 들자 양보한 겁니다.

0.1초가 아쉬운 경주지만 이기는 게 전부가 아닐 때도 있다는 걸 보여준 스물 한 살 청년의 이야기를 문상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1.6km 강을 헤엄치고 자전거를 타고 36km를 달리고도 10km를 더 뛰어 도착한 결승선이 눈앞인데, 갑자기 멈춰서 뒤를 돌아보는 선수.

3위 자리, 마지막 메달을 두고 경쟁이 한창인데 한 선수를 기다리더니 그 등 뒤를 천천히 따라갑니다.

알고 보니, 앞서가던 선수가 길을 잘 못 들어 자신 보다 뒤처지자 그 실수를 바로잡을 시간 만큼 기다려준 겁니다.

[디에고 멘트리다/트라이애슬론 선수 : 그가 길을 놓친 걸 보고 그저 멈췄을 뿐입니다. 제게 가장 공정한 결과이고 그는 메달을 딸 자격이 있습니다.]

어떻게든 더 빨리 가야 기억되는 스포츠, 그러나 멘트리다는 상대의 실수를 기회로 삼지 않고 한 걸음을 늦춰 사람들 머리 속에 남았습니다.

[윌 스미스/영화배우 : 울었던 것 같아요. 이 선수의 공정한 플레이가 좋습니다. 디에고, 감사합니다!]

대회 주최 측은 멘트리다에게도 명예 3위 입상 자격을 주고 같은 상금을 보냈습니다.

2012년 앞서가던 선수가 달리기를 멈추자 결승선 안으로 등을 밀어준 스페인 선수의 이야기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되고 있습니다.

케냐 선수가 결승선을 착각해 멈추자, 도착 지점은 몇m 뒤라고 몸짓으로 알려준 겁니다.

[이반 페르난데스/마라톤 선수 : 제가 승리할 자격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눈앞에 다가온 메달을 마다하고 뛰는 이유를 생각하며 잠시 멈춘 선수들은 우리에게 공정함이 무엇인지 묻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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