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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인 타고 '번쩍' 날아온 무대…'드라이브 인' 서커스

입력 2020-09-20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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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로 거리를 둬야 하는 코로나 시대, 코로나 검사부터 예배 참석까지, 차 안에 앉은 채 하는 게 낯설지 않아졌죠. 서커스 공연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런 '드라이브 인'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크레인으로 무대를 자동차 앞까지 들어올렸고 환호성을 지르는 대신 자동차 경적을 울려 응원했습니다.

김나한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비현실적인 묘기를 펼치는 배우는 관객 코 앞을 스쳐 지나가고, 서로 딱 붙어 앉은 관객들은 탄성을 내뱉습니다.

서커스 공연의 흔한 풍경이지만, 올해엔 많이 다릅니다.

매표소 앞 줄을 서는 대신 주차장에 대기하던 자동차들이 줄을 지어 무대 앞 공터로 미끄러져 들어옵니다.

배우가 공연 시작을 알리자

[시작이라고 말하면 여러분 다 같이 같이 해야 해. 같이 경적을!]

자동차들이 일제히 경적을 울립니다.

서커스 기술을 응원하는 건 함성 대신 서로 박자를 맞춘 클랙슨 소리,

[손뼉이라도 쳐줘요. 아 네, 고마워요. 아, 네.]

관객이 무대로 다가갈 수 없으니 크레인이 무대를 번쩍 들어 자동차 바로 앞으로 가져다 놓습니다.

지난 해 5월 한 달 동안, 7만여 명 관객을 끌어모은 이 서커스는 올해 코로나로 일정을 두 번 연기한 끝에 '드라이브 인'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한 회 공연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자동차 30대 뿐, 한 차엔 세 명까지 탈 수 있어 전체 관객 수는 100명 이내로 제한됐습니다.

[이범/서울 서대문구 : 너무 신기하고요. 같은 공간에 가족이 있으니까 되게 편안한 느낌도 있고요.]

[김주하/서울 서초구 : 되게 재밌었어요. 창문 다 열려 있고 조금 머리 내밀고 그러니까 (안 답답하고) 괜찮았어요.]

조금 기다리면 모일 수 있지 않을까, 올해 내내 초조함 속에 기다리던 공연계는 끝이 잘 안 보이는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낯선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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