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형 마트에서 판 생수에서 진드기 덩어리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생수 만든 곳이나, 판매한 곳 모두 잘못이 없다고 하고 있습니다. 왜 진드기가 생겼는지도 알 수 없는데, 생수에서 나온 이물질이 중금속이 아니라면 법적으로 직접 점검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수진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유통업체가 자체 생산하고 있는 생수입니다.
지난 7월, 박모 씨는 이 물을 구입해 마시다 깜짝 놀랐습니다.
[박모 씨/A생수 소비자 : 목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서 혹시나 해서 뚜껑 봤는데 이물질이 있더라고요.]
아직 열지 않은 생수 뚜껑에도 갈색 가루가 있었습니다.
[나자현/고려대 생명과학연구소 교수 : 이 하얀색 보이시죠? 이런 게 응애죠.]
현미경으로 확대해보니 갈색 먼지에 죽은 진드기가 뭉쳐 있었습니다.
먹었을 때 해로운 건 아니지만 진드기가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나자현/고려대 생명과학연구소 교수 : 실제로 골판지 박스 그 사이에 많이 살고요, (매대) 뒤편이나 이런 데까지 먼지를 제거하면서 청소를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보니까 거기서도 서식이 가능합니다.]
유통업체를 직접 찾아가 보니 판매대 뒤로 먼지가 가득합니다.
업체 측은 소비자가 집에서 보관하는 과정에서 진드기가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합니다.
제조에서 판매까지 최대 나흘인데 그 안에 진드기가 나올 확률이 적다는 겁니다.
제조사 측도 자외선 소독을 하기 때문에 진드기가 생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생수를 교환해주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5년 간 생수에서 이물질이 나온 사례는 280여 건, 올해도 20건이 접수됐습니다.
하지만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제조사나 유통사를 직접 점검할 법적 근거가 없습니다.
중금속이 나왔을 때만 직접 조사가 가능합니다.
[환경부 관계자 : 이물질 같은 경우에는 아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