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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일기'에 담은 영웅들…음압병동 '간호사 이야기'

입력 2020-09-16 21:10 수정 2020-09-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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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그 누구보다 힘든 건 현장을 지키는 의료진입니다. 얼굴에 방호복 자국을 남긴 채 깜빡 잠에 빠지기도 합니다. 치료 현장의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한 간호사의 일기가 지금 화제인데요. 이번엔 전시회까지 열렸습니다.

배양진 기자입니다.

[기자]

유리창에 거꾸로 글씨를 써 건너편에 말을 전하고 습기가 차는 고글을 쓴 채 장갑을 겹겹이 낀 손으로 주사를 놓을 혈관을 찾습니다.

병동에선 환자의 심박수와 혈압에서 눈을 떼지 못하지만 방호복을 벗은 뒤엔 땀에 젖은 채 깜빡 잠이 들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중환자실 음압병동 간호사들의 일상입니다.

가천대길병원 간호사 오영준 씨가 그렸습니다.

오 간호사는 지난 1월부터 스스로 음압병동 근무를 하겠다며 손을 들었습니다.

2015년 메르스를 경험했고, 같이 사는 가족이 없어 감염 위험도 적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짬짬이 틈을 내 그린 그림일기엔 지난 봄 대구 파견을 다녀온 간호사부터 중증 환자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이달 상황까지도 담겼습니다.

지난 4월엔 미국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오 간호사의 그림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오 간호사가 그림을 그려 올리는 페이스북 페이지엔 위로가 됐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의료진이 많습니다.

대학생 시절까지 동양화를 전공한 오 간호사는 원래는 화가를 꿈꿨습니다.

간호사로 진로를 바꾼 뒤에도 그날그날 간호사들의 일상을 그렸습니다.

막힘없이 선을 그려나가지만 그 안엔 간호사들의 가볍지 않은 애환을 담았습니다.

오 간호사가 태블릿에 그린 그림들은 이번엔 액자에 옮겨졌습니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에 그림 28점이 이달 말까지 전시됩니다.

병원을 찾은 이들은 뜻하지 않은 위로를 받습니다.

[최정란/가천대 길병원 환자 보호자 : 그림을 딱 보는 순간 마음이 멍해지고 울컥, 눈물이 날 뻔했거든요. 그나마 국민들이 고통을 덜 겪으면서 지낼 수 있는 건 모두 의료진 덕분이라고 생각하고요.]

오 간호사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고생했는데 혼자만 주목받는 게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전하고 싶은 말은 있다고 했습니다.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결코 쉽게 물리칠 바이러스가 아니라면서 시민들이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에 더 힘써 달라고 했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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